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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 AI의 눈부신 발전에 차세대 HBM 시장의 승자는?

  • Editor. 현명희 기자
  • 입력 2024.02.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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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현명희 기자] “한 스타일리시한 여성이 따뜻한 빛의 네온과 움직이는 도시 간판들로 가득한 도쿄 거리를 걷고 있다. 이 여성은 검은색 가죽 재킷과, 빨간색 긴 드레스를 입고 검은색 부츠를 신고서 검은색 지갑을 갖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 15일 ‘텍스트 투 비디오’ 인공지능(AI) 모델 ‘소라’를 공개했다. 명령어로 텍스트를 입력하면, 소라가 이에 걸맞은 동영상을 만들어 주는 식이다. 아직 정식 출시는 아니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의 빠른 AI 발전 속도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소라 공개 후 관련 기업 주가도 상승했다. 덩달아 AI 기술 관련 반도체 기업들도 주목받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HBM 시장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늘어난 수요에 맞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반도체 업황도 지난해에 이어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향후 HBM 시장의 승기를 누가 쥐게 될 것인지를 놓고 시선이 모인다.

예상보다 더욱 빠른 AI 기술 발전 속도에 업계가 술렁이며 반도체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픈AI가 공개한 '텍스트 투 비디오' 인공지능(AI) 모델 '소라'가 만든 동영상 중 하나. [사진출처=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예상보다 더욱 빠른 AI 기술 발전 속도에 업계가 술렁이며 반도체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픈AI가 공개한 '텍스트 투 비디오' 인공지능(AI) 모델 '소라'가 만든 동영상 중 하나. [사진출처=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오픈AI가 공개한 텍스트 기반 동영상 생성 AI 모델 소라는 명령어만 입력하면 최대 1분 길이로 동영상을 자동으로 만들어낸다. 일각에선 AI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어떤 AI 서비스를 내놓더라도 금세 사라지고 말 거란 좌절 섞인 이야기도 나온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도 관심이 쏠리면서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소라 등장으로 인한 열기에 영상 기술 기업만 해도 키네마스터, 이노뎁, 포바이포 등의 주가가 급등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기업들에도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I 기술 대두 이후 이들 기업은 일찍이 주목받아 왔다.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영향 덕이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라가 일반 대중에게 공개될 경우 영상, 이미지 콘텐츠, 숏 폼 비디오 등 업계에 미칠 영향은 극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영상 AI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컴퓨팅 파워 요구 수준과 데이터 트래픽 처리 수요는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AI 기술에 필수적인 기술로 꼽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는 차세대 HBM 시장 주도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메모리 구조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기존 메모리보다 빨라 AI 시대에 적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 글로벌 HBM 시장 업계 1위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에서는 2022년 기준 SK하이닉스 점유율은 50% 이상, 삼성전자가 40%가량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업계에는 SK하이닉스가 지난 1월 중순 5세대 HBM3E 개발을 종료하면서 세계 최초 양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5년 상용화를 앞둔 HBM3E에 대해 올 상반기 두 기업 모두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SK하이닉스가 선두 자리를 꿰찬 것이다. 특히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글로벌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에 공급이 이루어진다는 것만으로 성능도 검증됐다는 평가다.

다만 삼성전자도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메모리 테크 데이’ 행사에서 초당 최대 1.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HBM3E D램 샤인볼트를 선보인 바 있는데, 오는 26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는 HBM3E를 포함한 AI 반도체를 공개할 예정으로 SK하이닉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또한 당장 2026년 상용화를 앞둔 6세대 HBM4에서도 삼성전자가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HBM은 고객 요구에 따라 만들어지는데, 차세대 HBM4부터는 고객 요구 사항이 더욱 까다로워지면서 HBM과 GPU가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파운드리 공정까지 필요해질 예정이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사업부를 모두 갖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세대 HBM 시장 선점을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세대 HBM 시장 선점을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 협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도 SK하이닉스가 HBM을 TSMC로 보내 공정이 이뤄지는 형태였는데, HBM4부터는 더욱 긴밀히 협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속도전’을 언급하며 HBM 시장 주도권 유지의 의지를 설파했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세일즈∙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좋은 제품을 갖췄으니 이제는 속도전"이라며 “올해 HBM은 이미 ‘완판’이다. 2024년이 막 시작되었지만, 우리는 시장 선점을 위해 벌써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도 지난 15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HBM3E 샤인볼트와 같은 삼성전자 반도체 제품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의 속도와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준비가 돼 있다"며 HBM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제조를 위한 공장 건설에도 추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이 이미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다수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4년 1월 정보통신기술(ICT)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5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0.5% 증가했고, 메모리 고정거래 가격(반도체 기업들이 대형 고객사에 제품 납품할 때의 가격)은 지난해 4분기부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에 건설 중인 반도체 4공장에서 D램을 포함한 메모리 라인을 먼저 시공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황 사이클 등을 고려할 때 아직 본격적인 가동에는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지만, 최근 업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반도체 패키징 공장 부지 선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인 충북 청주 M15X에서는 HBM 생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반도체 가격 상승은 수요 회복이 아닌 업계 생산량 조절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여전히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한 주간 주가에서 “반도체에서는 AI 핵심주와 장비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메모리 및 기타 칩 업체들은 약세였다”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에도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그다지 강하지 못한 것은 메모리 가격 반등이 수요 회복보다는 여전히 공급 조절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2023 회계연도 4분기(지난해 10월~올 1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장밋빛 전망을 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2일 오전 6시(한국시간) 매출 221억3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5.16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망치 매출 204억1000만달러, EPS 4.6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또 엔비디아는 2024 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시장 예상(220억 달러)보다 20억 달러 능가하는 240억달러를 제시해 AI 반도체 시장의 순항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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