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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위기 극복’ 국내 전기차 업계의 전략과 전망

  • Editor. 김경한 기자
  • 입력 2023.08.2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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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경한 기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6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하며 자국 제조업 보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북미 지역에서 제조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정부 보조금과 세액공제(AMPC) 혜택을 제공해 국내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IRA법으로 인한 국내 업체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1년간 1억달러(1340억원) 이상 규모로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외국기업을 조사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조사 결과, 한국 기업은 20건으로 가장 많은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 및 완성차 업계 움직임을 살펴보면 미국 합작공장 건설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 완성차 업계, 상업용 전기차로 한숨 돌려

IRA '북미 최종 조립' 조항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전제조건으로 명시돼 있어 국내 자동차 업계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전량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수출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돌파구는 있었다. 정부와 국내 업계가 미국 정부에 리스 등 상업용 전기차에는 해당 조항 적용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덕분이었다. 이런 전방위적 노력 덕분에 IRA 추가 지침에서 상업용 전기차를 보조금 수혜 대상에 포함하는 조항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해 현대차는 종전 2∼3%대에 그쳤던 상업용 전기차 리스 판매 비중을 30% 수준까지 늘렸고 기아도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분에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IRA 시행 이후에도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한 3만8457대로 반기 기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점유율로는 테슬라에 이어 2위다. 양사 미국법인에서 7월 전기차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사 합산 7월 전기차 판매량은 109.1% 증가한 1만385대로 처음으로 월 1만대를 돌파했으며 5월(8105대)과 6월(8835대)에 이어 3개월 연속 판매량 최대를 달성했다.

■ 배터리 업계, 세액공제 혜택 및 북미 공장 투자 활성화

배터리 업계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상반기에 북미 시장 등에서 전기차 소비가 급증하며 선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한 매출액 8조7735억원을 기록해 6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2분기 실적에 IRA 세액공제 예상 금액 1109억원을 반영했는데 상반기 AMPC를 살펴보면 2112억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SK온은 2021년 4분기 이래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인 3조6961억원을 달성했으며 AMPC 효과 1670억원을 2분기 실적에 처음 반영했다.

삼성SDI는 2분기 매출이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인 5조8406억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 연속 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아직 북미 지역에 가동 중인 공장이 없는 삼성SDI의 경우 2025년을 기점으로 수혜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배터리 및 완성차 업계 합종연횡

IRA는 최종적으로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천500달러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는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 시, 혹은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의 40% 이상 사용 시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는 IRA 세액공제와 함께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완성차 업계와 미국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그룹과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30만대 배터리셀을 생산할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브라이언 카운티에 세우기로 했다. 일각에선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만 총 8개의 공장을 운영 또는 건설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현황 [사진 출처=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공장 현황 [사진 출처=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지난 4월 25일 현대자동차그룹과 2025년 하반기에 완성할 연산 30만대 배터리 셀 생산 규모 공장을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건설한다. 또 포드,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2026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연산 4만5000t 규모 양극재 생산 공장을 캐나다 퀘백주 베캉쿠아시 산업단지에 지울 계획이다. 캐나다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이므로 이곳에서 생산한 양극재는 IRA 핵심 광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삼성SDI는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도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30GWh 이상 규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난달 24일 글로벌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34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건설하기로 했다. 현재 건설 중인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 1공장은 생산능력을 기존 23GWh에서 33Gwh로 확대해 2025년 1분기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이민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사무총장은 “1년 전 IRA가 시행된 시점에는 국내 전기차 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까지는 그렇게 큰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며 “배터리와 완성차 업계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면서 이르면 내년 혹은 2026년에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이 IRA를 시행함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세계 각국이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탄소세를 비롯해 EU에서 탄소 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배터리 업계 및 완성차 업계는 현지에서 보조금을 받기 위해 합작공장을 설립해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형태가 많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는 근거리에 있어야 부품 조달이 쉽고 물류비도 적게 드는 이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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