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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극대화하는 콘텐츠, MZ를 사로잡다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3.04.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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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패션만큼은 감성의 영역이다. 같은 옷을 같은 사진으로 팔아도 어떤 앱에서 파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최근 고유 감성이 중요한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감성과 잘 맞는 커머스에만 입점한다. 명품 브랜드가 아무 곳에나 매장을 내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오랜 기간 국내 패션업계에 종사한 관계자의 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입는 옷은 ‘기능’만 놓고 본다면 100년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만큼, 브랜드 고유의 감성이 얼마나 잘 전달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플랫폼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나 디자인이 개발 기술력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패션 사업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는 쿠팡이다. 커머스 최강자로 불리는 쿠팡은 유독 패션 시장에서는 큰 힘을 못 쓰고 있다. 2020년 쿠팡은 패션부문 강화를 위해 C.에비뉴를 선보였고, 출범한 지 3년이 지났지만 패션부문에서만큼은 예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못하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쿠팡은 일상생활 용품을 파는 데 최적화된 만큼, 패션 브랜드 특유의 감성을 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쿠팡 같은 종합몰의 의류 거래액이 5669억원을 기록하는 동안 전문몰은 6091억원으로 나타났다. 감성이 중요한 패션, 화장품 같은 품목은 종합몰보다 버티컬 커머스(전문몰)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브랜드부터 플랫폼까지, 감성을 얼마나 자극하느냐가 구매로 직결되는 만큼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은 콘텐츠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감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사진=지그재그 화면 캡처]
지그재그의 콘텐츠 [사진=지그재그 화면 캡처]

■ 지그재그의 ‘발견’, 다양한 이야기에 담긴 각각의 감성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지난해 8월 콘텐츠 전용 탭 ‘발견’을 선보였다. 발견은 누구나 새로운 트렌드, 스타일, 아이템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영감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매거진 형식으로 스타일을 제안 및 소개하는 콘텐츠 전용 공간이다.

카카오스타일에 따르면 콘텐츠 전용 탭 발견 방문자 수가 7개월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발견에는 각자의 취향을 공유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에픽’, 지그재그 패션 에디터가 스타일별 다양한 코디를 제안하는 ‘스타일링’, 시즌별 트렌드를 가볍게 알아볼 수 있는 ‘스낵 트렌드’ 등의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발견은 오픈 이후 콘텐츠를 다양화하며 지난달 방문자 수가 지난해 8월 대비 118% 늘었다. 이는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여성들의 인터뷰를 담은 ‘라이프 이즈 지그재그’ △인플루언서들의 취향을 알아보는 ‘Z-Room’ △직원들이 패션, 뷰티, 라이프 아이템을 직접 사용해보고 자세한 후기를 남기는 ‘대신리뷰' 등 주 고객층인 MZ세대가 흥미를 느낄만한 콘텐츠로 폭을 넓히며 유입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소개된 제품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스타일측은 “발견 탭 내 상품 클릭률이 3월 기준 오픈 월 대비 평균 1168% 급증하는 등 콘텐츠를 소비하며 마음에 드는 상품까지 탐색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대신리뷰 양털부츠편' 콘텐츠에서 소개된 브랜드들의 양털부츠 거래액은 포스팅 이후 10일 기준 직전 주 동기 대비 487%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발견탭에 있는 콘텐츠는 감성적인 부분을 잘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며 “브랜드 고유의 감성부터 라이프스타일 감성까지 다양한 형태의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과 스타일 외에도 MZ세대가 관심을 갖고 공감할만한 콘텐츠들을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29센치 화면 캡처]
29센치 큐레이팅 콘텐츠 [사진=29센치 화면 캡처]

■ 큐레이팅부터 콘텐츠까지, 29센치가 감성을 자극하는 법

온라인 편집숍 29센치는 국내 버티컬 커머스 중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29센치를 대표하는 콘텐츠는 큐레이팅 서비스다. 최대한 많은 제품을 선보이고, 알고리즘을 통해 제품을 추천해주는 일반적인 커머스와는 다르게 29센치가 엄선한 제품을 고객에게 제안하고 설명해 주는데, 예술품 큐레이팅 서비스와 닮았다.

