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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흑자? 경상수지 "저점 통과" 진단 떠받친 상품수지 개선세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7.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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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불황형 흑자'

지난달 15개월간의 긴 무역적자 터널에서 벗어난 뒤 불거지는 평가다. 경기 하강기에 수입이 수출 감소 폭보다 커지면서 발생하는 무역수지 흑자를 말한다. 일각에서 수출 개선세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황형' 수식어를 붙여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며 반등하는 '상저하고' 회복경로 전망을 유지하며 조기 수출 회복에 정책노력을 집중해온 당국으로서는 민감한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불황형 흑자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불황형 흑자가 무엇인지 공식적인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경제가 불황일 때 흑자를 말한다. 2분기 연속 경제성장이 마이너스(-)일 때를 말하는데, 현재 우리 경제는 1%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신선대 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신선대 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아직은 마이너스지만 계속 줄면서 최소화하는 추세"라며 "우리 수출 증가율도 연말쯤 호전되면서 플러스(+)가 될 것 같다. 무역수지는 9월 이후부터 계속 흑자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통관 기준 수출은 1년 전보다 6% 줄고, 수입은 11.7%로 감소하면서 무역수지가 11억3000만달러로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물품 인도 기준의 상품수지도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대외 가계부'인 경상수지의 흑자 전환을 뒷받침하자 한국은행도 '불황형 흑자' 평가는 적절히 않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7일 발표한 '5월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수출(527억5000만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14.7% 줄고, 수입(509억3000만달러)도 13.5% 감소해 상품수지(순수출-순수입)는 18억2000만달러 플러스를 기록, 4월(5억8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수출이 줄고 있는데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는 상품수지 흑자 흐름에 대해 "수출입이 감소하는 것은 필요조건이지만, 내수위축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불황형 흑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민간소비가 플러스(+)를 보이고 있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전기 대비 성장률도 0.3%로 플러스이기에 내수가 위축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는 "수입의 경우 지난해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던 것이 정상화되면서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수출은 올 초 저점을 찍고 올라오는 수준"이라며 "상품수지가 '턴어라운드' 하는 과정 속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기관마다 하반기 전망치는 다르지만 상반기보단 좋아진다고 보고 있는 상황이기에 불황형 흑자로 보긴 아직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2분기 연속 마이너스가 나올 때 '기술적 침체'로 평가하는데, 적어도 6개월 정도는 걸리기 때문에 "한두 달 가지고 (불황형 흑자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견해다.

국제수지 주요 통계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국제수지 주요 통계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지난 3월까지 반년 동안 적자의 늪에 빠졌던 상품수지가 4,5월 연속 흑자를 쓴 데다 플러스 폭도 한 달 새 3배가량 커진 데다 서비스수지(-9억1000만달러) 적자 폭 축소, 본원소득수지(14억2000만달러) 흑자 전환이 더해지면서 5월 경상수지는 19억3000만달러 흑자로 한 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5월까지 올해 누적 경상수지는 34억4000만달러 적자 상태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188억1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22억5000만달러 줄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하반기에 흑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경기 둔화기 이전까지만 해도 경상수지를 사실상 책임졌던 상품수지가 예전만은 못한 역할이지만 '상저하고'의 반등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이 부장은 "상품수지 개선세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본격화될 수 있을 것 같다"며 "하반기 전체는 당연히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고, 욕심을 좀 내본다면 3, 4분기 각각 흑자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경상수지가 연간 240억달러 흑자,상반기 16억달러 적자로 예상했는데,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상품수지의 개선 흐름으로 본다면 상반기 '차선의 선방'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 한은은 지난달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흑자 규모가 5월에 비해 32억5000만달러 늘어난 것에 주목하면서 6월에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5월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장이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저점은 벗어났다. 회복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 이유도 흑자 기조를 되찾아가는 상품수지 개선세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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