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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 돌파' 국부의 그늘, 주택시총 최대하락에 가계 순자산만 첫 감소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7.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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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국부(國富)로 불리는 국민순자산이 지난해 말 처음으로 2경원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전체 부의 규모가 10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다만 증가율은 부동산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통계 편제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 

지난해 집값 하락에 가계 순자산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 감소하면서 1년 새 2000만원가량 줄어들었다. 경제주체 중 가계 부문 순자산만 뒷걸음질 쳤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순자산은 2경380조원으로 1년 전보다 2.2%(441조5000억원) 증가했다. 국민경제 전체에 관한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국민대차표의 메인 지표인 국민순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 금융·비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합한 것으로 국부로 표현된다. 우리나라 전체의 실물자산에 금융자산을 더한 다음 부채를 뺀 국민순자산이 2010년 1경원 돌파 이후 12년 만에 두 배가량 늘어났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지난해 가구당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시진=연합뉴스]
부동산 가격 하락에 지난해 가구당 순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시진=연합뉴스]

국민순자산을 명목 국내총생산(GDP·2162조원)와 견주면 GDP의 9.4배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서비스의 가치보다 9배 이상 높은 것이다. 2017년 7.8배이던 GDP 대비 배율은 2021년 9.6배로 정점을 찍은 뒤 소폭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전후로 2019년 6.3%, 2020년 8.3%에 이어 2021년 11.1%까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던 국민순자산 증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인 2%대로 떨어져 고금리 속 부동산시장 침체 충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손익, 즉 보유자산의 가치가 변동해 발생한 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거래 외 증감인 명목보유손익은 전년 1357조원 이익에서 지난해 74조원 손실로 전환, 1998년(-140조원)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이 절정에 달했던 2021년에는 자산가격 변동 측면에서 큰 폭(1357조원) 증가했다가 주택가격이 급락한 지난해 급전직하한 것이다.

국민자산은 비금융자산(건설·설비·재고·토지자산, 지식재산생산물 등)과 금융자산(예금·현금·주식·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전체 비금융자산 가격은 0.4% 떨어졌는데, 이는 1998년(-4.1%) 이후 처음이다. 토지자산 가격이 8.1% 증가에서 2.2% 하락으로 전환하고, 건설자산 가격 상승률은 8.2%에서 1.1%로 크게 둔화한 영향이 컸다.

국민순자산 비금융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77.1%에서 75.8%로 낮아졌다. 2012년(74.1%→74.0%) 이후 10년 만의 뒷걸음이다.

금리 상승기를 타고 집값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지난해 전체 주택 시가총액(주거용 건물+주거용 건물 부속토지)이 6209조원으로 1년 새 5.2%(343조원)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5%대 감소 폭은 주택시총 개념이 도입된 1995년 이후 역대로  가장 큰 수준이다.

주택시총이 감소한 것도 1997년 970조원에서 이듬해 937조원으로 3.3%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주택시총 증가 폭은 2002~2007년 두 자릿수(12~16%대)를 유지하다가 둔화해 2012년 2.5%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2020년(14.5%), 2021년(13.4%)로 회복한 뒤 지난해 하락 전환했다.

이에 따라 주택시총의 GDP 대비 배율도 전년 3.1배에서 2.9배로 떨어졌다. 토지자산의 GDP 대비 배율도 같은 기간 5.1배에서 4.9배로 낮아졌다.

토지자산 추이와 가계 부분 순자산 구성 분포 [자료=통계청 제공]
토지자산 추이와 가계 부분 순자산 구성 분포 [자료=통계청 제공]

주택가격 하강기에 가계 순자산도 쪼그라들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1237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2.8%(318조원) 줄었는데, 2008년 제도부문별 순자산 편제가 시작된 이후 첫 하락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 구성비는 주택 51.0%(5728조원), 주택 외 부동산 23.6%(2651조원), 현금·예금 20.4%(2290조원), 보험 등 13.8%(1545조원), 지분증권 등 8.7%(982조원) 순이다. 자산 종류별로는 1년 새 주식 등 금융순자산(-15조원)보다 주택자산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304조원) 감소 폭이 컸다. 가계의 순자산 대비 부동산 비중도 전년 75.2%에서 지난해 74.6%로 낮아졌다.

국민대차대조표 통계에서는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 않기 때문에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을 추계 가구 수(2158만가구)로 나눠보면 가구당 순자산을 추정할 수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5억2071만원으로 1년 전보다 4.1%(2230만원) 줄어들었다.

일반정부의 순자산(5242조원)은 2.6% 늘었고, 금융법인(509조원)과 비금융법인(3392조원)도 순자산이 각각 4.5%, 21.6% 증가했다.

결국 국부를 쌓아 올리는 경제주체 중에서 가계만이 거래절벽 속에 속절없이 앉아서 감수해야 했던 주택자산가치 하락으로 ‘나홀로 순자산 감소’를 맞은 202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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