상단영역

본문영역

[UP피플] '당써먹' 스터디와 '키다리' 위크, '최복동'이 구성원 성장을 돕는 기업(下)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2.12.29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대학내일의 사내문화가 ‘좋은 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문화일 수 있다. 그렇기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뿐이다.”

이윤경 팀장을 비롯한 HR팀은 대학내일 사내문화가 ‘좋은 문화’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구성원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것. 대학내일의 성장지원 프로그램 또한 이런 고민들에서 시작됐다.

이윤경 팀장 [사진=대학내일 제공]
이윤경 인재성장팀 팀장 [사진=대학내일 제공]

- MZ세대로부터 사내문화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들을 보면 ‘성장’이란 키워드가 빠지지 않는다. 대학내일 또한 직원성장을 돕는 사이드프로젝트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이윤경 팀장 : ‘당써먹’ 스터디(당장 써먹는 점심시간 스터디)가 대표적이다. 보통 교육이라면 마스터 수준이나 고연차 리더들이 나와 경험과 지식을 나눈다. 그런데 이 교육 제도가 비효율적이라고 느꼈다. 외부 연사 이야기는 구성원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 어렵다. 많이 앞서 있는 전문가보다 오히려 나보다 한 발짝 또는 반 발짝 앞서 있는 동료 이야기가 진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료가 스승이 되는 스터디를 기획했다. 인턴도 선생님이 돼 대표도 가르칠 수 있다. 실제 인턴이 메타버스라고 하는 주제로 스터디를 열었고, 이 스터디에 자회사 대표가 수강생으로 참여했다.

당써먹 스터디가 시작된지 2년 반 정도 지났다. 현재 과목 수가 120개 정도고 이 중 올해 실제로 운영된 과목이 99개다. 예를 들면 ‘포토샵으로 PPT장표 만들기’처럼 실용적이면서 오후 12시에 배워서 오후 1시에 써먹을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성장을 하는 건 가르치는 사람이다. 스터디를 주도하는 사람을 ‘스님(스승님의 준말)’이라고 부른다. 스님들은 내 머릿속에 있던 지식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드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나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동료를 돕는다는 공헌감으로 다시 한번 조직에서 재미를 느끼게 되는 시스템이다.

상당히 바쁜 조직이기에 스터디를 아무도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효능감을 느낄 때 성장한다’고 굳게 믿고 추진했다.

두 번째는 멘토링 시스템이다. 보통 멘토링 시스템은 같은 부서 사수나 상사가 인생 선배로 조언해준다. 근데 정말 내가 필요로 하는, 나에게 활력과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팀 선배가 아닐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에 착안해 만든 게 ‘키다리 위크’다. 멘토가 아니라 키다리를 만나게 해준다. 조직에서 일할 때 ‘사람 좋은 사람’이 있다. 이들은 그냥 좋은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따뜻하게 대함으로써 조직성과를 만든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이 공헌감을 느끼면서 다른 구성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싶었다. 특히 비대면 시대에 상시채용을 진행하다 보니 팀원을 제외하면 아는 사람이 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지지받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게 해주자. 신청을 받아 해주자’는 아이디어였다. 내향적이라면 1:1로, 외향적이라면 다(多):다(多)로, 특정 키워드에 대해서 관심 있으면 키워드로, 특정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이름을 적은 사람을 매칭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키다리 위크를 통해 구성원들의 연결을 더 끈끈하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구성원들이 기존 멘토링보다 훨씬 자극을 받고, 오히려 선배가 후배를 키다리로 신청해 만나기도 했다. 이렇게 직급과 연차라는 벽이 허물어졌다.

세 번째 프로그램은 ‘셀터뷰’(셀프 인터뷰)다. 셀터뷰는 ‘대학내일의 HR프로그램이 전부 인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아픈 피드백에서 시작됐다. 그래서 대학내일에서는 외향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사람이어도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고, 그 모습 그 자체를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최근 3년 내에 입사한 구성원은 재택도 많고 사람도 많이 늘다보니 ‘비빌 언덕’이 없다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었다. 조용한 사람은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가는 거다. 이 과정이 고독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억지로 ‘으쌰으쌰’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자는 생각했다. 그렇게 셀터뷰가 탄생했다.

