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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치 웃돈 상반기 고용 호조...경제 허리층 일자리 호전은 언제나?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7.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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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경기 둔화기에도 고용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마지막 달까지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0만명대를 유지하면서다. 오름 폭은 석 달째 둔화세를 보였지만 고용 호조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저출생·고령화 영향으로 상반기 내내 고령층과 청년층 일자리 명암이 엇갈린 가운데 1년째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경제 허리층’ 40대의 일자리 호전 여부는 경기 회복과도 맞물려 하반기 고용시장 안정화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8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3000명 늘어나면서 2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5월(93만5000명)부터 감소하다가 지난 3월(46만9000명) 반짝 반등한 뒤 4월(35만4000명), 5월(35만1000명)에 이어 증가 폭이 다시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역대 상반기 최고 고용률을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온 1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구직자가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역대 상반기 최고 고용률을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온 1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구직자가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고용성적표는 지난해 이례적인 일자리 호황에서 연착륙하는 수준을 보여줬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100만1000명, 2분기 88만명 증가에서 올 1분기 39만7000명, 2분기 34만6000명 증가로 떨어졌지만, 불황기 고용 불안을 불러오는 상황까지는 막아서는 수준이다. 반기 증가 폭으로는 지난해 상반기 94만1000명, 하반기 69만200명에 이어 올 상반기에 37만2000명으로 둔화했다.

상반기 일자리 증가 폭은 올해 경기 수축기에 진입한 이후에도 예상외로 고용 열기가 식지 않은 상황을 반영해 주요 기관이 수정한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부가 ‘경기 둔화 진입’을 공식 선언한 지난 2월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은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13만명으로 제시했다가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25만명으로 늘려 잡았다. 상반기 예상치도 15만명에서 35만명으로 배 이상 높였는데, 실제로 2만명 이상 상회한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연간 취업자 수 증가 수준을 석 달 전 전망치(10만명)보다 대폭 상향한 25만명으로 수정했는데, 상반기 예상치는 34만명이었다.

6월 고용지표는 이렇듯 이외로 탄탄한 일자리 상황을 최고·최저 기록으로 반영했다. 기획재정부는 고용동향 분석을 통해 “6월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3.5%, 실업률(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율)은 2.7%를 기록하며 각각 6월 기준 역대 최고치(1982년 7월 이후), 최저치(1999년 6월 이후) 수준을 보였다”며 “상반기 기준으로도 1966년 상반기 이후 역대 최고 고용률(62.2%)과 1999년 6월 이후 역대 최저 실업률(3.0%)을 기록하는 등 고용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의 경우 69.9%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시작 이후 6월 기준으로 최고치로 집계됐다. 실업자 수는 8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1000명 감소했는데, 2008년 6월(-77만명) 이후 6월 기준으로 최저 수준이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는 11만8000명 줄어든 1576만5000명으로 28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령별로는 인구요인 등으로 일자리 양극화 현상이 지속됐다.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34만3000명 증가했는데, 이를 제외하면 취업자 수는 1만명 줄어든 셈이다. 이같은 고령층 일자리가 18개월째 30만명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지난달 11만7000명 줄면서 8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30대와 50대 취업자는 각각 7만명, 7만1000명 늘어난 반면 40대 취업자는 3만4000명 줄었다.

업종별 취업자 수 추이와 40대 연령층의 월별 증감.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업종별 취업자 수 추이와 40대 연령층의 월별 증감.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무엇보다 40대 일자리 감소세가 문제다. 

경제 회복의 중심축이 돼야 하는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1000명)부터 12개월째 하락세에 빠져 있다. 40대 인구가 감소하는 영향도 있지만, 40대가 많이 진출한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부진이 깊어지는 상황과 맞물려 고용상황 변동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가 “대면서비스업 등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률・실업률은 견조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제조업 및 건설업 고용 둔화 등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질 좋은 일자리로 대표되는 제조업은 9개월째 감소하는 수출 부진, 내수경기의 한 축인 건설업은 주택시장 침체로 모두 고용이 악화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만명(0.2%) 줄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건설업 일자리도 6만2000명(2.8%) 감소하며 7개월째 하락세에 빠져 있다. 지난 4월 제조업 취업자가 9만7000명 줄어 2020년 12월(-11만명)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고, 5월에는 건설업 취업자가 6만6000명 감소해 2019년 11월(-7만명)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내림 폭을 기록할 정도로 두 산업의 고용 부진은 깊은 편이다.

40대 취업자 감소세를 구분해 보면 지난해 1~11월 감소 폭이 월평균 9000명이었던 데 비해 건설업 고용이 감소 전환한 지난해 12월 이후엔 월평균 5만2000명으로 6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만큼 이들 수출·내수 대표 산업에서 40대가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6월 고용 호조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2만6000명), 숙박‧음식업( 11만6000명)이 주도했는데, 상반기 동안 돌봄수요 확대와 일상회복에 따른 보건복지업과 대면서비스업 일자리 증가에 의존하는 비대칭 흐름이 이어졌다. 하반기에도 경제활력을 끌어올릴 제조업·건설업 등의 일자리 호전 없이 이같은 보건·서비스 부문 일자리 호조에만 기댈 경우 고용의 질은 개선될 수 없고, 그만큼 하반기에 반등하는 ‘상저하고’의 경제 회복을 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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