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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질주 솔로쇼로 첫 멀티골...'킹' 강인, 얼마나 강인해졌나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4.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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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라리가는 ‘승리의 설계자(EL ARQUITECTO de la victoria)’로 평했고, 마요르카는 ‘왕(King)’이라 칭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역전극의 영웅이 된 ‘골든보이’ 이강인(22)을 향해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리라리가 사무국과 소속클럽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쏟아낸 찬사였다.

스페인 유력 스포츠지 마르카도 “한국의 팬들이 잠들까 봐 이강인이 70m를 달려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며 종료 직전 보여준 환상적인 푹풍질주 솔로골쇼에 대해 경탄을 표했다.

라리가는 '승리의 설계자', 마요르카클럽은 '킹'으로 첫 멀티골을 기록한 이강인을 평가했다. [사진=라리가, 마요르카클럽 SNS 캡처] 
라리가는 '승리의 설계자'(왼쪽), 마요르카클럽은 '킹'으로 첫 멀티골을 기록한 이강인을 평가했다. [사진=라리가, 마요르카클럽 SNS 캡처] 

이강인은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비지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에서 벌어진 2022-2023 라리가 30라운드 헤타페와 홈경기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풀타임 출전, 후반 동점골과 쐐기골을 터뜨려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2018-2019시즌 발렌시아에서 프로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멀티골을 수확, 라리가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한 1호 한국 선수가 됐다. 시즌 공격포인트도 5골 4도움으로 두 자릿수 돌파를 눈앞에 뒀다.

마요르카는 승점 40(11승 7무 12패)고지를 밟으며 10위에 올라 지난 시즌과 같은 강등 위기 국면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4월 들어 2연속 무승부 뒤 2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탄 마요르카는 8경기를 남기고 지난 시즌 승점 39(16위)을 넘어섰다.

역전극의 시작과 끝은 ‘킹’ 강인이었다. 전반 23분 선취골을 내준 뒤 후반 11분 카를레스 알레냐의 기습슛이 수문장 펀치에 막혀 나오자 이강인이 골마우스 오른쪽에서 문전 쇄도로 리바운드슛을 작렬했다. ‘오프 더 볼(off the ball)’ 상황에서 집중력이 빛난 리그 4호골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시계기 5분 흘렀을 때는 하프라인 뒤에서 폭풍처럼 질주한 끝에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네트를 갈라냈다. 2019~2020 시즌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전에서 70m를 폭풍 드리블한 끝에 원더골을 터뜨려 국제축구연맹(FIFA)의 올해의 골인 ‘푸스카스상’을 받았던 감흥을 되살리는 솔로골이었다.

이 원맨쇼골은 현란함도 돋보였지만 ‘강인해진 강인’을 확인시켜주는 하이라이트다. 하프라인을 넘어 숨 가쁘게 달리고도 스피드 변화 없이 왼발에 힘을 실어 묵직한 슛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그간 이강인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것은 스피드와 체력, 그리고 단신(173cm)으로 공중볼 경합능력이었는데, 이날 경기 막판까지 속도와 파워를 유지해 강렬한 피날레골을 명중시킨 것이다. 진화하는 이강인의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여서 의미가 깊은 것으로 평가된다.

직전 경기인 지난 18일 셀타비고전에서 1-0으로 이길 때 9차례의 드리블을 성공시켜 마요르카 선수로서는 14년 만에 한 경기 최다 횟수를 기록했을 만큼 장기인 드리블에서 절정에 달한 이강인. 수비가담, 지구력 등에서 미흡해 코칭스태프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데 어려웠던 게 사실이지만, 2연승 과정에서 2연속 공식 경기MVP를 차지하면서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강점은 배가하고 단점은 빠르게 개선해나가는 모습이 ‘킹’ 찬사로까지 이어진 요인으로 분석된다.

강인해진 체력을 바탕으로 드리블의 위력이 커짐에 따라 활동범위의 폭을 넓어졌고, 그만큼 전술적인 기여도 커졌다. 스포츠통계사이트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피치에서 뛴 곳을 그래픽으로 나타내는 히트맵에서 달라진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짙어질수록 활동영역이 집중된 것으로 표시되는 피치의 열지도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주로 노란색으로 퍼진 활동패턴을 보여줬는데, 올 시즌엔 왼쪽 공격날개로서 공격 2선은 물론 수비진영까지 빨간색이 짙어진 동선지형을 나타냈다.

이강인의 활동 히트맵(왼쪽 지난 시즌, 오른쪽 올 시즌) 비교. [사진=소파스코어 홈페이지 캡처]
이강인의 활동 히트맵(왼쪽 지난 시즌, 오른쪽 올 시즌) 비교. [사진=소파스코어 홈페이지 캡처]

공중볼을 포함한 볼 경합 상황에서 성공횟수는 지난 시즌 경기당 3.4회(성공률 42%)에서 이번 시즌 5.4회(45%)로 늘어났다. 기술과 투쟁심의 척도로 여겨지는 이 경합지표가 개선되면서 강점은 더욱 살아나고 있다.

드리블 성공횟수는 지난 시즌 경기당 1.3회(성공률 62%)였는데, 올 시즌 들어서는 2.1회(66%)로 늘어났다. 라리가 전체 성공횟수 랭킹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있는데, 톱10 중에서 성공률은 단연 톱이다. 빅찬스 창출 횟수에서는 올 시즌 총 12회로 지난 시즌(4회)보다 세 배 커지면서 공동 2위까지 올라섰다.

이강인 첫 멀티골을 완성한 솔로골 동영상의 조회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팬들의 응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드디어 전성기에 서서히 들어가는 막내형 이강인!”이라는 찬사는 유럽무대에서 단점 극복을 통해 전성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다. “95분에 저런 스피드와 슈팅 정확도와 파워가 나온다는 게 얼마나 체력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는지 유럽 빅리그 스카우트들에게도 제대로 인증시켜줬다”는 평가는 이번 시즌 러브콜이 쏟아지는 잉글랜드 등의 유수 클럽으로 이적해 새로운 성공시대를 개척해주길 바라는 기대감으로 읽힌다.

플래시 인터뷰 영상에 따르면 이강인은 솔로골 뒤 인중을 오른손 검지로 쓱 문지르는 독특한 골 뒤풀이를 펼친 것에 대해 "누나가 보라고 한 세리머니다. 항상 나한테 골을 넣으라고 한다"며 웃었다. 2019~2020시즌 2골, 2020-2021시즌 4도움과 견줘 이미 공격포인트에서 커리어 하이를 넘어선 이강인이 손흥민의 ‘찰칵’ 뒤풀이처럼 얼마나 더 ‘쓱’ 셀리머니를 펼칠지 그의 뒷심폭발과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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