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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성장률, 0.3%로 둔화...민간소비·설비투자·순수출 기여도 변화로 보면?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10.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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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지난해 1~4분기 = 1.7%→0.8%→0.2%→1.3% △올해 1~3분기 = 0.6%→0.7%→0.3%

지난해 경제 활력을 서서히 되찾다가 올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복합위기에 빠져든 한국의 분기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첫 해 0.7%의 역성장을 지난해 연간 4.1% 성장을 통해 바로 회복했지만 올해는 다시 저성장에 빠져들었다. 3분기에 0.3%로 다시 둔화된 가운데 산술적인 계산으로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경우 한국은행이 수정 전망한 연간 성장률(2.6%)은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디딤돌이 돼왔던 수출 전선에 드리운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는 게 문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긴축 확산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3고‘ 악재가 심화하면서 6개월 연속 무역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올해 들어 1분기만 해도 나홀로 버티던 수출이 2, 3분기에 고유가와 고환율 충격에 힘을 못 쓰는 가운데 내수가 그나마 분기별 0%대의 성장을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속되는 수출 부진 속에 한국의 GDP 성장률이 3분기에 둔화돼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지속되는 수출 부진 속에 한국의 GDP 성장률이 3분기에 둔화돼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내수 회복이 역성장을 막았지만 4분기에도 세계적 경제 둔화 우려라는 대외적 변수가 워낙 큰 탓에 뚜렷한 수출 개선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한국 경제의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증가했다.

이는 금융시장의 전망치(0.1%)를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2분기(0.7%) 성장률보다는 절반 이하로 낮아진 둔화세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1, 2분기 연속 연속 역성장한 이후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성장률 자체는 지난해 3분기(0.2%) 이후 1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음식·숙박 등의 서비스가 모두 늘어 2분기(2.9%)보다 낮지만 1.9%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증가하면서 5.0%나 커졌다.

수출은 주력품목인 반도체 부진에도 운송장비·서비스 수출 호조로 1.0% 늘었다. 다만 원유,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더욱 가파른 5.8% 증가세를 보였다. 2분기 수출(-3.1%)과 수입(-1.0) 모두 역성장했지만 한 분기 만에 모두 증가세를 보였는데, 그 격차는 5.8%p로 커졌다. 민간소비,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성장률을 지탱했지만, 수출이 성장률을 갉아 먹은 것이다.

올해 들어 순수출(수출-수입)과 민간소비, 설비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를 비교해보면 성장 중심축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1분기에 순수출 기여도는 1.7%포인트(p)로 민간소비(-0.2%p), 설비투자(-0.3%p)의 부진을 상쇄하며 0.6%의 성장을 주도했다. 1분기까지 종전대로 수출이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지난 2월에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은 2분기엔 수출이 악화하기 시작하면서 성장 주축도 바뀌었디. 코로나19 방역빗장이 풀리기 시작한 2분기에 성장의 또 다른 축인 민간소비가 살아나면서 1.3%p의 기여도를 기록, 정체된 설비투자(0.0%p)와 수입 확대가 수출 증가세를 웃돌아 성장을 끌어내린 순수출(-1.0%p)을 만회했다.

3분기 기여도에선 명암이 더욱 뚜렷해졌다. 민간소비는 0.9%p로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2분기보다는 회복세가 더뎠지만 2개 분기 연속 성장 버팀목 구실을 맡았다. 설비투자는 0.4%p로 지난해 1분기(0.6%p) 이후 가장 높은 기여도를 보였는데, 직전 4개 분기 동안 보합과 역성장을 이어오던 침체의 고리를 끊었다. 반면 순수출은 -1.8%p로 높아졌다. 2020년 2분기(-3.8%p) 이후 최저 기여도를 보이면서 2개 분기 연속 전체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축냈다.

4분기에 0%만 성장해도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6%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예상이다. 하지만 4분기 들어서도 심화하는 불확실성은 한국 경제에 여전히 빨간불을 드리운다.

수출만 해도 4분기를 시작하는 10일에 전체 수출액이 줄어들 경우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게 된다. 통관기준 잠정치로 집계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24억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꺾이면서 이달 1~20일 무역수지도 49억54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올해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338억4300만달러에 달한다. 이같은 추세라면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연말까지 수출 부진이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아직 정점 통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국내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약화할 수 있다. 최근 국내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회사채 발행이 막히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자금 조달은 더 어려워지고 대외 여건도 더 불확실해지고 있어 설비투자가 지속해서 증가세를 이어 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강달러‘에 속수무책으로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원화약세가 심화하고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겹쳐 이미 악화한 한국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처럼 대내외 리스크가 늘어나는 만큼 우리나라 저성장의 그늘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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