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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2000만 확진까지 코로나 '더블링'의 높낮이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8.0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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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우리나라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의 긴 꼬리가 누적 확진자 수 2000만명 돌파로 더 늘어졌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925일 만에 전체 국민(5163만명) 5명 중 2명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덫에 걸린 셈이다. 올해 들어서만 변이 바이러스 우세종이 세 번이나 바뀌면서 유행의 기울기를 가파르게 밀어올린 끝에 국민의 38.8%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마지막 주에 BA.5가 국내에서도 새로운 우세종으로 자리바꿈하면서 코로나 대유행의 끝을 가늠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신규 확진자 수가 1주일 단위로 2배로 뛰는 '더블링' 현상은 최근 둔화하면서 재유행이 조만간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이 나오지만 올가을 이후 ‘도돌이표’ 유행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보다 11만9922명 늘어나 누적 2005만2305명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잦아들던 4월 15일(12만5821명) 이후 110일 만에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만9922명 발생해 누적 2000만명을 넘어선 3일 경기도 성남시청 재난안전상황실 모니터에 확진자 숫자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1만9922명 발생해 누적 2000만명을 넘어선 3일 경기도 성남시청 재난안전상황실 모니터에 확진자 숫자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입국자 격리면제 등으로 규제가 완화된 이후 6월 24일부터 세 자릿수 확진자 수를 유지돼온 해외유입 사례는 600명으로 전날(568명)에 이어 다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 추세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반년 새 100만명에서 2000만명으로 폭증했다.

누적 확진자 수가 지난해 3월 24일 10만명에 도달하는 데 1년 2개월이 걸린 반면 지난 2월 5일 100만명을 돌파하는 데는 10개월여밖에 걸리지 않았다.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지난 3월 8일 500만명을 넘어서더니 2주 뒤(3월 22일)에는 1000만명까지 돌파했다. 3월 17일엔 하루 최다기록(62만1168명)까지 찍었다. 다시 500만명이 추가되는 데도 17일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4월 8일 1500만명을 찍고 나서는 오크미론 변이 확산세가 누그러져 일일 확진자 수가 1만명 이하로 떨어지지기도 했지만 지난달 6차 유행이 시작되면서는 ‘더블링’으로 급증세를 탄 끝에 116일 만에 다시 500만명이 추가됐다.

1000만명에서 2000만명으로 ‘더블링’하는 기간은 봄과 여름 사이 134일이었는데, 변이 바이러스 우세종이 세 차례나 바뀐 영향이 컸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월 24일 오미크론 변이(BA.1)가 지난해 위중증 위험을 높였던 델타 바이러스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된 이후 3월 28일 '스텔스' 오미크론(BA.2)에 자리를 내줬다. 지난달 마지막주를 기점으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가 새로운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50%가 넘으면 우세종으로 판단되는 국내 검출률에서 BA.5가 60.9%로 7월 3주째(49.1%)보다 11.8%포인트 오르면서 국내 유입 77일 만에 코로나 확진 지형을 바꾸게 된 것이다.

BA.1이 유행을 지배하면서 하루 확진 규모가 수만명 수준이었는데 BA.2 확산과 중첩되면서는 지난 4월까지 수십만명 규모의 유행으로 커졌다. 일일 확진 규모가 수천명대로 줄어들면서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던 유행 규모는 지난달부터 더블링을 거듭하면서 수만명대로 불어나고 2,3일에는 연속 10만명대를 넘어섰다.

최근 우리나라의 6차 유행은 전 세계적으로도 두드러진 확산세로 분석된다.

한국은 누적 확진자 수로 세계에서 7번째로 2000만명을 돌파한 나라가 됐다. 이날 국제통계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억7825만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미국(9147만명), 인도(4405만명), 프랑스(3392만명), 브라질(3385만명), 독일(3095만명), 영국(2339만명), 이탈리아(2105만명)가 한국보다 많은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미국, 한국 등과 더불어 하루 10만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는 일본(1291만명)의 경우 한국보다 4계단 낮다.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높은 델타 변이의 창궐을 피한 한국은 전파 속도는 빠르지만 위증증 가능성이 낮은 오미크론 계열의 변이 확산기에 감염자가 폭증했다는 점에서 누적 사망자 수에서는 2만5110명으로 세계 38위에 해당한다. 미국이 10만3000명으로 가장 높고 일본(3만2700명)은 30번째로 많다.

현재 누적 확진자 수까지 ‘더블링’으로 도달하는 데 걸린 기간으로 최근의 확산세를 가늠해볼 수 있다.

한국은 133일 만에 두 배 수준으로 커져 ‘단기간 더블링’ 기준으로 세계 17위에 랭크됐다. 독일(151일), 이탈리아(187일), 프랑스(189일), 영국(222일), 미국(279일), 브라질(422일), 인도(451일) 등 2000만명 이상 확진된 국가들 중에서는 더블링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하지만 한국은 최근 확산세를 타는 아시아국가들과 견줘보면 대만(59일·460만명), 중국(112일·90만6000명), 일본(125일)보다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지난달 더블링으로 본격화한 여름 유행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수의 증가세가 다소 누그러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6차 유행의 정점이 언제가 될지가 주목을 끈다.

방대본 분석으로는 7월 4주째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Rt)가 1.29로 직전 주(1.54)보다 0.25 감소했다. 이 지수가 1을 넘으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억제를 뜻한다.

전주 신규 확진자 수 대비 배율도 이날 1.13배까지 낮아져 점차 1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렇게 지난달 중순까지 확산 위기감을 높이던 확진자 수 더블링 현상은 사라졌지만 위중증 환자 수는 더블링에 근접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284명으로 1주 전(177명)의 1.60배였고, 2주 전(96명)에 비해서는 2.96배에 달했다. 단순히 확진자 수의 감소보다 여름 유행 자체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야 사망으로까지 이르는 길목을 차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6차 유행의 분수령은 8월 초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금주와 차주 사이 유행 정점이 지나가리라 예측하고 있다"며 "유행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절반 아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감염 전체 크기로는 오미크론 대유행의 4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봤다.

정 교수가 지난달 당초 제시한 유행 예측 그래프에서는 이달 20일께를 전후로 20만∼25만명에서 정점 구간을 통과하지만, 새 예측 그래프에서는 이달 7일께를 전후로 10만명을 웃도는 선에서 정점 구간을 지난다. 재감염률이 예상보다 매우 낮고 고위험군 4차 접종률이 예상보다 높다는 점이 예측치 변동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앞서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은 정점 규모를 20만~30만명으로 예측했고, 정부는 추계치를 28만명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렇다고 여름 유행으로 팬데믹이 끝나지 않는다. 그는 "다음 유행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자료 등을 봤을 때 다음 변이로 인한 유행은 이르면 겨울의 입국인 오는 11월 정도에 시작할 수 있고, 그 다음 유행도 3∼6개월 주기로 반복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확산 속도의 둔화로 여름 유행이 최악의 상황을 넘는 분위기이지만 언제든 다시 ‘더블링의 공포’가 밀려들어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을 훼방놓을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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