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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나라 가계부' 턱걸이 흑자 전환...상반기가 경상수지 고비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2.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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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우리나라 ‘대외 가계부’인 경상수지가 지난해 마지막 달 배당 증가 덕에 턱걸이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연간 흑자 폭은 1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한국은행의 연간 경상수지 예상치(250억달러)를 웃도는 29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상품 순수출(수출-수입)이 25년 만에 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1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의 월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흑자 기조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빠른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경상수지의 대폭 개선도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돼 11월(-2억2000만달러) 적자에서 한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흑자 규모는 1년 전(63억7000만달러)에 비해 반토막 났다.

부산 수출 항만 [사진=연합뉴스]
부산 수출 항만 [사진=연합뉴스]

경상수지는 지난해 7월까지 27개월 동안 흑자 행진이 이어오다가 8월 적자~9·10월 흑자~11월 적자~12월 흑자로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12월 흑자전환은 무역적자 축소에 따라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적자 폭이 줄어들고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는 4억8000만달러 적자로 10월(-9억5000만달러), 11월(-10억달러)에 이어 3개월째 마이너스(-) 곡선을 그렸는데, 이는 1997년 4월까지 이어진 16개월 연속 적자 이후 처음이다. 수출(556억7000만달러)이 반도체( 27.8%)를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4% 감소하며 4개월째 뒷걸음쳤다. 수입(561억5000만달러)도 2.7% 줄었는데, 전년 동월 대비 감소는 꼭 2년 만이다.

서비스수지도 13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1년 전(-7억6000만달러)보다 마이너스 폭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로 여행수지 적자는 1년 새 7억4000만달러에서 11억4000만달러로 악화했다.

본원소득수지는 47억9000만달러 흑자로 경상수지를 떠받쳤다. 전년 동월(34억9000만달러)과 전월(16억6000만달러)보다 플러스 규모가 모두 커졌다.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 수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298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수정전망한 250억달러를 상회했지만 2021년(852억3000만달러)보다는 65%나 급감했다. 2011년(166억3800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작은 흑자 규모다.

상품수지는 150억6000만달러(수출 6904억6000만달러-수입 675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1년 전(757억30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상 최대치를 찍은 수출의 증가율이 6.3%인데 비해 수입은 국제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17.7%)을 보였다. 서비스수지는 55억5000달러 적자로 1년 전(-52억9000만달러)보다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배당소득수지(144억4000만달러)가 50% 증가한 데 힘입어 전년 대비 34억4000만달러 늘어난 228억8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월간 경상수지의 연속 적자를 간신히 면하면서 300억달러에 육박한 수준으로 지난해 국가 가계부를 마감했지만 문제는 올해 상반기다. 글로벌 수요 감소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상품수지의 개선이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수출의 2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수출 전선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더 짙어지고 있다. 새해 첫 달 수출액은 반도체 부진(-44.5%) 등으로 1년 전보다 16.6%나 급감한 46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월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달러 적자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까지 찍었다. 무역수지의 영향을 받는 상품수지가 악화해 월간 경상수지 적자로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이같이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위협하는 위기 상황은 상반기 내내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는 280억달러인데, 상반기에는 불과 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중 상품수지는 연간 전망치(363억달러)의 23.8%(70억달러)만이 상반기 예상치로 제시됐다. 연간 상품 수출은 전년 대비 3.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상반기에는 무려 10.1%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경제전망에서 연간 경상수지 눈높이를 한은보다 낮춰 160억달러로 내다봤다.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5.7% 줄어드는데, 상반기에는 8.0%의 역성장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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