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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상반기 '깜짝' 흑자, 하반기 대외변수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8.0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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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경상수지가 5, 6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상반기 24억달러의 ‘깜짝’ 흑자를 달성했다. 상반기 마지막 달에 상품수지가 1년 전 수준의 흑자 규모를 회복하고 해외투자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플러스 폭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상반기 적자 전망치(-16억달러)를 흑자 실적으로 바꿔놓았다.

하지만 하반기에 반등하는 ‘상저하고’의 회복 경로를 밟아 지난해 흑자 수준(249억달러)에 버금가는 연간 경상수지 플러스 전망치(240억달러)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지는 ‘불황기 흑자’ 기조가 유가 하락에 기댄 측면이 큰 상황에서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이고 한국 경제에 파급력이 큰 중국의 수출 부진마저 깊어지는 흐름이라 하반기 반등 시나리오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컨테이너 하역작업 중인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컨테이너 하역작업 중인 부산항 [사진=연합뉴스]

한은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두 달째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흑자 폭은 5월(19억3000달러)보다 3배가량 커졌다. 1,2월 연속 적자로 1분기를 시작한 뒤 2분기를 5,6월 연속 흑자로 마무리한 경상수지는 상반기 2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한은이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예상한 상반기 16억달러 적자에 비해 40억달러 상회한 실적이다. 상반기에만 100억달러 적자를 내다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도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어려운 대외여건 하에서도 12년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흑자 규모가 전년 상반기(249억달러)에 비해 축소됐지만 당초 여러 경제기관들이 상반기 적자를 전망했던 것을 감안하면 우려보다는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반전을 이끈 것은 가장 비중이 큰 상품수지와 그간 해외에 씨를 뿌려놓은 투자의 결실을 보는 본원소득수지다.

상품수지(수출-수입)는 전월(18억2000만달러)보다 2.2배 늘어난 39억8000만달러 플러스로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6월(38억달러) 흑자 규모를 회복하면서 상반기 적자 폭을 한은 예상치(-38억달러)보다 낮은 34억7000만달러까지 줄여놓았다. KDI 적자 전망치(-90억달러)보다도 큰 폭 개선됐다.

수출(541억4000만달러)이 전년 동월 대비 9.3% 줄어 10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지만, 4개월째 감소한 수입(501억5000만달러)이 더 큰 폭(10.2%) 줄어든 영향으로 상품수지 흑자 폭이 커졌다. 특히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에 따라 석탄(-45.3%), 원유(-28.6%), 석유제품(-19.7%) 등 원자재 수입이 18.5% 급감했다.

본원소득수지는 국내 기업의 해외배당이 몰린 4월 적자 이후 5월(14억2000만달러)에 이어 6월(48억5000만달러) 흑자 폭이 커졌다. 배당소득 수지 흑자 규모가 한 달 새 9억달러에서 42억3000만달러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

올해부터 세제개편으로 해외 현지법인에서 받은 배당이 국내로 유입되는 '자본 리쇼어링' 효과가 커지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상반기 195억달러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58억달러)는 물론 하반기(170억달러) 흑자 폭까지 상회했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174억달러, 하반기 156억달러 흑자를 거쳐 연간 330억달러로 경상수지 연간 흑자(240억달러)를 지탱해줄 것으로 전망했는데, 기대 이상의 반기 실적이다.

반면 코로나19 엔데믹(풍토화)이 본격화하면서 해외여행이 늘어난 탓에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달러 적자로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늪에 빠졌다. 되살아난 여행수지(-12억8000만달러) 악화로 1년 전 적자 폭(-6억달러)이 4배 이상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서비스수지는 119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55억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한은의 상반기 전망치(-132억달러)는 밑돌았다.

'경기 둔화의 해' 반환점을 도는 6월에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경상수지의 개선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하반기 회복세를 가늠하기에는 불활실성을 키우는 대외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신 국장도 ”하반기엔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많아 연간 전망치 달성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외 불확실한 여건은 국제유가 동향, 중국 등 주요국 경제회복 속도, IT경기 개선시점 등 요인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 KDI가 전날 발표한 ‘8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최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 등의 하방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수출 부진 등에 영향을 미쳤던 고유가 상황이 다시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은이 수정 경제전망에 기본적인 전제가 된 브렌트유 가격은 하반기 배럴당 85달러로 설정돼 있지만,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에 85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들여오는 두바이유 가격도 지난 6월 배럴당 평균 75달러였지만, 오름세를 키우더니 지난 4일엔 87.23달러까지 올랐다.

원유는 물론 천연가스, 구리, 설탕, 밀 등 19개 원자재 선물가격 평균치로 산출하는 CRB 지수도 지난달 282.2를 기록, 지난해 8월(290.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며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파급효과는 여전히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내수를 통한 경기 부양에 집중하는 데다, 침체된 수출 전선이 하반기 들어서도 재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중국 세관당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7월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하면서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하락 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수출 증가율이 추락한 것이다.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 우려를 키울 만큼 석 달째 깊어지는 수출 감소세가 문제다. 수출이 지난 3월(14.8%), 4월(8.5%) 연속 증가세로 전환했을 때만 해도 ‘세계의 공장 차이나’답게 리오프닝 효과도 수출을 통한 대외지향형 회복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후 수출은 고꾸라졌다. 5월(-7.5%) 역성장하더니 6월(-12.4%)에 이어 마이너스 폭이 더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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