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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투자 줄고 경기지표는 악화...커지는 침체 경고음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1.3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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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경기 침체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새해 들어 정부가 1월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서 8개월째 국내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진단을 내놓은 가운데 산업활동의 위축세가 깊어지고 경기동향 지표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1월 그린북에서 ‘내수경기 회복속도가 완만해졌다’고 분석하면서 ‘수출 부진’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12월에는 ‘경게심리 부진’으로 경고 수위를 높인 대로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기저효과로 모두 늘어나며 2년 연속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지만, 12월 산업생산과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표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본격화된 2020년 4월 이후 32개월 만에 각각 최대 폭으로 하락하는 등 혹한기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 생산지수는 전월보다 1.6% 감소한 114로 집계돼 2020년 4월(-1.8%)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산업생산은 10월(-1.5%)까지 4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11월 반등(0.4%) 뒤 감소로 재전환, 하반기 짙어진 경기 둔화세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3.5%)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2.9%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능력 지수와 제조업 평균 가동률( 70.3%)은 각각 28개월, 2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 0.2% 줄면서 12년 3개월 만에 4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업황 부진에 따른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7.8%)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7.1%나 급감하며 석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한 달새 1.4% 늘었지만, 겨울시즌 의류 판매 증가,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전체 산업생산(3.3%)과 소매판매(0.2%), 설비투자(3.3%)이 모두 늘어났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악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산업생산은 코로나19 쇼크가 밀려든 2020년 사상 첫 감소(-1.1%)를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가 2년째 증가세를 받쳐줬지만, 하반기에는 11월(0.4%)만 빼고 매월 감소새를 보였다.

기재부는 “글로벌 경기둔화, 금리 상승 등으로 수출·제조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 흐름이 약화되면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한 뒤 “상반기 경기보완을 위해 340조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자사업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경기동향을 나타내고 예측하는 동행·선행지표가 동반 악화하는 게 문제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9로 0.9포인트(p) 급감하며 두 달째 하락했다. 하락 폭은 2020년 4월(-1.2p)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산업활동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산업활동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현재 경기가 꺾이고 있는 것은 동행종합지수의 7개 구성지표가 모두 감소한 데서 뚜렷히 드러난다. 전월 대비 수입액(-2.4%), 광공업생산지수(–1.9%), 내수출하지수(-1.3%%), 건설기성액(-0.7%), 서비스업생산지수(도소매업제외 –0.4%), 소매판매액지수(-0.2%). 비농림어업취업자수(-0.1%)가 모두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과 코로나10 확산기인 2020년 4·5월 이후 역대 4번째 사례다.

경기변동 전환의 일차적인 신호가 동행지수다. 지난해 11월 5개 지표가 하락세를 보인데 이어 7개 전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국면전환의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조짐으로 읽힌다.

향후 경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0.5p 떨어지면서 6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하락 폭은 2010년 10월과 같은 수준으로 역대급이다.

통상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현재까지와 반대 방향으로 2분기 이상 연속해 움직이면 이 시점을 경기 전환점 발생 신호로 보는데, 일단 2분기 하락세를 보인 만큼 올해 초반에도 지표 하강이 지속된다면 경기 침체는 현실화할 공산이 크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6개월 연속 기준선 100(이상이면 경기확장)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3월 100선이 무너진 뒤 98대까지 떨어져 경기 하강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더 깊어질 수도 있다. 국내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보다 1~3개월 정도 선행하면서 향후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내다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도 지난해 12월 98.4까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2021년 6월 102.3까지 찍은 뒤 19개월째 하강 국면이다. 특히 지난해 4월(99.9) 100 이하로 내려선 뒤 9월째 하락하고 있다.

이같은 경기 침체가 경고에만 그치지 않을 경우 올해 한국 경제는 전문가들의 우려대로 ‘토끼굴’에 빠질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대학교수, 공공·민간연구소 연구위원 등 경제·경영 전문가 85명을 대상으로 '2023년 경제키워드·기업환경전망'을 조사해 지난 1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앨리스가 토끼굴에 빠진 듯 한국 경제가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올해가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데 응답이 76.2%에 달한 가운데 올해 국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1.0∼1.5%(32.1%), 1.5∼2.0%(25%), 0.5∼1.0%(23.8%) 순으로 많았는데, 가중 평균은 1.25%다. 전문가 10명 중 8명이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저성장을 점칠 만큼 경기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국제 경기전망기관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올해 잠재성장률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내다봤던 국제통화기금(IMF)마저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세계경제와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면서도 한국은 낮춘 것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세계경제전망(WEO)' 발표를 통해 한국의 GDP 성장률을 석 달전보다 0.3%p 낮춰 1.7%로 예상했다. 지난해 7월 2.9%에서 2.1로 낮추고 10월 2.0%로 하향조정하더니 이번에 1%대까지 떨어뜨린 것이다. IMF의 전망치는 OECD(1.8%), 한국개발연구원(1.8%)보다 낮고 한국은행(1.7%)과는 같으며, 우리 정부(1.6%), 아시아개발은행(1.5%) 등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IMF는 중국의 리오프닝(오프라인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세계경제 성장률을 0.2%p 상향해 2.9%로 내다봤다. 일본(1.6%→1.8%), 미국(1.0%→1.4%), 유로존(0.5%→0.7%), 독일)(-0.3%→ 0.1%) 등 선진국 성장률을 대부분 높인 것과 대비되는 한국의 하향조정이다. 예상 대비 견조한 소비와 투자 등이 이들 주요국 전망치 상향조정의 근거가 된 만큼 수출·제조업 의존형 경제구조인 한국의 성장 모멘텀 회복이 쉽지 않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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