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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따라잡기] 아직은 요원한 코로나19 '엔데믹'

  • Editor. 최문열
  • 입력 2022.02.04 13: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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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변이종인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업고 확산속도를 급격히 높이기 시작했다. 4일 0시 기준 일일 확진자 수는 2만7443명을 기록했다. 하루 전보다 늘어난 숫자가 4536명이나 된다. 일일 확진자 수 2만명대 기록은 사흘째 이어졌다.

전문가들이 대체로 예상하는 정점은 10만명 남짓 선이다. 가천대 의대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문가 대부분이 10만 이상을 예상한다면서도 예방접종 확대와 중증화율 저하로 인해 중환자수가 빠르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정점이 언제일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갈리지만 2월말을 거론하는 의견이 많다.

코로나19 규제 완화 속 마스크 없이 출근하는 영국인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규제 완화 속 마스크 없이 출근하는 영국인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일상 회복을 조심스럽게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한때 100만명을 넘어갔던 일일 확진자 수가 최근 40만명대로 떨어졌다.

확진자 감소 속도도 비교적 빨라 ‘엔데믹’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엔데믹이란 감염병이 상시 확산을 멈춘 뒤 주기적 유행 단계에 돌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독감 등처럼 때가 되면 나타나 유행했다가 사라지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 엔데믹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말라리아 같은 풍토병으로 되기엔 코로나19의 상시 전염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게 그 이유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생물학 전공 레이나 매킨타이어 교수는 코로나19의 경우 변이가 계속 등장하면서 전염병 파동을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설이 분분한 가운데서도 한 가지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것이 치명률 저하다. 현재 코로나19의 주류로 자리잡은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인체 감염시 치명률이 독감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국내에서 집계된 각각의 치명률은 오미크론이 0.16%, 독감이 0.1%다. 또 하나 고무적인 사실은 앞으로 코로나19 변이종이 추가로 나오더라도 치명률은 점점 더 낮아지리란 전망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감염병 바이러스 변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전염력이 갈수록 강해진다는 점이다.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된 이후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1만명을 돌파(1만3009명)했고, 그 뒤 불과 1주일 만에 2만명대로 올라갔다. 현재 코로나19 전염력은 독감을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과 치명률 모두에서 독감을 능가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코로나19는 전염력과 치명률 양면에서 조만간 독감과 비슷한 수준의 위험도를 지니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코로나19에 대한 방역대책에도 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독감에 대해서는 방역 당국이 일일 확진자 수를 집계하지 않는다. 의료기관을 찾는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독감) 의심환자 수가 몇 명인지를 집계해 ‘의사환자 분율’이란 지표를 산출할 뿐이다. 이 수가 일정 선을 넘어갈 경우 ‘독감 주의보’ 등을 발령하게 된다.

주의보 발령 기준은 해마다 따로 정해진다. 올겨울(2021~2022절기)의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은 의사환자 분율 5.8명이다. 최근 이 지표는 3명 이내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지난 겨울처럼 올겨울에도 독감주의보가 발령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근 몇 년 간의 독감 환자수 감소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사람들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을 철저히 하고 있는 데 따라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일일 확진자 수를 집계해 발표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럴 시점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파력과 치명률이 여전히 높을 뿐 아니라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널리 확보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엔데믹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정점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전파 속도도 당국의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오미크론이 지배종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닷새간의 설연휴를 이제 막 끝낸 시점이라 확진자 수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섣불리 예측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이달 말이면 최대 5만2200명에 이를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그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지면 그 높이도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다수 전문가가 정점 수준을 10만명 이상으로 잡는 것도 그와 무관치 않다.

다급해진 보건 당국은 지난 3일부터 코로나19 검사 시스템을 선별검사소와 동네병·의원 검사 등으로 이원화하고 PCR(유전자증폭)검사 대상을 60세 이상 등으로 제한했다. 급격한 감염 확산세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새로운 검사 시스템을 적용하다 보니 실제로 참여한 동네병·의원 숫자가 적고 PCR진단키트 공급마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큰 혼란이 빚어졌다.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일일 확진자가 5만명 플러스 알파에 이를 때까지는 우리의 의료시스템이 정상 작동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같은 판단은 당국이 지정한 1000여곳의 동네병·의원이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에 정상적으로 참여하고 진단키트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때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 때가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 새로운 검사 시스템 적용 첫날인 3일 코로나19 검사에 실제로 참여한 동네병·의원은 200여곳에 불과했고, 곳곳에서 진단키트 부족으로 검사 차질이 빚어졌다. 

발행인 최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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