셀터뷰는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거다. 예를 들면 12월에는 올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는 5가지 질문을 하루에 하나씩 9시마다 공개했다. ‘올 한 해 동료들에게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힘이 되었던 말은 뭐냐’, ‘아팠던 피드백을 잘 수용했던 사례를 스스로 칭찬해라’ 등 다섯가지 질문에 답변하는 거다. 이걸 다 답한 모든 구성원에게 편지를 써서 메일을 보냈다.

올해 프로그램에 대해 ‘올 한 해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인재성장팀의 프로그램으로 도망쳤다’는 후기가 있었다. 이 후기를 보며 우리 노력이 헛된 시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 정말 인적자원의 활용을 잘한다

■ 이 팀장 : 대학내일은 정말 구성원이 전부인 조직이고, 다른 HR조직에서 하지 않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학내일 HR시스템의 핵심도 좋은 인적자원을 가지고 뭐든 시도해 보는 거다. 해보고 안 되면 빠르게 버린다.

- 요즘 회사 성장과 자신의 성장을 별개로 보는 경우도 많다. 대학내일은 어떻게 대처하나

■ 이 팀장 : 직원의 성장을 회사의 성장으로 연결시키는 지원을 한다. 김영훈 대학내일 대표가 성장은 ‘지속 가능한 소득’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요즘에는 회사가 나의 울타리가 아니라는 걸, 나를 지키기 위해서 경쟁력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성장은 점점 더 중요한 가치일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너의 성장은 중요하지 않고 우리 회사의 성과가 필요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이 회사에서 몰입할 이유가 없다. 회사의 성장과 구성원의 성장을 연결시켜야 한다.

대학내일에서 회사와 직원 성장을 연결하기 위해 하는 프로그램이 ‘강점 교육’이다. 이것은 갓 입사한 직원에게 ‘너는 이런 상황에서 성과가 나는 사람이야’라는 것을 인지시킨다. 회사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가장 나답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는 거다. 또 ‘강점워크숍’ 프로그램도 있다. 태니지먼트에서 발급한 강점 퍼실리테이터 자격을 취득했고, 직원들을 코칭 했다. 대학내일에는 60개 정도의 팀이 있는데, 의무가 아니었음에도 90%이상의 팀이 워크숍에 참여했다. 워크숍에서 ‘A님은 이런 상황에서 성과가 나는 사람인데, 어떤 상황에서는 다른 분이랑 좀 갈등이 있을 수 있다’, ‘B님은 이런 상황에서 좀 더 힘을 낼 수 있다’와 같은 것들을 인지시킨다.

과거에는 위에서 까라면 깠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시대가 아니다. 모두가 다 나답게 일하는 환경이어야 하고, 이를 위해 서로가 나다운 게 뭔지 알고 무엇을 존중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직무적인 성장을 넘어 개개인이 팀에서 나다움을 인정받아야 한다.

FA제도도 있다. FA제도는 스포츠팀에서 이적하듯 회사 내에서 부서 이동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성장 방향을 존중해 주는 의미다. 그래서 직무를 변경하고 싶거나 다른 팀에서 하는 일을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팀을 옮길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다.

■ 윤길주 책임 : 실제로 내가FA제도를 통해HR부서로 이동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성장에 한계를 느낄 때도 있댜. 조직 차원에서는 이런 구성원을 성장시켜 줘야 하고, 이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인트라넷에 FA게시판이 있고, 거기에 특정 팀의 공고가 뜬다. FA게시판에 팀에 대한 설명과 자격요건을 기재해 두면, 희망자가 이를 보고 인재경영팀장에게 신청한다. 이후 인재경영팀장의 주도하에 수요팀과 협의해 이동 여부를 결정한다. 직무 만족이나 자기의 성장 방향에 따라서 팀을 옮길 수 있어 근속도 더 길어지고 만족도도 올라가고 있다.

