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5개월 연속 무역적자...효자손 반도체 역성장에 수출 ‘경고등’까지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9.01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한 자릿수로 뛰는 수출 오름세가 두 자릿수로 치솟는 수입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무역수지가 14년 만에 5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우리나라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효자손인 반도체도 26개월 만에 역성장하면서 수출경기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8월 무역적자는 10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66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수입이 역대 최대규모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66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6% 늘었고, 수입은 661억5000만달러로 28.2% 급증했다.

지난해 3월부터 15개월째 이어지던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가 지난 6월 5.3%로 꺾은 뒤 3개월 연속 한 자릿수에 그친 반면 수입은 지난해 2월부터 18개월째 두 지릿수로 증가폭을 키우고 있어 무역적자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8월 무역수지는 94억7000만달러(12조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시작 이후 66년 만의 최대치다. 종전 최대 적자규모인 지난 1월(-49억500만달러)보다도 배 가까이 늘어난 최악의 수준이어서 무역전선에 드리운 먹구름은 더욱 짙어졌다.

월간 기준 무역적자가 40억달러를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월(-40억4300만달러)을 포함해 네 번뿐인데, 지난 1월과 7월(-48억500만달러)에 이어 적자폭이 100억달러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또 무역수지는 5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 만의 장기 역조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247억3000만달러로 불어나면서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8개월 만에 넘어섰다. 종전 최다 기록은 1996년의 206억달러다. 앞으로 넉 달 동안 획기적인 개선이 없을 경우 무역적자 300억달러 돌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수출은 기존 8월 최고 기록인 1년 전(533억달러) 실적보다 30억달러 이상 상회하며 8월 기준 역대 수위에 올라서면서 동월 역대 1위 행진도 18개월째 이어졌다.

역대 세 번째로 장기간인 22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워낙 수입 급증세가 누그러지지 않기에 무역전선에 적자가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수출이 달마다 역대 최대치를 찍어도 원부자재 중심으로 월간 수입액이 6개월째 600달러대를 유지하는 바람에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만해도 185억2000만달러로 1년새 무려 91.8% 뛰었다.

에너지·중간재 수입 급증 외에도 반도체 수출 감소가 무역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전략 품목인 반도체의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보다 7.8%가 줄어든 107억8000만달러를 기록, 2020년 6월(-0.03%) 이후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6개월 연속 100억달러 선을 상회했지만 소비자 구매력 감소와 과잉 재고 등에 따른 수요 약세가 하락세 전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지연과 재고 등으로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수출회복세에 부담을 지우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진은 대중국 무역역조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대중 수출액은 131억3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4% 줄었는데, 역대 3위 수준이다. 대중 반도체 수출이 지난달 3.4% 감소한 영향으로 대중 무역수지는 3억8000만달러 적자를 보여 넉 달째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4개월 연속 대중 무역적자는 한중 수교 이후 30년 만에 최장 기간 역조다.

수출입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수출입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경기 둔화,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라 하반기 한국 수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둔화될 전망”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향후 국제유가가 60달러를 유지해야만 올해 연간 무역수지가 흑자로 마감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속되는 높은 에너지 가격,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수요 약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우리 수출 증가세 둔화와 수지 악화를 유발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전날 발표한 ‘수출경쟁력 강화전략’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데 총력전을 펴겠다고 밝혔다.

이 강화전략은 수출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역대 최대인 351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고 물류·해외인증·마케팅 등의 수출 활동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정부는 민관 합동 수출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음달 총리 주재 무역투자전략회의를 가동하고 산업부 장관 주재로 무역상황점검회의도 수시로 열어 대응체계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다만 에너지 등 원부자재 가격이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등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어 무역적자의 개선 기조가 빠르게 나타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