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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텍사스의 테슬라 충전방식 의무화, 현대전기차 영향은?

  • Editor. 김경한 기자
  • 입력 2023.07.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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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경한 기자] 최근 테슬라의 미 충전규격기준인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가 미국 전기차 표준 방식으로 표준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표준인 CSS(Combined Charging Systems)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미국 시장의 움직임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 자동차 충전기 제조업체와 운영자 그룹이 테슬라 기술을 충전소에 포함하도록 의무화하려는 미국 텍사스주의 계획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달 21일 텍사스 교통부가 주 충전소에 NACS와 CCS 커넥터를 모두 요구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테슬라 슈퍼차저 [사진 출처=테슬라]
테슬라 슈퍼차저 [사진 출처=테슬라]

충전기 운영업체 차지포인트홀딩스와 충전기 제조업체 ABB를 포함한 5개 전기차 충전회사와 청정에너지협회는 반발에 나서며 텍사스교통위원회에 서한을 제출했다. 이들 회사는 “업계 전반에 걸쳐 테슬라 커넥터 안전성과 상호운용성을 적절하게 표준화하고 테스트한 후 인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27일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는 테슬라 NACS 커넥터를 표준화했으며, 이를 통해 모든 충전기 공급업체 또는 제조업체가 전기차와 북미 전역 충전소에서 NACS 커넥터를 사용, 제조 또는 배치할 수 있다고 공표했다. 알리 자이디 백악관 국가기후 고문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CCS와 NACS 커넥터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 방식은 미국 전역에서 더 상호 운영이 가능하고 궁극적으로 더 접근하기 쉬운 충전기 세트를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CCS와 NACS 커넥터 모두 표준화한다는 얘기가 된다.

■ CCS vs NACS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충전인프라 확대정책(NEVI)에 따라 향후 75억달러의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보조금을 편성하기로 했다며 CCS 규격을 채택한 충전시설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역별 전기차 완속 및 급속충전 표준규격 [사진 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지역별 전기차 완속 및 급속충전 표준규격 [사진 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독일 자동차 업계에서 시작한 CCS는 1개의 충전구로 완속 및 급속, 비상급속 충전이 모두 가능한 충전 기술이다. 고속전력통신(PLC) 방식을 사용해 충전 시 배터리 잔량, 충전 속도, 실시간 데이터 교환 등 정보를 공유해 원격 점검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주파수 간섭이 발생할 경우 충전정보를 원활히 제공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NACS는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만 급속 충전할 수 있도록 개발한 충전 커넥터다. 충전기를 연결하면 결제카드도 필요 없이 바로 충전이 진행되는 편의성도 갖추고 있다. 계측제어통신(CAN)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는 충전기와 차량 간 통신만 할 수 있는 등 한계가 존재한다. 대신 충전기에서 모든 기능이 진행되는 CCS와는 달리 NACS는 전기차 내 소프트웨어가 모든 것을 관리하기 때문에 충전기와 케이블 크기가 작다.

■ 무시할 수 없는 테슬라 NACS 대세론

미국 에너지부는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슈퍼차저)는 미국 내 급속충전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근래에는 이 비율이 더 높아질 조짐을 보인다. 지난 5월 25일 포드를 시작으로 지난달 제너럴모터스(GM), 리비안, 볼보, 폴스타 등이 미국 내 자사 전기차에 NACS 커넥터를 탑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도 북미 시장에서 슈퍼차저 사용을 놓고 테슬라와 협의 중임을 시사했다. 폭스바겐은 충전 네트워크 사업부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에 850개 이상의 충전소 내에 4000대의 충전기를 갖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텍사스주는 테슬라의 NACS 커넥터 구축을 의무화하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9일에는 미 백악관이 CSS와 NACS 커넥터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기차 충전소에는 연방보조금 수십억 달러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텍사스주가 가장 먼저 테슬라 충전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테슬라 본사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전기차 모델Y를 주당 3000대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연간 생산능력으로 계산하면 15만600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2024년 2월 완공을 목표로 오스틴 공장에 7억7600만달러를 투자해 420만㎢ 규모 공장을 560㎢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며, 양산에 들어가면 오스틴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5만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텍사스주 입장에선 테슬라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지역사회에서 얻는 이점이 큰 만큼 NACS 충전방식 표준화에 앞장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 발등에 불 떨어진 현대차의 선택은?

그동안 미국과 한국, 유럽 등에서 CCS를 급속충전 표준규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은 각각 차데모(CHAdeMO)와 CB/T를 채택해 왔다.

CCS 방식을 택한 현대자동차는 NACS 확산과 표준화 움직임에 깊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20일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며 테슬라 NACS 대세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NACS 표준은 큰 화두이고 많이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현대차는 800V 초고속 충전으로 설계돼 있지만 500V 기반인 테슬라 슈퍼차저에 현대차를 연결하면 현재 기준으론 오히려 충전 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오피스(GSO) 담당 부사장은 테슬라 충전 인프라 합류가 당장 많은 충전소 활용에는 도움이 되지만 종속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테슬라는 테슬라 나름의 충전방식이 있고 현대차는 현대차 나름의 충전방식이 있다”며 “충전방식이 다르다 보니 중장기적 기회 및 위험 요소까지 따져보며 고객 입장에서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사진 출처=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사진 출처=현대자동차]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카앤드라이버는 2일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6 미국 내 판매되는 전기차 가운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581km) 3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루시드모터스의 루시드 에어 그랜드 투어링(830km), 테슬라 모델S(652km)에 이은 기록으로 10위권 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앞선 순위다. 전기차 충전방식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췄지만 안심할 수 없는 현대차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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