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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월만에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민간소비 회복력은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5.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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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4월 생산, 소비, 투자가 동반 감소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방역 봉쇄와 글로벌 공급망 훼손,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우리 산업의 주력품목인 반도체 등 광공업 생산이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주춤했고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지표도 위축돼 코로나19 사태 초기 이후 2년 2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공급망 애로에서 비롯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국내로 확대되는 가운데 산업활동 부진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시대에 수출로 버텨온 한국 경제에서 성장 보조축인 민간소비 회복력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졌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지수는 116.4(2015년 100 기준)로 전월 대비 0.7% 줄어들면서 한 달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올해 들어 1월(-0.3%), 2월(-0.3%) 내리 하락세를 보이다가 3월(1.6%) 반짝 반등에 그친 셈이다.

광공업 생산의 타격이 컸다. 전월보다 3.3% 감소하면서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고무·플라스틱(0.8%) 등에서 생산이 다소 늘었지만, 중국 주요 도시의 봉쇄조치 등으로 주력 산업인 반도체(-3.5%)와 식료품(-5.4%) 등이 부진했던 영향이다.

제조업 생산도 3.1%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7.0%로 전월보다 1.3%포인트(p) 떨어졌다. 제조업 출하는 자동차(2.9%), 전기장비(2.4%), 의복·모피(6.6%) 등의 선전에도 화학제품(-4.3%), 반도체(-3.6%), 식료품(-5.3%) 등에선 약세를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교육(-0.9%)을 중심으로 줄었지만 거리두기·영업제한 조치 해제 효과로 숙박·음식점(11.5%), 예술·스포츠·여가(13.3%), 협회·수리·개인(8.7%), 운수·창고(2.6%) 등에서 늘어나 전월 대비 1.4% 증가율을 기록, 두 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소비동향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119.7로 3월(-0.7%)보다 0.2%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2020년 3월 이후 25개월 만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0.4%)와 의복,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7.7%) 판매가 늘었지만 의약품, 화장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4%) 판매는 줄어든 영향이다

설비투자는 7.5% 줄었는데, 이는 2019년 2월(-7.5%) 이후 3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구촌 공급망 애로와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투자가 지연되면서 석 달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처럼 생산, 소비, 투자가 동반 하락한 것은 2020년 2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경기 지표도 개선되지 못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p 떨어져 두 달째 하락했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0.3p 내려 10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07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장기 하락세다.

기획재정부는 산업활동 동향·평가에서 특히 두 가지 변화를 주목했는데, 방역 정상화로 기대되는 생산과 소비 포인트다. 기재부는 서비스업 생산(1.4%)에 대해 “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부활동 확대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중심으로 지난 3월 1.5%에 이어 2개월 연속 1%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이 코로나 이전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중인 가운데 숙박·음식, 운수 등 대면서비스업도 코로나 직전 수준을 80% 이상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소매판매의 패턴이 코로나19 확산 이전 형태로 돌아가는 흐름을 관측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외부활동 제약으로 지난 2년간 실내생활 밀접 품목(가전·가구 등)은 늘었는데 야외활동 품목(의류·신발·화장품)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팬데믹 첫해 겨울인 2020년 12월과 지난달 소매판매액지수를 품목별로 비교해보면 코로나 수혜품목 중에서 가전은 124.3에서 119.4로, 가구는 123.3에서 99.4로 각각 낮아졌다. 코로나 피해품목인 의류(81.6→ 111.0), 신발·가방(71.7→82.8), 화장품(75.2→80.4)은 모두 개선세를 보였다. 기재부는 “일상 회복에 따라 소비 제약 여건이 완화되면서 소비 구조가 코로나 이전 형태로 회귀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흐름은 내수 회복 차원에서 의미있는 변화로 풀이된다. 수입물가가 치솟는데도 가격 전가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수출 의존도를 덜어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민간소비가 성장 엔진을 돌리는 보조축으로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조에 달한 고물가 국면에서 경기 둔화 우려를 해소하는데 민간소비가 얼마나 기여할지, 그 증가폭에 대한 눈높이는 통화당국과 국책연구기관 전망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3.5%에서 3.7%로 높였다. 지난해 증가율(3.6%)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거리두기, 영업제한 조치 해제 등에 따라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접어드는 단계에서 수요회복 효과를 크게 반영해 다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18일 경제전망을 내놓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3.0%)보다 낮춰 2.8%로 조정하면서 민간소비 성장률도 0.2%p 낮춘 3.7%로 제시했다. KDI는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가운데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지원 효과도 반영되면서 올해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KIET)은 30일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지난해 11월 2.9%로 예상한 연간 GDP 성장률을 2.6%로 낮추면서도 민간소비 성장률은 3.2%에서 3.3%로 근소하게 올렸다. 민간소비가 상반기에는 3.7% 성장하지만 하반기에는 2.9%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다. KIET는 “민간소비는 코로나 방역 대책의 완화 및 해제 등으로 지난해에 이어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가계부채 및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저하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소비 중심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지만 공급망 병목·원자재가격 상승과 동반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긴축기조 강화 등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에 민간소비의 개선을 단선적으로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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