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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의 AI 기술, 어디까지 왔나?

  • Editor. 김경한 기자
  • 입력 2023.06.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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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경한 기자]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중 게임 업계는 게임 밸런스 조정, 인간과 교감하는 캐릭터 개발, 이상패턴 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게임 개발에 AI를 활용하는 이유는 비용과 시간 절약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AI 모델은 게임, 서비스 제작 및 운영 시 사람이 수동으로 하던 부분을 자동화해 비용 및 시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이점 중 하나”라고 밝혔다. 더불어 AI 기술이 가상공간에서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환경에서 적용될 때보다 위험부담이 적다는 점 덕분에 게임 제작사의 AI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게임 제작사의 AI 적용은 자체 AI 모델을 개발해 각 사에 특화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거나 Chat(챗)GPT같은 생성형 AI를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뉜다. 또는 두 방법을 혼용하기도 한다. 이에 현재 게임업계에서 AI를 활용해 게임을 최적화하거나 서비스를 강화하는 현황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 넷마블, 게임 만족도와 이상 탐지에 AI 적극 활용

넷마블은 지난 2014년부터 게임 이용자들의 플레이 만족도와 게임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AI 기술을 연구해 왔다. 전담 연구 조직인 AI센터 내 마젤란실과 콜럼버스실에서 활동하는 수십 명의 AI 전문 인력이 아무도 가보지 않은 게임 내 신대륙을 개척하고 있다.

마젤란실은 밸런싱AI팀, 음성언어AI팀, AI서비스개발팀 등을 갖췄다. 이 연구팀들은 이용자 패턴을 학습해 지속적 재미 요인을 제공하기 위한 지능형 게임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밸런싱 AI팀은 강화학습 기반 AI 기술을 활용해 게임의 일부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게임 밸런스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음성언어AI팀은 터치나 입력으로 진행되는 다소 복잡할 수 있는 게임 플레이를 쉽고 단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음성으로도 컨트롤하는 AI 기반 음성 명령 기술을 개발 중이다. AI서비스개발팀은 다년간 쌓아온 다국어 번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게임별 학습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번역 퀄리티를 실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콜럼버스실은 글로벌 이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화서비스개발팀, 이상유저정보팀, 유저데이터분석팀 등을 운영 중이다. 콜럼버스의 목표는 이용자 유입부터 이탈까지 생애 구간에 대한 최적의 분석과 매니지먼트를 통해 제품수명주기(PLC)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개인화서비스개발팀은 게임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 성향이나 패턴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분석한 후 개인별 최적화된 이벤트 및 알림을 제공하고 전략적 의사결정을 돕는 기술에 활용하고 있다. 이상유저정보팀은 게임 로그를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학습해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어뷰징(부정행위), 핵 툴 등 이상 케이스를 신속하게 탐지하고 해당 내역을 관련 부서 또는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리포팅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유저데이터분석팀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통해 허위 반응이나 클릭 이력 등을 만들어서 광고성과를 위조하는 광고사기를 탐지하는 시스템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넷마블 AI센터는 대내외적으로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20년 1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NIPS’에서 경량화에 성공해 모바일 게임에 탑재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모바일 음성인식 기술 ‘모니카(MONICA)’를 선보였다. 2021년 11월 ‘EMNP 2021’에서 AI 번역 후보정 기술 챌린지에서 한국 게임업계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그해 12월 ‘시그라프 아시아 2021’에서 음성 대사 감정을 자동 인식해 안면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는 기술도 발표했다.

■ 엔씨소프트, 윤리적 이슈부터 디지털휴먼까지 다방면 응용

엔씨소프트는 AI센터와 NLP센터 등 2개 섹터를 포함해 세부 AI 분야별 전문 연구 부서로 10여개 이상 랩(Lab)을 구성함으로써 분야별로 특화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AI 개발 역사는 2011년 AI 연구조직을 꾸리면서 시작했으며 10여년이 지난 현재 AI 전문 연구개발 인력만 3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AI 연구조직은 게임과 연관된 AI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뿐만 아니라 디지털 휴먼, 생성형 AI 등 회사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분야에 AI를 두루 적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자칫 AI 개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AI 개발과 운영 과정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 AI 기술이 ‘인간 중심의 AI’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NC AI 윤리 프레임워크(NC AI Ethics Framework)’라는 이름으로 데이터 보호(Data Privacy), 편향되지 않는(Unbiased), 투명성(Transparency) 등 세 가지 핵심 윤리 가치를 선정했다. 특히 편향되지 않은 AI를 개발함으로써 AI 기반 서비스가 특정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거나 그들을 소외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AI 게임 개발은 AI 센터와 NLP 센터를 주축으로 지속된다. 현재 작은 언어 모델은 개발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으며 챗GPT 3.5 수준의 범용적 초거대 AI 언어 모델을 연내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중 자체 개발 AI 플랫폼을 사내 오픈해 개발자들이 AI 기술을 실제 게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임을 공개했다. 게임에 특화된 AI 기술로 게임 개발 프로세스의 효율화와 콘텐츠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엔씨소프트 디지털휴먼 'TJ Kim' [사진 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디지털휴먼 'TJ Kim' [사진 출처=엔씨소프트]