29센치의 전반적인 디자인도 패션잡지와 비슷하다. 29센치가 판매하는 제품의 브랜드와 스토리, 철학, 의미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사람들이 29센치를 방문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손꼽힌다. 29센치는 ‘코멘터리 시리즈’부터 ‘어라운드쇼룸’, 언더더레이더까지 유튜브 채널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코멘터리 시리즈는 브랜드 성장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3분 숏폼 영상 콘텐츠다. 별도의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베스트셀러 아이템을 소개하는 '아이템 코멘터리', 브랜드 대표와의 인터뷰 '미드나잇 코멘터리' 등의 콘텐츠가 있다. 29센치에 따르면 코멘터리 시리즈 참여 브랜드의 경우 콘텐츠 공개 후 2주간 매출이 직전 동기 대비 약 3배 성장했다.

어라운드쇼룸은 디렉터가 직접 전하는 브랜드와 쇼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브랜드, 쇼룸, 디렉터가 추천하는 핫플레이스까지 이야기를 전한다. 어라운드 쇼룸에 참여한 브랜드의 경우 콘텐츠 공개 후 2주간 매출이 직전 동기 대비 약 4배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더더레이더는 포털에서도 검색되지 않는 신진 브랜드를 소개한다. 언더레이더 참여 브랜드의 경우 콘텐츠 공개 후 2주간 매출 직전 동기 대비 평균 약 3배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29센치 관계자는 “29센치는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고객들에게 취향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큐레이션에 강점을 두고 출발한 '커머스(C) & 미디어(M)' 플랫폼”이라며 “매일매일 수많은 브랜드와 상품이 새롭게 등장하는 상황에서 29센치는 고객들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큐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29센치는 온라인에서의 큐레이션 역량을 오프라인 공간인 '이구갤러리'와 '이구성수' 등에서도 다채롭게 선보이는 한편 고객 취향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스토어 마이 다이어리 쇼퍼 [사진=브랜디 제공]
서울스토어 마이 다이어리 쇼퍼 [사진=브랜디 제공]

■ 브랜디, 스토리텔링 중심의 시그니처 브랜딩 콘텐츠 정기 운영

브랜디가 운영하는 팝업 플랫폼 서울스토어도 콘텐츠를 통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스토어는 ‘마이 다이어리’와 ‘룩!인플’등의 스토리텔링 중심의 브랜딩 콘텐츠를 정기 운영하고 있다. 마이 다이어리 쇼퍼는 20대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트렌디한 브랜드, 아이템, 스타일, 코디룩을 큐레이션한다. 브랜디에 따르면 지난달 ‘신학기 가방 추천’을 주제로 큐레이션된 마이 다이어리 쇼퍼 콘텐츠에 참여한 브랜드들은 거래액이 전주 대비 93% 상승했다. 또한 지난달 진행된 ‘봄 아우터’ 큐레이션 콘텐츠의 경우 참여한 브랜드들의 전체 상품 거래액이 전주 대비 141% 증가했다.

룩!인플은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와 시즌 이슈를 기반으로 인플루언서들의 실제 착용컷을 활용해 트렌드에 맞는 코디를 제안한다. 고객들이 익숙한 인플루언서의 착용컷을 통해 실제로 입어본 듯한 효과를 느끼도록 한다는 취지다. 브랜디는 지난달 ‘카페 데이트’라는 키워드로 룩!인플에 참여한 상품 거래액이 6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브랜디 자체 앱을 통해서도 시즌 별 떠오르는 키워드를 캐치해 다양한 스타일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브랜디 관계자는 “20대는 특히 보여지는 이미지와 콘텐츠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새로운 트렌드와 스타일에 대한 흡수가 빠르며, 퀄리티와 합리적인 가격을 고려하는 소비를 즐긴다”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트렌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새롭고 힙한 트렌드 콘텐츠를 제공해 퀄리티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브랜드와 상품들을 제안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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