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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다시 가파른 오름세, 미·중 수요력까지 더해진 상방압력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1.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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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국제유가가 두 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새해 들어 홍해발 물류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 빅2의 수요 기대감이 커지면서 두 유가 벤치마크가 새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발발 이후 전쟁 리스크 프리미엄과 원유 재고 변동 등 공급 측면에서 등락 폭이 제한돼 왔지만, 미국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강력하고 중국의 강한 경기 부양 의지도 확인되면서 수요 측면의 상방요인이 더해져 글로벌 유가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10% 넘게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올해 첫달도 안 돼 7% 이상 상승 폭을 보이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의 석유시추 시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의 석유시추 시설 [사진=AFP/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글로벌 유가 벤치마크인 북해 브렌트유 3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2.39달러 상승한 배럴당 82.43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유가 벤치마크인 서부 텍사스원유(WTI) 3월 인도분 선물도 2.27달러 오른 배럴당 77.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나란히 3% 상승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오름 폭을 보였다.

유가 수준은 지난해 11월 말 브렌트유가 배럴당 82.83달러, WTI가 77.86달러를 각각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브렌트유는 지난 22, 24일에 이어 세 번째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80달러를 웃돌았다. 통상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5달러 정도 낮게 형성되는 WTI도 같은 시점에 75달러를 돌파했다. 두 벤치마크의 오름세는 새해 들어 가팔라졌다. 각각 지난해 연간 10.3%,10.7% 하락했던 브렌트유와 WTI는 이날까지 18거래일 동안 각각 7.0%, 8.0% 올랐다.

양대 유가 벤치마크가 지난달 14일 동반 3%대 상승 이후 6주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른 것에 대해 미국 CNBC는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과 중국의 부양책으로 수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가가 반등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깜짝 경제성장‘ 발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은 연율 3.3%로 집계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의 집계 전망치(2.0%)를 크게 웃도는 성장이다. 3%대의 고물가 속에도 지난해 3분기 연율 4.9% 성장에 이어 시장의 4분기 성장 둔화 우려를 해소하며 3%대 성장으로 경제 연착륙의 기대감을 높였다.

개인소비가 4분기에도 2.8% 늘어 성장률을 1.91%포인트 끌어올리는 등 탄탄한 소비 덕에 연간 성장률은 2.5%를 기록했다. 1%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국경제가 40년 만의 고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과속긴축의 후유증 없이 성장 둔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은 만큼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잦아들면서 원유매수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경제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은 것도 글로벌 유가시장의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5.2%로 연간 목표를 달성했지만, 내수 위축, 부동산 침체, 디플레이션(경제침체 속 물가하락) 등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24일 시장 유동성 공급 확대책을 발표했다. 춘제 연휴를 앞두고 새달 5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2년 만에 최대 폭인 0.5%포인트 내려 1조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증시 안정을 위해서도 2조위안의 자금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토터스자산운용의 로버트 텀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에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은 올해 상당히 강력한 수요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사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수석 시장전략가는 “부양책이 적어도 중국의 수요 약화를 막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원유가 배럴당 76달러를 넘어선 것은 유가의 즉각적인 추세가 상승세로 바뀌었음을 확인시켜 준다”고 분석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유가의 상방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원유 재고가 크게 감소하면서 유가 오름세에 기름을 부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주간 보고서에서 북극 한파 영향으로 유정이 얼어붙으면서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92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 서베이에서 예측한 220만배럴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석유중개업체 PVM의 존 에번스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겨울 폭풍으로 인해 미국 생산량이 타격을 입으면서 재고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 허리케인 이후 가장 큰 기후 관련 원유 중단 사태로 공급이 더욱 타이트해지고 있는 국면이다.

게다가 중동 정세 불안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과 영국이 홍해 항행을 무력으로 위협하는 반이스라엘 예멘 반군 후티에 대한 대공습을 시작한 이후에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전날엔 세계 2위 해운선사 머스크의 두 선박이 미 해군의 호위를 받으면서도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자 리스크 프리미엄이 다시 유가에 반영되는 양상이다. 텀멜 매니저는 “현재 중동 지역의 글로벌 원유 공급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WTI 가격은 실제로 배럴당 85달러로 책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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