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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돌이] 유이, 이영지 너만 바디프로필 찍니, 우리도 찍는다… 그러나?(下)

  • Editor. 정태겸 객원기자
  • 입력 2022.02.28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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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 미디어채널을 통해 엉덩이 기억 상실증과 근감소증 등 근력 운동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다양한 방송채널은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등을 가리지 않고 스포츠예능을 선보이며 인간의 운동 DNA와 도전 정신을 일깨우며 고취하고 있다. 또 유이와 래퍼 이영지 그리고 홍석천 등 연예인들은 보란 듯이 바디프로필을 찍어 이목을 잡아끌고 있다.

유이는 지난해 4월 tvN '온앤오프'에서 바디프로필에 도전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당시 유이 체지방률은 26%에서 18%로 무려 8% 감소했다.

“바디프로필을 찍은 이유는 날 바꿔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복근의 중요성보다는 예쁘고 건강한 몸이 좋다.”(유이)

[이미지 = 유이 인스타그램 캡처]
[이미지 = 유이 인스타그램 캡처]

홍석천은 지난해 12월 바디프로필을 촬영하고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가 진행하는 콘텐츠 '프로틴스 101'를 통해 체중을 감량한 바 있다.

“52살 앞두고 101일 동안 꼭 다이어트 성공하자. 멋지게 10년 전 몸으로 돌아가자 목표로 도전했는데. 78kg에서 67kg까지 뱃살 다이어트 성공했다.”(홍석천)

지난 2019년 Mnet '고등래퍼3'에서 우승한 래퍼 이영지가 최근 13㎏ 감량에 성공하면 바디프로필을 찍어 공개하는 등 연예인 가운데 바디프로필을 찍은 이들은 마마무 솔라, 방송인 이세영과 장영란, '미수다' 출신 방송인 아베 포피엘 등 부지기수다.

연예인 바디프로필 열풍은 고스란히 일반인에게도 옮겨 붙었다. 그러면서 바디프로필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현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들어보자.

[사진 = 홍석천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 홍석천 인스타그램 캡처]

# 직장인 김근우씨

30대 직장인 김근우씨(남·가명)는 올해 6월 바디프로필 촬영을 목표로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바디프로필 촬영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신체 변화를 보다 보니 내심 욕심이 생겨 바디프로필을 목표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근우 씨는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지만, 운동을 하는 만큼 신체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조금만 더 하면 나도 바디프로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앞으로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할 텐데 바디프로필을 계기로 체지방을 한번 빼고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직장인 양희선씨

20대 직장인 양희선씨(여·가명)는 작년 말 처음으로 바디프로필을 촬영했다. 운동이라고는 전혀 하지 않고 살다가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하면서 ‘확찐자’(살이 확 찐 자를 의미)가 되고 난 이후 운동의 필요성을 느꼈다. PT를 받으며 원래 운동을 하지 않던 몸이라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또 운동을 하지 않던 몸이라 신체의 변화가 더 빠르게 이뤄졌다. 결국 트레이너의 권유에 힘입어 바디프로필 촬영을 하게 됐다.

양희선 씨는 “앞으로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있을지 모르고, 조금이라도 신체 변화가 쉬운 어린 나이에 바디프로필을 찍어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력을 통해 예쁜 몸을 사진으로 남긴 건 너무 만족스럽지만, 마지막 한 달은 고구마와 닭가슴살만 먹어 너무 힘들었다. 다시는 못할 것 같다. 또 급격하게 체지방을 빼면서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져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 바디프로필 열풍, SNS가 끌고 코로나19가 밀었다.

바디프로필, 일명 ‘바프’의 시작점은 연예계다. 2019년도 많은 스타들이 바디프로필에 도전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최고의 컷을 남기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이 영상에 담기고, 멋지게 찍은 화보가 극적으로 공개되는 식이다.

여기에 코로나19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홈 트레이닝이나 헬스장을 찾는 이가 많아졌다. 여기에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가 흔쾌히 동참했다. SNS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며,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데 아까지 않는 MZ세대의 특성도 유행을 더 이끌었다. 처음에는 건강관리 차원에서 운동을 시작 하더라도, 일종의 자기관리의 완성품으로 바디프로필이라는 목표를 향해 운동을 전념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덤벨 좀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친숙한 단어가 됐다. 가히 ‘바디프로필 열풍’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검색데이터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따르면 올해 1월 네이버 ‘바디프로필’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0% 증가했다. SNS 인스타그램에서 ‘바디프로필’을 태그한 게시물은 300만 건이 넘는다.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 화면 캡처]

■ 바디프로필 A to Z

바디 프로필은 말 그대로 신체를 촬영한 사진이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위해선 2~3개월 동안 체지방률 최소화, 근육량 최대화를 목표로 나트륨, 지방, 탄수화물 섭취를 엄격히 제한한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위해 남자의 경우 체지방량을 10% 밑으로 빼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강도 운동으로 멋진 몸매를 만든 후, 전문 사진 스튜디오에서 의상·헤어·메이크업 콘셉트까지 상담하고 촬영을 진행한다. 마지막 3일 정도는 수분 섭취량까지 최소화 하기도 한다.

