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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활동지표 트리플 증가에도 경기 바닥은 아직...반도체 반등 시계는?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6.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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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다 같이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생산과 소비는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하고, 투자는 두 달 연속 늘어나면서 3개월 만에 산업활동 3대 지표가 동반 상승했다.

산업생산이 광공업을 중심으로 14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을 보였지만, 경기가 바닥을 치고 되살아난다고 보기에는 전체 지표의 증가세가 미약한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의 풍향계인 반도체 생산 지표가 뚜렷한 반등 기미를 보여주지 못해 여전히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5월 반도체 생산 지표의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5월 반도체 생산 지표의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1(2020년 100 기준)로 서비스업은 소폭(-0.1%) 줄었지만 광공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늘어 한 달 새 1.3% 증가,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가전제품, 음식료 등에서 판매가 늘어 지난달 105.2으로 전월 대비 0.4% 올랐고,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항공기 운송장비 투자가 늘면서 3.5% 증가했다.

지난 2, 3월 1.1%씩 늘었던 산업생산은 4월 1.3% 줄었다가 플러스(+) 전환했다. 소비 지표는 1월(-1.8%) 감소 뒤 2월(5.2%), 3월(0.1%) 상승, 또 4월(-2.6%) 감소 뒤 5월(0.4%) 상승으로 등락을 거듭했다. 투자 지표는 3월 마이너스(–2.5)에 4월(0.9%)에 이어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현재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p) 오른 99.9를 기록, 4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래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과 보합을 보이면서 6개월 연속 이어지던 감소세는 일단 멈췄다.

기획재정부는 “산업활동지표는 4월에 다소 조정을 거친 후 5월 들어 광공업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재개하는 모습”이라며 “그간 경기 둔화를 견인했던 수출이 점차 바닥을 다져가면서 4분기 연속 감소했던 광공업 생산이 2분기 들어 반등 조짐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동행지수는 비교적 양호한 내수·고용 흐름을, 선행지수는 최근 심리 지표 개선, 수입원자재 가격 안정 등을 각각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하반기 감소에서 점차 회복하는 흐름이다. 전분기 대비로 지난해 3분기 0.4% 증가, 4분기 1.4% 감소에 이어 올 1분기 0.7% 증가로 돌아섰고 4월 감소 폭(-1.3%)만큼 5월에 만회했다. 광공업 생산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1.9%), 3분기(-2.7%), 4분기(-6.1) 확대되던 감소세가 올 1분기 –1.9%로 둔화하더니 4~5월 3.2% 증가로 반전했다. 지난달 광공업 증가세는 제조업이 같은 폭인 3.2% 늘어나면서 이끌었다.

광공업 생산에서 가장 큰 가중치(전체 10000의 2023.8)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경우 전월 대비 4.4% 늘었다.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줄어들다가 지난 3월 깜짝 상승(30.9%)했던 반도체 생산은 4월(4.9%)에 이어 증가세가 둔화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7% 줄어 광공업 생산 전체 감소 폭(-7.3%)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경기 회복 판단의 가늠자가 되는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은 전월 대비 재고 증가(0.6%)보다 출하 증가(6.1%)가 더 커지면서 4월 130.1%에서 5월 123.3%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반도체 출하는 4월보다 19% 늘었지만, 1년 전보다는 20.5% 줄었다. 반도체 재고는 전월보다 2.7%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84.7%나 급증했다.

경기 바닥론이 뚜렷해지기 위해서는 가격 하락세에 감산으로 늦춘 반도체 시계가 빠르게 재가동돼야 하는 상황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의 경우 생산은 최근 조금 부진한 흐름이고, 특히 재고 수준이 조금 높은 수준“이라며 ”그래서 전반적으로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나 내년 이후에 조금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전망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나타나는 모습은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수출 측면에서 볼 때 반도체 수출이 큰 폭 증가를 보이거나, 그런 신호가 없다는 점에서 반등이 뚜렷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어려운 국내외 실물경제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하방위험이 일부 완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경기)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짚으면서 생산 측면에서 반도체의 높은 재고수준을 부담요인으로, 투자 측면에서는 반도체 감산에 따른 단기적 투자 조정을 리스크 요인의 하나로 꼽았다.

5월 업종별 제조업 출하지수 [자료=통계청 제공]
5월 업종별 제조업 출하지수 [자료=통계청 제공]

지난달까지 전체 수출 감소세 기간(8개월)보다 반도체 수출 역성장 기간(10개월)이 더 긴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 호전 시기는 5개월째 경기 둔화기에 빠져 있는 우리나라 경제 회복의 핵심 화두다. 최근 국내외에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희망적인 관측과 신호가 나오고 있어 하반기 경기 반등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산업연구원이 224개 업종 전문가 163명을 상대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를 조사해 지난 25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7월 반도체 업황 전망 지수는 119로 전월(80)보다 무려 39p 증가하면서 13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넘어섰다. PSI는 100(전월 대비 보합)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업황 개선 관측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이날 미국에서는 반도체 경기 반등에 긍정적인 신호가 울렸다. 세계 3위이자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월가의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겨울’ 종식의 예광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CNBC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간) 2023회계연도 3분기(3~5) 매출이 3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지만 월가의 눈높이(36억5000만달러)를 뛰어넘었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최대 41억달러로 제시돼 38억달러대의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마이크론은 회계 분기상 글로벌 칩메이커 ‘투톱’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한 달 앞서 실적을 발표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미리 알려주는 '칩 카나리아'로 불리는데, 이날 발표는 재고 소진이 마무리되고 수요가 발생하는 전환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은 성명에서 ”메모리 산업이 수익 저점을 통과했다고 믿고 있으며, 업계 수급 균형이 점차 회복되면서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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