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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따라잡기] 빅스텝·중립금리…이 말만 나와도 증시는 '화들짝'

  • Editor. 최문열
  • 입력 2022.03.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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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7일(한국시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3년 3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 만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금리 인상폭은 0.25%포인트였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당분간 0.25~0.50%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이번 결정은 단순히 금리를 인상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선 주목할 점은 사실상의 제로금리(0.00~0.25%)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이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느닷없이 나타나 지구촌을 본격적으로 오염시키기 시작한 2020년 3월 중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5%포인트나 인하하는 결단을 내렸다. 코로나19가 세계경제는 물론 미국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란 판단에 의해 내려진 보기 드문 결정이었다.

월스트리트. [사진 = 연합뉴스]
월스트리트. [사진 = 연합뉴스]

이때부터 미국 기준금리는 만 2년 동안 하단 기준으로 0%를 유지해왔다. 같은 기간 중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금리가 구현되기도 했다.

두 번째로 주목할 점은 연준이 3년 3개월에 걸쳐 펼쳐왔던 완화적 통화정책이 이번의 금리 인상을 계기 삼아 반대 방향으로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엄밀히 중요성을 따지자면 여기에 더 큰 비중을 둘 수 있다. 2년여에 걸쳐 돈 푸는데 혈안에 되어 있던 연준이 그 후유증이 너무 커지자 이제부터 그 돈을 회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들은 연준이 숨기고 있던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고 표현하고 있다.

문제는 연준의 결정이 세계 금융계의 흐름을 선도한다는 데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중앙은행이 긴축을 더욱 본격화하게 되면서 모든 경제주체들의 주머니 사정이 지금보다 팍팍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미국보다 오히려 한 발 앞서 긴축 쪽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튼 뒤 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던 터였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정책 방향의 전환을 선언한 연준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끌어올릴지에 쏠려 있다. 금리 인상 속도와 관련한 또 하나의 관심사는 연준이 한 번에 몇 %포인트씩 금리를 올릴지이다. 과거 연준이 한 달 사이에 1.5%포인트나 금리를 내린 것처럼 올릴 때도 어느 시점에선 큰 걸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다 보니 요즘 언론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기사를 다루면서 ‘빅 스텝’이란 말을 심심찮게 구사하고 있다. 이 말은 금리를 한 번에 통상적인 수준 이상으로 크게 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이든 한은이든 금리 변동 결정시 대개는 가감 폭을 0.25%포인트로 결정하고 있다. 따라서 ‘빅 스텝’은 금리 인상폭을 그 이상, 즉 0.5%포인트 또는 1%포인트 등으로 결정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 통용된다. 관행에 맞춰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는 ‘베이비 스텝’이란 말이 있다.

미국이 2년 전 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이상씩 인하한 것을 두고는 ‘빅 컷’이란 표현이 사용되곤 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 직후 공개한 점도표(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올해 안에 한 차례 이상의 ‘빅 스텝’이 취해질 가능성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나아가 연준은 새로운 점도표를 통해 올해 안에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2%를 넘어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내용의 점도표 공개는 향후 가파른 금리 인상이 시장에 줄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장은 언제 ‘빅 스텝’이 취해질 지와 함께 올해 어느 선까지 기준금리가 올라갈 지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안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을 거론했다.

여기서 말하는 ‘중립금리’란 이상적인 기준금리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적정금리라는 말로 대체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즉, 경제성장이나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경기 과열이나 금융불균형 문제도 야기하지 않을 적정 수준의 금리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미국의 중립금리 수준은 2~3%가 될 것이란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한은 이주열 총재도 간혹 중립금리란 표현을 쓰곤 한다. 이 총재는 이와 함께 지금의 한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못 미친다는 인식을 드러내곤 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1.25%로 결정돼 있다.

발행인 최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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