MZ세대가 중요시 생각하는 워라밸[사진=연합뉴스]
MZ세대가 중요시 생각하는 워라밸[사진=연합뉴스]

- MZ세대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로 ‘워라벨’을 꼽는다. 채용플랫폼의 대학내일 평점을 보면 다른 항목에 비해 워라벨 점수가 비교적 낮다. 그런데도 직원들이 만족하는 이유는?

■ 이 팀장 : 사람이 일을 하는 이유 중에는 돈이나 성장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를 학계에서는 ▲인정 ▲성장 ▲성취 ▲자율 ▲소속 ▲의미 6가지로 나눈다. 그리고 사람마다 우선순위가 다르다. 조직에 소속되는 게 중요한 사람도 있고, 성취감을 느끼는 게 제일 중요한 사람도 있다. 구성원들에게 각자 중요시 생각하는 부분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 워라밸이 조금 무너지더라도 덜 지치게 할 수 있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뭔지에 대해 역할과 책임을 나누는 과정이 구성원들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 윤 책임 : 요즘 세대라고 하는 Z세대들은 ‘워라하’, 워크·라이프·하모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대학내일이 업무가 바쁨에도 만족도가 높은 비결은 하모니가 잘 맞아서도 있다. 특히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통해 코어타임을 제외한 본인의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것에 구성원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다.

또 최복동(최고의 복지는 동료)이라는 말처럼 좋은 동료들도 만족도의 비결이다. 그래서 옆자리에 있는 동료와 힘든 걸 나눠서 하려는 의식도 강하다. 또 급여도 최대한 동종업계 대비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보면서 대학내일에 입사하고 싶은 구직자들이 많을 것 같은데, 입사 팁이 있다면? 혹은 원하는 인재상은?

■ 윤 책임 : 대학내일의 인재상이 4가지가 있는데 뾰솔따식, 뾰족함·솔직함·따뜻함·씩씩함이다. ▲본인의 직무 역량이나 전문성을 꾸준히 성장시키려는 뾰족함▲다양성을 존중하고 솔직하게 평가하는 솔직함▲내가 얻은 것들을 함께 나누는 것을 따뜻함▲변화되는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돌파하고 항상 도전하는 씩씩함. 대학내일 채용은 이4가지 인재상을 바탕으로 각 단위의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대학내일은 팀별 수시 채용을 하고 있다. 팀별로 원하는 직무 역량이 다를 수 있어서, 팀에 대한 소개와 들어와서 하게 될 업무에 대해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를 잘 확인해서 정답을 찾기보다 본인의 강점과 수요 직무를 잘 연결시키는 게 좋다.

■ 이 팀장 : 김영훈 대표가 ‘내가 원하는 그 꿈의 직장을 찾는 것보다 만드는 게 빠르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모든 게 갖추어진 곳에서 ‘나는 그냥 거기서 소속되고 싶어’라는 것 때문에 대학내일에 들어오기보다, 이 조직에서라면 내가 원하는 그 이상향을 같이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하는 분들이 대학내일에 더 적합하다.

 

■ 취재후기 – 4대 성인이라고 불리는 소크라테스 또한 ‘너 자신을 알라’며 자기객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MZ세대에선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BTI) 열풍이 불고 있다. 자신을 알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심리학계에서는 자기객관화 능력을 인격적 성숙도나 타인 이해능력과도 연관지어 보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자기 자신을 관찰·발견·통제하는 메타인지 능력의 중요성은 점점 부각되고 있고, 이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심리적 안정감이 필요하다. 대학내일 HR프로그램을 취재하며 안정감에서 비롯된 자기객관화 능력의 성장을 회사에서 돕는, 심리학적 관점에서는 이상적인 HR프로그램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HR프로그램과 구성원을 위해 노력하는 팀을 거느린 대학내일의 내일은 밝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