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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카카오모빌리티 맞손, 그 배경과 의미 읽기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07.0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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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전기자동차 대중화 흐름에 따라 전기차 충전 시장의 수요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해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힘을 합친다. 현대차그룹, LS, 한화솔루션, SK E&S, 현대엔지니어링 등에 이어 LG그룹과 카카오까지 가세하면서 전기차 충전 시장 선점 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합작투자(JV) 계약을 체결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3일 밝혔다. 양사는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사명과 브랜드명, 사업 전략 및 방향성을 수립하고 인력을 확보하는 등 회사 설립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가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합작투자(JV) 계약을 체결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사진은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왼쪽),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가 계약 체결식을 진행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가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합작투자(JV) 계약을 체결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사진은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왼쪽),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계약 체결식을 진행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합작법인은 자본금 500억원 규모로 설립된다.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각각 250억원씩 투자한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 지분을 50%씩 나눠 갖되, LG유플러스가 1주를 더 갖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합작법인은 LG유플러스 연결 대상 종속회사에 포함된다.

‘춘추전국시대’ 전기차 충전 시장

지난 수년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 정책과 산업 기술 발전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은 급속히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에만 16만4000대가 신규 등록됐고, 국내 전기차 수는 약 39만대를 기록했다. 오는 2030년에는 총 42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충전 시장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오는 2030년까지 123만대 이상의 충전기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주요 대기업들은 전기차 충전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충전 전문 기업을 인수하거나 자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한국전력, KT 등은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를 설립하고, 지난 5월에는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충전기 연동 기능과 서비스를 확대했다. SK네트웍스 또한 전기차충전기업 에스에스차저의 지분을 인수하고 지난 3월 SK일렉링크로 사명을 바꾸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도 내연기관이 전동화·디지털화로 급속히 전환되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에 뚜렷한 선도 사업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춘추전국시대’라고 판단하고 이번 합작법인으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선도적인 입지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합작법인의 목표는 ‘원할 때 바로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는 고객 경험’ 및 ‘안전·개인화 등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가치’ 제공이다. 역량을 결집해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산하고 정부의 2050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충전시설.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충전시설. [사진=연합뉴스]

LG그룹의 전기차 충전 사업에 카카오가 합류한 배경

LG는 이미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생산을,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생산한다. 그런데도 LG유플러스가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사업 협력에 나서는 이유는 카카오가 보유한 플랫폼 역량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전기차 충전 서비스 볼트업(VoltUp)을 출시한 데 이어 LG헬로비전이 전국 23개 사업권역에서 운영하던 전기차 충전소 1300여대 등 유무형 사업 일체를 37억원에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와 카카오내비 등을 보유한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플랫폼 사업자다. 2021년 카카오내비 앱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간편 결제, 충전기 위치 탐색, 충전기 사용 이력 실시간 알림, 충전기 상태 표시 등 스마트 기능을 지속 확충하며 접근성과 편의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LG유플러스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운영 역량에 카카오모빌리티의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더해, 아직 뚜렷하게 시장을 이끌어가는 사업자가 없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와는 이미 내비게이션 때부터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카카오가 플랫폼에서 굉장히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어, LG유플러스가 보유한 충전기 인프라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JV 설립 단계로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향후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LG계열사와 협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LG그룹의 ‘전기차 생태계 구축’ 일환

LG유플러스의 이번 전기차 충전 사업 확장은 LG그룹의 신사업 확장 움직임으로 이해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10년 이후 그룹을 책임질 수 있는 사업으로 ‘AI·바이오·클린테크(ABC)’를 제시했는데 신재생에너지의 일환인 배터리 분야와 전기차 관련 사업은 그중에서도 핵심 분야로 손꼽힌다.

LG전자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관련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해 말 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 직속으로 ‘EV충전사업담당’을 신설하고 올해 5월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1호 충전기 제품 생산’ 오프닝 행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LG전자가 지난해 지분 6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전기차 충전기 업체 애플망고는 ‘하이비차저’로 사명을 변경하고 전기차 충전기 관련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LG전자는 하이비차저의 지분 40%를 보유한 GS에너지, GS네오텍 등과도 협업을 강화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국내 이차전지 생산 1위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관리 솔루션 서비스를 확대하며 관련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 최근 수입차 공식 딜러 업체 7곳과 ‘비-라이프케어’ 제공과 신규 서비스 개발을, 레드캡투어와는 ‘배터리 서비스 사업(BaaS)’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해 LG그룹이 공격적으로 나선 만큼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주축으로 배터리 생산과 충전기 제조 등을 이어가는 구조에서, 전국 통신망을 보유한 LG유플러스가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으로 그룹사 사업들을 연결하며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는 역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초불확실성 시대에도 미래 세대와 공존하며 영속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LG만의 ESG 방향성을 정립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기후 위기 문제에 책임 의식을 갖고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전환, 제품 폐기물 순환 체계 구축 등을 위한 클린테크 육성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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