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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서비스수지 동반 악화로 경상수지 적자 전환...굳어지기 전에 '비상대응'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10.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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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6개월 연속 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 무역수지 악화와 맞물려 8월 경상수지가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 등의 수입 가격 상승으로 넉 달 만의 적자 전환이다. 8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치인 100억달러 가까이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상품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이면서 경상수지마저 악화한 것이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주축인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10년 만에 동반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위태롭게 흔들리자 정부는 범부처 비상대응 체계로 국제수지 체질 개선을 다각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에는 7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1년 새 104억9000만달러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이던 2020년 4월(-40억2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넉 달 만의 경상수지 적자 전환이 발표된 7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넉 달 만의 경상수지 적자 전환이 발표된 7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상수지는 지난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외국인 투자자 등에 대한 배당이 집중된 4월 ‘반짝’ 적자(-8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흑자 기조를 이어오다 넉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더불어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아우르는 경상수지가 계절적인 요인이 반영돼 적자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4월을 제외하고 적자를 찍은 것은 2012년 2월(-25억8400만달러) 이후 10년 만이다. 8월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38억5000만달러) 이후 이어오던 흑자행진이 처음 멈췄다.

경상수지 적자 전환은 적자 규모가 가파르게 불어나는 무역수지 영향이 컸다. 8월 무역적자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 증가 속도가 수출 증가 속도보다 빨라진 영향으로 94억9000만달러로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기록이었다. 무역수지와 집계 기준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경상수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상품수지도 8월엔 전년 동월 대비 104억8000만달러 감소하면서 4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7월(-14억3000만달러)에 이어 적자 폭을 키우며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출(572억8000만달러)이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7.7%(41억달러) 증가했지만, 145억8000만달러 늘어난 수입(617억3000만달러)의 오름폭(30.9%)이 수출의 4배가량에 달했다.

서비스수지도 지난해 동기 대비 16억2000만달러 줄어 7억7000만달러 적자로 두 달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동반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2월(각각 -9억2800만달러, -20억400만달러) 이후 10년 반 만이다.

올해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25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69억달러) 대비 흑자 규모는 60%가량(343억8000만달러)이나 줄었다. 한은은 9월 들어 무역적자가 37억7000만달러로 크게 줄어든 만큼 이것이 반영되는 9월 경상수지는 다시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산유 패권국들이 6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폭인 하루 200만배럴의 감산을 결정하자 최근 넉 달 간 안정세로 접어들던 국제 유가가 다시 치솟을 조짐을 보이고,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원화가치 하락을 부른 환율 불안이 여전한 터라 한은의 연간 경상적자 전망치(370억달러) 달성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주춧돌인 경상수지까지 악화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복합 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민과 시장의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는 안전판을 정부가 선제 구축해야 한다”고 경제팀에 주문했다. 그러면서 "수출 확대와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 노력과 함께 에너지 절약 효율화를 통한 수입 절감을 추진하고, 관광 물류 등 전방위에 걸쳐 경상수지 개선을 위한 세부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고착화하기 전에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이는 상품 대책, 여행과 운송 등 서비스 수지를 개선하는 국제수지 대응방안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경상수지의 체질 개선을 위해 기존에 내놓은 방안(6건)을 포함해 모두 18건의 신규 대책을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마련해 비상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발표한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가운데 조선,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6개 주요 수출업종 경쟁력 강화 전략과 수출 중소기업에 특화된 별도 지원대책을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지난달 나온 에너지 절약 및 효율화 대책에 더해 소재·부품·장비는 물론 식량 등 주요 수입 품목에 대해서도 국내 전환과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상품수지 흑자에 주로 의존해 온 국내 경상수지의 구조적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광, 운송, 콘텐츠 등 주요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내년 초까지차례로 공개하면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경상수지 변동성 확대가 외환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환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책노력을 다각도로 모색하기로 했다. 향후 외환 수급여건과 유동성 상황에 따라 필요한 추가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고, 유사시 금융기관 등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 채널을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24시간 국내외 경제상황 점검체계를 통해 각 부문별 동향과 불안요인 발생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며 "관계부처·기관 합동으로 주요 지표를 24시간 상시 점검해 일일 보고하고, 특이동향 발생 시 거시경제금융회의, 비상경제차관회의 등을 통해 범정부 차원에서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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