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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부터 드러켄밀러까지,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은 정해진 사실?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2.06.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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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금리를 더 과감하게 올려야 한다며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월가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드러켄밀러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해 눈길을 끈다.

스위스바젤의 BIS본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바젤의 BIS본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BIS, 각국 중앙은행에 빠른 행동 촉구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BIS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2 연례보고서'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지 않으면 1970년대식 인플레이션 악순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IS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협력을 증진하고 자기자본비율 등 국제기준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BIS가 1985년부터 2018년 사이 35개국을 분석한 결과, 물가오름세가 높고 실질 금리가 낮을 경우 기준금리 인상 기간에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인 현시점에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섰다.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 스위스, 노르웨이 등도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았다.

그러나 이처럼 명목 기준금리를 급속하게 올렸음에도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여전히 0%를 밑돌고 있다.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소비나 투자가 늘어나 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없다. 1970년대에도 실질 정책금리가 제로(0)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BIS는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속도로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한다는 것은 실질금리의 하락을 의미한다”며 “실질금리가 낮으면 인플레이션 위험을 억제하기 어렵다. 지난 1년 동안 부풀려진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하면 수요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선 실질 정책금리를 상당히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BIS가 이처럼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치솟는 물가를 방치하다가는 경기에 오랫동안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고인플레이션 환경이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물가가 장기화되면 구매력을 상실한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8.6%, 유럽연합(EU)과 영국은 각각 8.1%, 9.1%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역시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5.4% 상승했다. 이러한 물가 상승률은 미국과 영국에서는 각각 41년, 40년만이며, EU의 경우도 EU 결성 이후 최고치다. 우리나라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소비자물가도 향후 천정부지로 치솟을 위험이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1300원을 돌파했는데, 이것이 수입원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금 5%대 물가상승률이 6월 또는 7~8월에는 6%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 물가상승이 해외발 요인이라서 상당기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월가의 헤지펀드 매니저 드러켄밀러 [사진=연합뉴스]

■ 심각한 인플레이션,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은 정해진 사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대표적인 수단은 단연 금리인상이다. BIS가 각국 중앙은행에 금리인상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를 급격하게 올릴 경우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도 있어 중앙은행들로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평이다.

하지만 월가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드러켄밀러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경기침체는 불가피할 것이라 이야기했다.

드러켄밀러는 한때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를 운용했으며 1992년 파운드화 하락에 베팅해 100억달러를 버는 데 일조하면서 큰 명성을 얻었다. 현재 101억 달러(13조원)의 자산을 가지고 패밀리 오피스를 운영 중인 그는 30년 연평균 수익률 30%를 달성하며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드러켄밀러는 이미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오고 있고, 통화정책은 과하며, 시장자산은 버블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9일 CNBC방송에 따르면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 창업자인 드러켄밀러는 2022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준은 너무 늦게 인플레이션 대응을 한 것에 큰 댓가를 치를 것”이라며 “최근 10~11년 간 통화정책은 말도 안 되게 완화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생긴 부채를 6개월 만에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러켄밀러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5% 이상이면 기준금리를 인플레이션 위로 올리지 않는 이상 물가를 잡을 수 없고 ▲인플레이션이 5% 이상일 때 경기침체 없이 물가가 내려온 적은 없다.

그의 논조대로라면 미국 CPI가 8.6%까지 나온 지금, 기준 금리를 9%에 육박하게 올려야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1.75%인 만큼 금리를 지금보다 5배 이상 올려야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이름을 떨친 폴 볼커 12대 연준 의장은 8년간 의장직을 연임하며 기준금리를 연 20%대까지 끌어올리는 정책을 펼쳤다. 특히 1970년대 초반과 후반 1·2차 오일쇼크로 찾아온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물가가 급등하자 취임 2개월 만인 1978년 10월, 긴급 FOMC 회의를 통해 단번에 4%포인트를 올리는(11.5% →15.5%)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드러켄밀러도 이는 비현실적인 수치라는 것을 인정했다. 드러켄 밀러는 “자산시장과 버블 경제에 미치는 피해 때문에 현실적으로 그렇게는 올리지 못할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8%까지 오를 경우 미국 경제의 파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는 조금 다를 것 같고, 8%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이 내려올 것 같긴 하다”며 “하지만 두 번째 통계적 사실은 맞을것 같다. 2023년에는 경기침체가 꽤 금방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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