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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살리기에 5대 은행 5.4조 동참...무역 대전환기에 부각되는 민간금융 역할론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8.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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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한국 수출이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뒷걸음질 치는 기간 수출기업들의 금융 애로는 갈수록 커졌다. 한국무역협회가 50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금융애로 실태 설문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자금사정이 악화하고 있다는 응답은 65.6%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1차 조사에서 45.6%를 기록했던 ‘악화’ 응답률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동결기조로 돌아선 직후인 지난 3월 2차 조사의 59.8%를 거쳐 하반기 첫달 더 높아진 것이다. 

세 차례 조사에서 꼽힌 1순위 악화 원인은 ‘원·부자재 가격상승’(87.0%)→‘금리인상’(55.3%)→‘매출부진’(63.3%)으로 자리바꿈 했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 수출 감소세의 꼬리가 길어지면서 매출 부진으로 수출기업의 경영 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수출금융 종합지원방안 간담회 기념사진. 윗줄 왼쪽부터 변태섭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정책실장. 아랫줄 왼쪽부터 고병일 광주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강신숙 수협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황병우 대구은행장, 예경탁 경남은행장. [사진=은행연합회 제공]
16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수출금융 종합지원방안 간담회 기념사진. 윗줄 왼쪽부터 변태섭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 윤희성 수출입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정책실장. 아랫줄 왼쪽부터 고병일 광주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강신숙 수협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황병우 대구은행장, 예경탁 경남은행장. [사진=은행연합회 제공]

글로벌 고금리 기조도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구매력 하락과 세계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깊어지면서 수출 개선 전망이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라 수출기업의 금융 애로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출비중이 74%를 차지할 정도로 중간재 중심으로 수출이 주도돼온 우리나라는 특히 세계 무역구조의 재편으로 타격이 큰 편이다.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 블록화가 진행되면서 세계화의 퇴조를 부르는 글로벌 산업·무역구조의 급변으로 우리 수출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변곡점을 맞는 분위기다.

어려움에 빠진 수출기업 살리기에 민간 금융의 역할론이 부각되는 지점이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전세계 산업·무역의 대전환기에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일반적 자금을 공급해주는 것으로 한계가 있다”고 진단하면서 정책금융기관과 은행권 등 민·관이 합심해 새로운 수출판로 개척 등을 돕는 수출금융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유관기관·은행권과 간담회를 갖고 수출 부진 타개를 위해 23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자금을 공급하는 '수출금융 종합지원방안'을 관계기관 합동으로 발표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글로벌 경기 둔화, 고금리 등으로 금융 애로에 빠져 있는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5조4000억원 규모의 자체 우대상품을 내놓은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수출전선의 위기 극복을 위한 은행산업의 역할론이 현실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원 방안은 정부가 기존에 8대 주력산업과 12대 신수출 동력 확충에 41조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키로 한 데서 나아가 어려운 수출환경을 극복하고 핵심 수출전략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18조7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추가 공급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추가 자금은 신규 수출 판로 개척 지원(4조1000억원+알파), 수출전략산업 경쟁력 강화(18조6000억원), 우수 수출기업 애로 해소(무역금융 지원) 등 세 갈래 정책방향으로 공급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번에 마련한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은 총 23조원 규모의 자금을 적재적소에 공급함으로써 우리 수출을 다시 한번 도약시키는 것"이라며 "특히 은행들이 적극 동참하고 중견기업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해 지원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은 수출경쟁력 강화와 수출기업 애로 해소를 위한 지원에 동참한다.

5대 은행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에 특별출연하거나 자체 여력을 활용해 5조4000억원 규모의 자체 상품을 마련했다. 대출금리는 최대 1.5%포인트(p)까지, 보증료는 0.8%p까지 우대한다. 또한 완전보증 상품, 만기 자동연장 상품을 공급하고, 수출 준비중인 기업 또는 리쇼어링(해외서 국내로 복귀) 기업까지 우대대상을 확대하는 것으로 하반기에 반등하는 ‘상저하고’의 수출 회복 경로에 힘을 보태게 된다.

KB국민은행은 8600억원을 추가로 공급한다. 기존 상품 대상 기업인 수출중소기업·해외진출기업에 ‘잠재 수출기업’을 추가했다. 보증비율 100%의 완전 보증 상품도 신설해 5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9000억원을 추가 공급하는데, ‘수출준비기업’,‘해외공동프로젝트 참여예정기업’을 지원대상에 보탰다. 신한플러스 무역금융 공급규모를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렸다. 금리는 최대 0.3%p 내렸고, 만기 자동연장(최장 180일) 등 혜택이 부가됐다.

우리은행은 1조5000억원을 추가 공급한다. 금리를 최대 1.5%p 내리고 대출한도를 시설소요자금 대비 최대 85%까지 늘리는 수출유망기업 우대대출(6000억원), 보증비율 100%(3년)에 보증료를 최대 0.2%p 차감(3년)하는 전략품목 수출기업 특별협약보증(2000억원)을 신설했다. 하나은행도 1조5000억원을 추가 공급하는데, 3개 기존 상품을 확대 개편해 금리는 최대 1.0%p, 보증료는 0.8%p 인하한다. 수출중소기업 금융지원협약보증의 경우 운전자금,수입신용장 개설 지급보증 외에 무신용장 방식 수출환어음 매입 지급보증까지 대상자금을 확대한다. NH농협은행은 핵심전력산업 영위기업 협약보증을 확대해 6000억원 추가 공급 규모를 확보했다. 최대 금리를 1.5%p까지 우대하며, 리쇼어링 기업까지 포함해 대상 범위를 넓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수출기업들은 5대 은행 우대상품으로 연간 500억원 수준의 이자·보증료를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주요 내용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주요 내용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정부가 인정하는 2500여개의 우수 중소·중견수출기업들이 수출 활동에 필요한 무역금융을 이용할 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방안에도 은행권의 역할이 커진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 속에 수출환어음 할인율이 급등해 수출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이 자체적으로 수출환어음을 매입하는 경우 할인율을 최대 1.5%p 인하한다. 중간재 조달 수출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수입신용장 발급수수료는 최대 0.7%p 낮추고, 만기는 최장 1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한 수출기업들이 환변동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선물환 계약시 수수료를 최대 90% 우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책금융기관이 전면에 나선 기존 지원책과 달리 역대급 수출 침체기에 시중은행들이 적극 동참해 금리는 낮추고 한도는 늘리면서 마련된 민관 합동 수출금융 지원책인 만큼 은행권의 역할은 상생금융을 넘어 수출금융으로 넓혀지고 있다. 리스크 대응에서 위기 극복으로 확장되면서 은행의 사회기여도 부각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 은행들이 작년 말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자금지원을 통해 시장안정에 기여해 줬고 취약계층 지원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해 줬다”며 “이번 수출금융 지원도 의미있는 사회기여일 뿐만 아니라, 은행산업의 미래 성장을 위한 고객기반 확보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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