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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인간은 순수할까? 청도,대구달성,완주,창원,창녕,진주,보은 정읍 등 전국민속소싸움대회 혈전

단풍 명소 전라북도 정읍에서는 오는 30일까지 소싸움 이어져

  • Editor. 이두영 기자
  • 입력 2017.10.2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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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두영 기자] '주말에 정읍으로 놀러나 갈까?' 내장사로 단풍구경을 가자는 말로 귀가 솔깃해질 법하지만 다른 얘기다.

지금부터 내장사 아기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인 것은 맞다. 그런데 또 한 가지 흥미로운 행사가 있으니 정읍전통민속소싸움대회다.

정읍시 덕천면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주차장에 마련된 ‘특설링’에서 지난 26일 소머리끼리 충돌이 시작됐다. 이 혈전은 오는 일요일 예선전이 끝나고 30일에 준결승과 결승전을 치르고 막을 내린다.

정읍시청 제공

사람 씨름에 체급이 있듯이 소싸움도 백두, 한강, 태백 등 3급으로 나뉜다. 각 체급은 대·소로 세분돼 총 여섯 등급의 소가 출전해 힘자랑을 한다.  체급 우승한 소의 주인은 최대 600만원을 획득하고, 내기에서 이긴 구경꾼도 '쩐'을 챙긴다.

씨름은 우리민족의 오랜 전통이 담긴 행사의 하나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가 그린 단원풍속도첩에도 구경꾼들이 빙 둘러 앉아 지켜보는 가운데 두 선수가 격렬하게 자웅을 겨루는 모습이 생동감 있게 묘사돼 있다.

씨름과 소싸움은 부상 방지를 위해 모래판 위에서 한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다. 또 거친 동작이 발생할 때 모래가 거친 파도처럼 확 뿌려지는 것도 비슷하다.

씨름에서 승자는 두 손을 높이 쳐들고 포효한다. 소싸움에서는 인간이 개입해서 말려야 싸움이 그친다. 그렇잖으면 더 강한 소는 패자를 끝까지 쫓아가 뱃가죽에 뿔로 구멍을 내어버릴지도 모른다.  이중섭이 그린 소는 신수가 훤하지만,  소싸움에 나선 소는 질 경우 피가 낭자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소싸움은 요즘 인기가 높은 종합격투기대회 UFC와 닮은 구석이 많다. UFC 경기에서는 복싱처럼 타격전을 벌이다가 한 선수가 상대의 허리나 다리를 잡고 바닥에 넘어뜨린다. 그리고는 남녀의 애정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올라타서 주먹과 팔꿈치로 상대의 얼굴을 때리거나 팔꿈치로 짓이겨 피투성이로 만든다. 아니면 숨통을 끊어놓을 듯 목을 조여 항복을 받아낸다.

이 광경을 두고, 중계방송을 하는 아나운서와 해설가는 ‘테이크다운에 성공해, 마운트 자세에서 파운딩과 엘보 공격으로 결국 탭(항복 신호)을 이끌어냈다’, ‘대단한 경기였다’라며 희열감에 떨며 웃고 칭찬을 한다.

눈두덩이 찢어지고 얼굴이 피투성이가 됐는데도 치아를 환히 드러내며 즐거워하는 관중과 해설가들. 소에게 싸움을 시켜놓고 대가리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도 환호성을 올리는 사람들과 심리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옛말에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다. 이는 아마 인간의 심사와 심보가 워낙 고약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 아닐까?

소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 싸움을 시키는 걸까? 경운기와 트럭이 없던 농경 시절을 떠올려보자. 쟁기를 끌어 밭을 갈고, 가파른 고갯길로 무거운 짐을 통째 나르던 것이 소다. 그런 소에게 고마움을 표하진 못할망정 싸움까지 시키니, 인간의 심성이란 참으로 모질다. 착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아름다운 2017년의 10월 하순. 단풍이 그림처럼 산과 계곡을 물들이고 인간의 마음까지 순수로 가득 채우는 시절에 소싸움대회가 열려 인간의 마음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꼭 소싸움대회 주최측을 나무라자는 얘기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이 그처럼 복잡하다는 거다.

민속소싸움대회는 봄부터 가을까지 전국적으로 열린다. 경북 청도, 대구 달성, 전북 완주, 경남 창원·창녕·진주, 충북 보은, 전북 정읍 등지에서 열린다.

이들 소싸움 개최지는 가을에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할만하다. 청도는 감이 많아 최근 반시축제가 벌어졌고,청도와인터널에서는 감으로 빚은 와인을 1년 내내 시음하며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터널을 구경도 할 수 있다. 개그맨 전유성이 만든 철가방극장도 청도에 있다.

대구 팔공산 순환도로와 보은 속리산 법주사 오리숲길 및 세조길, 완주 대둔산은 시기적으로 요즘 단풍이 절정에 올랐다.

창녕 화왕산은 거대한 억새군락지여서 요즘 억새꽃 개화가 절정에 이르렀다. 창녕 우포늪은 아름다운 생태관광지이며 걷기코스다. 노을사진이 멋지게 나오는 촬영 명소다. 진주는 최근에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벌어진 진주성 촉석루가 가장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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