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재직자가 만족하는 기업과 기업이 뽑고 싶은 인재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3.02.02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1년 7개월.

지난해 5월 통계청이 발표한 청년층의 첫 직장 평균 근속 기간이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고 입사한 회사를 채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퇴사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자기계발, 워라밸 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는 회사와 본인의 방향성과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주저 없이 퇴사를 결심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기업 1124개사를 대상으로 ‘1년 이내 조기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84.7%가 조기퇴사한 직원이 ‘있다’고 답했다. 또 전체 기업 10곳 중 7곳(68.7%)이 MZ세대의 조기퇴사가 이전 세대보다 ‘많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이전 세대보다 MZ 세대의 조기퇴사가 많은 이유로는 ‘개인의 만족이 훨씬 중요한 세대라서’(60.9%,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기업에게 직원의 조기 퇴사는 뼈아픈 손실이다. 기업들은 조기퇴사자들로 인해 기업이 입는 피해로 ‘추가 채용으로 시간 및 비용 손해’(73.8%, 복수응답), ‘기존 직원의 업무량 증가’(49.1%), ‘업무 추진 차질’(36.3%), ‘기존 직원의 사기 저하’(35.4%), ‘잦은 채용으로 기업 이미지 실추’(27.9%), ‘인력 부족으로 부서 및 전사 성과 저하’(22.9%) 등을 꼽았다.

이 같이 퇴사가 너무나 흔해진 시대에 재직자가 만족하는 기업과 기업이 뽑고 싶은 인재의 특징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직장인들이 뽑은 직장생활이 만족스러운 기업 [사진=블라인드 지수 캡처]
직장인들이 뽑은 직장생활이 만족스러운 기업 [사진=블라인드 지수 캡처]

■ 직장인들이 만족스러운 회사생활에 중요시하는 것

직장인 소셜 플랫폼 블라인드가 직장인 행복도 조사 ‘블라인드 지수 2022’ 결과를 지난달 19일 발표했다. 직장인 5만7319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재직자들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은 △구글코리아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애플코리아 △한국남동발전 △아마존 △두나무 △넥슨이었다.

블라인드 지수는 블라인드 운영사 팀블라인드가 2018년 한국노동연구원 자문 위원과 공동 개발한 지표다. 직장인이 회사에서 느끼는 주관적 행복도를 일·관계·사내문화의 3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측정한다. 해당 기업의 재직자만 조사에 참여할 수 있다.

구글코리아 행복도는 100점 만점 기준 75점으로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심리적 안전감 부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어떤 의견을 제시해도 조직이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정도로, 조직 창의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업무 자율성에서 전년 대비 10% 이상 높은 점수를 받아 2022년 처음으로 순위에 자리매김했다. 업무 자율성이란 일하는 방식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느끼는 정도다.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고용노동부와 블라인드의 워라밸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에 이어 다시 순위에 등극했는데 상사관계, 표현의 자유, 복지 등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상사관계는 상급자에게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는지, 표현의 자유는 어떤 이슈에 대한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지 느끼는 정도다.

블라인드 지수 2022 자문 위원 한국노동연구원 이정희 연구위원과 일본 사이타마 대학교 노성철 교수는 “직장에서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조직 만족도는 높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구성원들의 조직 만족도를 고민하는 많은 기업에 구성원 발언 채널 마련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일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입사 이유를 조사한 설문조사를 공개했는데, ‘수평·자율적인 기업문화’를 1위로 선택한 직원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급여·성과급 및 복리후생보다 수평·자율의 기업문화가 순위가 앞선 데에는 ‘할 말 하는 문화’라는 SK이노베이션 기업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의 덕목 [사진=보고서 캡처]
연도별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의 덕목 [사진=보고서 캡처]

■ 남다른 도전정신과 책임의식 있다면 당신은 100대 기업 인재상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31일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요구하는 3대 인재상은 ‘책임의식’, ‘도전정신’, ‘소통‧협력’으로 조사됐다.

인재상 조사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공기업과 금융업 포함)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5년 주기로 조사가 이뤄진다. 이번 발표는 네 번째 조사결과다. 2013년에는 창의성, 도전정신과 같은 개인의 역량을 중시했다면 2018년에는 소통·협력과 같은 팀플레이가 강조됐고, 원칙·신뢰에 대한 중요성이 올라갔다. 이어 올해는 책임의식이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책임의식을 내세운 기업은 67개사, 도전정신은 66개사, 소통·협력 64개사에 달했다. 이어 창의성(54개사), 원칙·신뢰(53개사), 전문성(45개사), 열정(44개사), 글로벌 역량(26개사), 실행력(23개사), 사회공헌(14개사) 등의 순이었다.

또한 업종별로 원하는 인재상에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전환, 경기둔화 등 대외불확실성이 증대함에 따라 도전정신과 책임의식, 소통·협력을 갖춘 인재상을 강조하고 있었다. 금융‧보험업에서는 직원의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기업평판이 훼손되고 있어 구성원들에게 도덕성을 강조하는 원칙‧신뢰를 최우선 역량으로 꼽았고, 도전정신과 책임의식 또한 중요시 생각했다.

고객만족을 추구하는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그리고 무역운수업의 경우 책임의식과 소통·협력을 중시하고 있었다. 또한 전문성(도‧소매업), 창의성(기타서비스업), 도전정신(무역운수업) 또한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건설업은 현장 안전 차원에서 다양한 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해짐에 따라 소통·협력을 최우선 역량으로 삼았고, 이어 도전정신과 원칙·신뢰 등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신규 인력인 MZ세대의 요구에 맞게 수평적 조직과 공정한 보상에 나서는 한편, 그에 상응하는 조직과 업무에 대한 책임의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급변하는 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조직 내 성공의욕을 지닌 인재에 대한 수요로 도전정신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성세대·MZ세대간 화합할 수 있는 조직문화 형성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소통·협력을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구직자들에 대해서는 “Z세대는 자기 계발과 함께 일을 통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직업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경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열성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전문성의 중요도가 낮아진 것은 “직무중심 채용, 수시 채용이 확산돼 대졸 취업자들의 직무 관련 경험과 지식이 상향 평준화됐고, 지원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갖추는 추세여서 인재상으로 강조할 필요성이 낮아진 것 같다”고 풀이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