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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M 표절’ 소송과 카카오게임즈의 딜레마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3.04.0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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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한국에서 재미있고 게임성이 높은 게임과 돈이 되는 게임은 다르다. 당연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게 가장 이상적이고, 또 이를 위해 수많은 게임사들이 막대한 노력을 하지만 결과를 100%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리니지의 비즈니스모델(BM)은 이미 국내에서 검증된 방법이고, 이에 많은 게임사들이 리니지 아류 게임을 만들어 캐시 카우를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이지 워-리니지2M 표절 소송’에 대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새롭고 다양한 재미를 가진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이상’은 모든 게임사가 갖고 있지만 한국 게임시장의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앞서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만든 ‘오딘: 발할라라이징’(오딘)도 리니지 아류 게임으로 꼽힌다. 오딘은 출시 후 2년 넘게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지키며 카카오게임즈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또 다른 자회사 엑스엘게임즈에서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했고, 엔씨와의 표절 소송으로까지 불거졌다.

 

아키에이지 워 인게임 영상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아키에이지 워 인게임 영상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 아키에이지 워, 엑스엘게임즈 생존 전략?

엑스엘게임즈는 1세대 게임개발자 송재경 대표가 설립해 유명해졌다. 그는 한국 게임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두 작품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개발에 모두 참여한 개발자다.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했다. 자본잠식 상태인 회사 지분 52.97% 인수에 1180억원을 들였다. 송재경 대표를 비롯한 개발진 역량을 높이 산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엑스엘게임즈는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된 이후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초대형 IP로 불리던 달빛조각사가 유저들부터 ‘대충 만든 망겜’이란 평가와 함께 망했고, 지난해 매출 178억원, 영업손실 3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4% 감소하고 손실액은 2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일까? 엑스엘게임즈는 리니지 아류 게임 아키에이지 워를 내놓았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아키에이지 워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무기 강화 시스템, 컬렉션 채우기, 인형 뽑기 등이 리니지2M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평이다. 리니지 시리즈 특징을 모방한 리니지 아류의 게임들이 일반적으로 보이는 특성이지만, 아키에이지 워는 유사성이 상당히 짙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엑스엘게임즈가 아키에이지 워로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목표를 잡았다”고 전해진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소장 수령 후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 엔씨, “아키에이지워 리니지2M 콘텐츠와 시스템 모방했다”

엔씨는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을 베꼈다는 주장이다.

엔씨는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가 지난달 21일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에서, 당사 대표작인 리니지2M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다수 모방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아키에이지 워가 장르적 유사성을 벗어나 엔씨 지식재산권(IP)을 무단 도용하고 표절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내외 전문가들의 분석과 논의를 거쳐 당사 IP 보호를 위한 소송을 결정했다. IP는 장기간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엔씨가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엔씨는 2021년 웹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웹젠이 2020년 출시한 R2M에서 리니지M을 모방한 콘텐츠와 시스템 다수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소송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다중역할접속게임(MMORPG) 장르의 정석으로 자리 잡은 여러 시스템을 표절로 볼 것인지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키에이지 워에서 지적된 탈것 시스템, 뽑기 등은 이미 수많은 MMORPG 게임에서 통용되고 있다. 또 재판부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것도 표절 시비를 가리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엔씨 측은 “이번 법적 대응은 IP 보호뿐 아니라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게임 콘텐츠 저작권 기준의 명확한 정립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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