바디프로필 촬영은 상당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꾸준한 운동은 기본이고 학업이나 직장 생활을 하며 식습관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바디프로필 촬영에 들어가는 스튜디오 비용은 30만원부터 시작이고, 바디프로필을 위해 일정 기간 동안 트레이너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자 PT를 끊어야 한다. PT를 받는 것만으로도 통상적으로 100만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 여기에 사진을 받기 위한 메이크업, 왁싱, 태닝 비용 등이 추가되면 수백만 원을 훌쩍 넘는 것은 예삿일이다.

또한 단순히 운동으로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닌, 멋들어진 포징연습도 필요하다. 인스타그램에 수많은 예시가 있으니, 검색 등을 통해 피트니스 모델 등의 바디프로필을 참고하여 연습하면 된다. PT를 끊으면 가르쳐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도전하는 것은 인생에서 한 번쯤 멋진 몸만들기에 도전하고 그 결과물을 기록해 두고 싶다는 이유가 크다.

“세상사 일, 연애, 인간관계, 돈,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지만 내 몸만큼은 내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다”(모델 한혜진).

몸은 노력해 공 들인 만큼 나타난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낙담한 그들이 몸에 집중하는 것이 또 다른 돌파구 찾기의 일환은 아닌지 곱씹어볼 대목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 바디프로필, 그 부작용은?

“왜 인생을 사진 한 장에 거냐. 인생을 사진에 걸면 안 된다. 인생은 끊기지 않는 동영상이다. 바디프로필을 향한 도전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다만 아름다운 순간만을 위한 무리한 과정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몸짱 연예인으로 유명한 김종국이 한 말이다.

바디 프로필은 원래 보디빌딩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전문가가 자신의 몸을 기념 내지는 확인하는 용도로 시작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반인이 무리하게 단기간에 몸을 만들다가 각종 부상이나 심지어는 정신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체지방량이 줄어들수록 근육의 선명도는 높아지기 때문에 바디프로필 촬영까지 2~3개월간 음식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보디빌딩 선수들이 경기 출전을 앞두고 단기간에 체지방을 감량하는 방법과 비슷한데, 이런 경우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체력저하부터 만성피로, 위장장애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바디프로필 촬영이 끝나면 목적의식을 상실해 몸을 그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요요가 오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바디프로필 촬영을 위해 일정 기간 식단을 제한한 만큼, 보상심리가 발동해 바디프로필을 찍기 전보다 더 살이 찐 몸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30대 직장인 김지은씨(여·가명)는 “남들이 SNS에 찍어 올린 바디프로필을 보고 멋있어서 따라했는데, 찍고 난 후 건강악화부터 요요까지 부작용이 훨씬 크게 왔다. 또 바디프로필을 찍느라 들인 노력과 비용을 생각해보면 찍은 것이 후회된다. 멋진 몸을 만든 건 분명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이것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행복이 너무 컸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며 가장 흔하게 겪는 문제가 생리불순이다. 여성 호르몬은 체지방률이 22~30%일 때 가장 잘 만들어지며, 20~22% 이하로 떨어지면 생리불순, 무월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방 섭취를 절반으로 줄일 때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가 약 20%씩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트레이너는 “건강하기 위해 운동을 하다가, 도리어 운동으로 건강을 망칠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또 SNS에 올라온 바디프로필 사진 중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의 몸을 보고 있자면 스테로이드 없이 단기간에 저런 몸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지 다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바디프로필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군인들이 SNS에 군복을 입은 채 바디프로필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군복을 몸매 자랑에 이용하는 장교와 부사관들을 보는 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자신의 몸을 자랑하는 수단으로 군복을 이용하는 행위는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군인의 복장과 착용에 대한 사항은 대통령령인 ‘군인복제령’과 국방부령인 ‘부대관리훈령’에 군인의 품위를 유지하도록 명시돼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 화면 캡처]

■ 바디프로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려면?

바디프로필을 부작용 없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다. 먼저 적절한 영양섭취를 병행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섭취 칼로리를 줄일 경우 면역저하부터 만성피로 등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탈모 원인이기도 하다.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헬린이라면 단 기간 내에 바디프로필을 목표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극단적인 신체 변화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달에 체중의 5% 내외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다. 통상적으로 한 달에 2~3kg정도의 감량을 추천한다. 일반인이라면 체지방량은 남성의 경우 8~10%, 여성의 경우 12~15%정도로 내리는 것이 건강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선이다.

헬스 유튜버 김계란은 “운동을 한 후 너무 힘들고 피곤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간다면 운동 프로그램이 과하지 않은지 돌이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디프로필에 임하는 자세다. 한 번의 일회성 바디프로필 대신 운동과 식단을 꾸준히 습관화하고, 그 과정에서 몸이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간다면 바디프로필은 자신 스스로의 몸을 사랑하는, 인생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

 

■ 글쓴이는? - 최근 들어 다시 운동을 시작했고, 이후 운동의 목표를 만들고자 바디프로필을 준비 중인 30대 직장인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몸을 만들기 어렵다는 생각에 가장 젊은 지금이야 말로 바디프로필의 적기라고 생각하지만, 하루에 헬스 관련 유튜브 영상은 두 시간 보면서 운동은 한 시간 하고 있다.

■ 취재후기 – 생각보다 바디프로필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놀랐다. 그러다 문득 운동을 위해 바디프로필을 찍으려 했는데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운동을 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 빠진 것이 아닐까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또한 식단관리의 고통을 전해 들으며 결국 “바디프로필 보다는 꾸준하게 하는 운동이 중요하지. 바디프로필은 천천히 찍자”라는 합리화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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