이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 2023’에서 디지털 휴먼 TJ Kim을 공개했다. TJ Kim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게임 캐릭터 콘셉트로 제작한 것으로 평소 김 대표의 표정, 목소리와 함께 말투까지 동일하게 재현했다. 엔씨소프트는 디지털 휴먼에 자체 보유한 AI 기술을 접목해 유저와 인터랙션(Interaction)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홍원준 CFO는 GDC 2023에서 “자체 AI 모델을 게임의 제작 및 게임 콘텐츠 생산에 활용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며 “챗GPT같은 언어 모델이 스토리와 캐릭터 창작, 게임의 인터랙티브 요소로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엔씨가 보유한 3D 캐릭터 제작 기술, 대규모 접속 게임 운용 기술과 결합해 사용자에게 몰입감을 주고자 한다”며 디지털 휴먼 사업까지 AI를 적용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 크래프톤, 전략 제안과 친구 역할도 하는 버추얼 프렌드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 전 단계에 걸쳐 AI 모델을 적용해 생산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게임 제작 단계에서 이미지 생성 모델을 활용한 아트 에셋 제작 공정 혁신을 진행 중이다. 콘셉트 아트부터 3D 모델링,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해 작업자의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손윤선 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 팀장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생성형 AI 세미나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게임 제작, 운영, 퍼블리싱에 이르기까지 AI를 협업 효율성 향상 툴로 활용하고 있다. 손 팀장은 “AI를 활용해 단순히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것을 넘어 제작 공정이라는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도록 계속 고민 중이다. 만약 제작 공정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면 게임 제작 진입 장벽이 낮아져서 더 많은 창작자가 게임 산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현재 크래프톤은 AI 윤리 강령 및 AI 윤리위원회를 운영함으로써 예상되는 다양한 윤리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딥러닝 본부를 통해 게이머와 협력 플레이할 수 있는 버추얼 프렌드도 제작하고 있다. 챗GPT를 포함해 다양한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는 버추얼 프렌드는 게이머와 인터랙티브한 대화를 통해 자유로운 주제의 대화를 하며 전략을 제안하고 플레이를 돕는 친구이자 연인이 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공개된 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공개된 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 펄어비스, 자체 환경 엔진에 AI 기술 도입

펄어비스는 챗GPT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훈련하고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진 않으나 최근 생성형 AI 모델에 관한 연구와 개발을 활발히 진행해 소기의 성과를 얻고 있다. 이를 통해 게임 내 캐릭터와 대화, 또는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용자 간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AI 기술을 자체 엔진에 접목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중이다. AI를 접목한 엔진의 ‘대기’ 처리 기술은 하늘, 태양, 안개, 빛줄기 등 다양한 대기 현상을 각각 처리하지 않고 한 번에 실현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게임 내 개체를 대량으로 배치할 때 자동화된 ‘기하학과 물리’ 기술을 통해 개별 개체 배치가 아닌 영역 설정만으로 간단히 이를 실현할 수도 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자체 엔진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개발 자동화를 이뤘다”며 “이러한 기능들은 고품질의 그래픽의 게임을 빠르게 개발하고 더 많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 컴투스, 고객 요구 시 AI 적극 활용

컴투스는 챗GPT가 나오기 전부터 수년간 생성형 AI를 활용해 프로필 이미지 생성과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지만 실질적으로 게임 개발에 적용하진 않고 있다. AI 개발팀을 두고 관련 기술을 활용해 플랫폼 서비스의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조직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기술 적용을 검토하는 시점이다.

컴투스는 게임 전문 플랫폼 하이브(Hive)의 개발자 사이트에서 문서 검색 기능 개선을 위한 최소 기능 제품 개발(MVP) 및 그룹사에 제공 중인 챗봇 CS와 씨-봇 성능 향상을 위한 AI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게임 개발 부서와 협업해 NPC 대사 생성, 게임 설명 등 실제 게임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AI 적용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콘셉트 아트, 모델링, 배경, 음악, 효과음 등 게임 개발에 필요한 리소스를 생성하는 기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AI는 아직 개발 부서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면서도 “챗봇, 데이터 분석 등 기존 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AI를 활용하고자 한다. 특히 고객 요구 중 AI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스마일 게이트, 안전한 게임 환경을 위한 데이터셋 제공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제작 및 운영, 플레이 전반에 AI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게임 제작’의 경우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한 리소스 제작 자동화에 초점을 두고 내부 테스트 진행 중이며 효과를 검증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효과가 검증되면 관련 부분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운영 효율화’를 위한 자동 QA, 신규 시나리오, 캐릭터 적용 시에는 밸런싱 조정을 위한 툴로 활용할 계획이다. 인게임 내부에 NPC와 보스 등을 적용해 ‘플레이’ 스타일을 고도화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다양한 연령과 성별이 모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안전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오픈소스로 공개한 언스마일(Unsmile) 데이터셋이 대표적이다. 언스마일 데이터셋은 혐오 표현을 선제적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악플 및 혐오 발언 데이터 집합체다. 스마일게이트 AI센터는 지난 2019년 1월1일부터 2021년 7월 1일까지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등 다양한 웹사이트 게시글을 대상으로 수집한 55만여개 혐오 표현 데이터를 기반으로 1만 개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안전한 게임 환경 구축을 원하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데이터셋을 오픈소스 플랫폼인 깃허브에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기술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언스마일' 데이터셋 콘셉트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스마일게이트 '언스마일' 데이터셋 콘셉트 이미지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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