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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에도 중국 성장 '기대 이하', 낙인효과 커지나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7.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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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기저효과도 소용없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도시 단위로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록다운 조치로 인구 2500만명의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를 65일 동안 봉쇄했던 지난해 2분기 바닥을 쳤던 것과 견줘 성장 폭이 기대에 못 미쳤다. 1년 전 0%대까지 떨어졌던 경제성장률이 6%대 반등에 그쳐 기저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이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 활력 회복에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중국이 2분기만큼은 7%대의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점쳤던 시장 컨센서스(전망치)까지 밑돌았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원년의 반환점을 돌면서도 중국 경제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는 둔화국면을 여실 없이 보여준다. 중국 성장 중추인 부동산 경기가 침체의 늪에 갇혀 있고, 청년실업률도 2분기 내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성장 모멘텀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지표상으로 확인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상하이 봉쇄령으로 0%대 성장에 그쳤던 지난해 2분기 기저효과에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사진출처=언스플래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상하이 봉쇄령으로 0%대 성장에 그쳤던 지난해 2분기 기저효과에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사진출처=언스플래시]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NBS)은 17일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다고 밝혔다. 리오프닝 직후 반짝 반등했던 전 분기 성장률(4.5%)를 넘어섰지만, 로이터(7.3%) 블룸버그(7.1%), AFP(7.1%) 등 통신사들이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중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코로나19 첫해의 기저효과로 2021년 1분기 18.3%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2분기 0.4%까지 떨어졌는데, 이번에 기저효과에도 성장률이 급반등하지 못한 것이다. 세계경제의 ‘빅2’ 정도로라면 연초 8%대의 전망치는 아니더라도 7%대는 지켜낼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눈높이였는데, 실제로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전 분기 대비 GDP 성장률은 0.8%로, 1분기(2.2%)보다 1.4%포인트(p) 낮아졌다. 코로나19 충격이 밀려들기 시작한 2020년 1분기(-9.8%)와 2021년 1분기(0.6%)·3분기(0.2%), 지난해 2분기(-2.6%)·4분기(0.0%) 등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기 저성장으로 돌아가는 수준이다.

이날 공개된 생산·소비·투자 등 산업활동 지표는 저조한 리오프닝 성적표를 반영한다. 전년 동기 대비로 지난달 산업생산은 4.4% 늘어 전월(3.5%)보다 개선됐지만, 소비지표인 소매판매는 4월(18.4%), 5월(12.7%)에 비해 한 자릿수(3.1%)로 급감했다. 전년 누적비 기준으로 투자지표인 고정자산투자는 3.8% 늘어 전월 실적(4.0%)을 밑돌았다.

상반기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누적)는 1년 전보다 3.8%씩 늘었고, 소매판매는 8.2% 증가했는데, 기본적으로 ‘제로 코로나’ 방역봉쇄책이 이어진 지난해 상반기 기저효과를 반영했다. 지난해 12월 ‘위드 코로나’로 급전환한 이후 이들 지표는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딘 상황을 보여주는 실적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5.5%로 나타나 올해 중국 정부가 제시한 5% 안팎의 성장목표 달성은 현재로선 무난해 보이지만,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문제다.

호황기 때는 중국 성장의 3분의 1가량을 책임졌던 부동산 경기가 부진 탈출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고, 팬데믹 이후 인력 수급의 부작용 우려를 키우는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에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중국의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중국의 전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의 NBS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6월 바닥 면적별 부동산 판매는 전년 대비 28.1% 줄어 5월(19.7%)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지난달 부동산 투자는 20.6% 감소해 5월(21.5%)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코로나19 억제가 해제된 이후에도 신규 투자를 하거나 기존 모기지를 갚기보다는 예금에 현금을 보관하는 경향"이라며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고 주택개발자들은 이미 판매된 주택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바닥 면적으로 측정한 상반기 신규 건설 착공의 경우 24.3% 감소했다.

중국의 고용지표인 도시 실업률은 6월 5.2%를 유지했지만, 청년실업률은 21.3%로 집계돼 4월(20.4%), 5월(20.8%)에 이어 석 달째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로이터는 ”경제전문가들은 엄격한 코로나 방역 조치와 부동산 및 기술 부문에 대한 장기간의 규제 억제로 인한 ’낙인효과(scarring effect)‘에 대한 회복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비판한다“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신중한 가계·기업은 새로운 구매나 투자를 하기보다 저축을 하고 빚을 갚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청년실업률도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지방부채의 증가로 인한 파산 등을 우려해 대대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아 예전같은 성장 경로를 벗어나고 있는 게 팬데믹기에서 쌓인 가시적인 후유증이라면, 청년실업률로 대표되는 인력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 제약 요인으로 풀이된다. 팬데믹, 경기침체 등 특정시기에 사회에 진출하는 초년생들이 구직에 실패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숙련된 기술과 워크 노하우를 갖추기 어려워짐에 따라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기업에서 이들을 경쟁력 없는 인력으로 평가절하해 경제활동 편입이 지연되거나, 구직에 성공하더라도 적은 임금을 받게 되는 상흔효과가 미래성장을 책임질 중국 청년층을 할퀴고 있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S&P는 장기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 추세가 2017~2021년 6%에서 2022~2030년 4.4%, 2031~2040년 3.1%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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