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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도발, 벌써 '최다 24회' 2017년 수준...'팃포탯'으로 키우는 핵위협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10.0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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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마지막 6차 핵실험까지 동반했던 5년 전 수준으로 벌써 높아졌다. 6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발사해 2017년 연간 미사일 발사 역대 최다 횟수(24회)와 같아지면서다. 5년 전엔 파괴력과 비행거리에서 탄도미사일에 뒤지는 순항미사일 발사가 4회 포함됐지만 올해는 2회에 그쳤다.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 도발만 22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도발은 10회로 늘어났다. 특히 5년 만에 본격 부활한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반발해 최근 12일 동안 6차례나 미사일 발사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동쪽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연쇄 발사는 실전배치와 다양한 성능시험을 통해 한미의 요격·대응 체제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핵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출동을 빌미로 핵실험 재개 수순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1분께부터 6시 23분께까지 북한이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의 분석 결과, 첫발은 비행거리 350여㎞, 고도 80여㎞였고, 둘째 발은 비행거리 800여㎞, 고도 60여㎞로 탐지됐다. 비행 궤적상 각각 초대형 방사포(KN-25),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두 발 발사한 6일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두 발 발사한 6일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까지 역대 최대 비행거리(정상각도 발사 기준) 4500여㎞를 날아간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이틀 만의 무력 도발이다.

미국이 247일 만에 발사된 이 IRBM을 전략자산 발진 기지인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로 규정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항모강습단이 급거 동해로 회항한 것에 반발한 무력시위로 분석된다. 북한 외무성이 이날 발사에 한 시간여 앞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공보문에서 "미국이 조선반도 수역에 항공모함타격집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세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근 이틀에 한 번꼴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잇따르고 있는데, 미 전략자산 전개와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한미일 경보훈련 상황에 따라 조만간 추가 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올해 1월에만 7차례 미사일 발사에 집중한 적이 있다.

일련의 무력 도발은 ‘눈에 눈, 이에는 이’식으로 대응하는 게임이론 ‘팃 포 탯(tit for tat)’ 전략에 따른 것으로 ‘강 대 강’ 대치가 고조되면서 핵 위협 수위까지 높이고 있다.

북한은 레이건호가 부산에 입항하고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 SRBM 1발을 쏜 것을 신호탄으로 28일, 29일 각각 SRBM 2발씩 발사했다. 5년 만의 레이건호 입항, 한미연합훈련 개시, 비무장지대(DMZ)를 찾은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북한정권 비방 등에 차례로 대응한 연쇄 도발이었다. 한미일 대잠수함전 훈련 시작 하루 뒤인 국군의날에도 SRBM 2발을 쏜 데 이어 4일, 6일 미사일을 다양하게 바꾸고 섞어 발사하는 도발을 이어간 것이다.

특히 북한은 SRBM의 경우 비행 고도(30~80㎞), 거리(300~800㎞) 등에 변화를 주면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등 다종 미사일을 시험평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평양을 기준으로 비행거리는 한미가 IRBM 대응 사격을 진행했던 강릉(307㎞), 국군의날 행사가 열린 계룡대(334㎞), 레이건호 입항지인 부산(521㎞,) 대잠함훈련이 이어져 800㎞까지 넓어지는 동해까지 발사 때마다 조절했다. ‘대남·대미 메신저’가 된 비행거리로 북한이 발사 시점별로 무엇을 노렸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셈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일지 [그래픽=연합뉴스]
북한 미사일 발사 일지 [그래픽=연합뉴스]

이날 북한은 넉 달 만에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섞어쏘기’하고 발사장소도 통상적인 순안비행장이 아닌 대동강 서안의 삼석 일대를 발굴한 것도 이채롭다. 이는 북한의 주장대로 다양한 미사일 무기가 이미 실전 배치됐기에 발사 조건을 달리하면서 성능 시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의 SRBM 연쇄 발사에 대한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전배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국장은 북한이 다양한 장소와 시간대에 단거리 미사일을 쏜 것은 “이미 실전배치 단계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지난달 29일 발사처럼) 밤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서면, 이는 더 이상 미사일 실험이 아니라 미사일을 사용할 군부대들의 훈련”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위기감이 극단으로 치달았던 2017년처럼 북한 미사일 도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고조되고 핵실험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달 8일 전술핵 선제사용을 공식화한 핵무력정책 법제화 발표 이후 탄도미사일 발사가 봇물 터지듯 터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이 단계별 도발 시나리오가 점쳐진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파괴무기 조정관은 VOA에 “북한이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시작해 중거리 시험 발사를 했고 앞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수 있다"며 "분명하게 (7차) 핵실험을 향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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