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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열대야와 집중호우, '대멸종'까지 남은 온도 6℃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06.2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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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6월부터 열대야라니. 전기세 아까워도 더워서 잠을 못 자니까 결국 냉방을 안 할 수가 없더라.”

평소 더위를 많이 타는 지인 A씨의 하소연이 남 말 같지 않았다. 보통 7월에 접어들어야 열대야 걱정을 하지 않았던가? 처음 겪는 6월의 열대야는 당혹스러울 따름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하순의 밤 기온이 25를 넘긴 것은 1904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118년 만에 처음이다. 그 이유는 남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서쪽의 저기압이 거대한 펌프처럼 열기와 습기를 끌어올려 뜨겁고 습한 남서풍을 유발한 데 있다. 또 서해의 수온이 높아져 많은 수증기가 유입된 원인도 있다.

열대야의 주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열대야의 주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 최저기온 경신 주기도 빨라졌다. 29일 강릉은 일 최저기온 30를 넘기며 6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대구도 일 최저기온 27.8를 넘기며 6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심지어 경북 의성군과 봉화군의 일 최저기온은 각각 26.8와 24.3로 6월뿐 아니라 1년 일 최저기온 최고치에 오르기도 했다. 또 이는 관측 이래 최고치이기도 하다.

문제는 여름 더위뿐만 아니라 국지성 집중호우도 증가 추세라는 것이다. 국지성 집중호우란 시간당 최고 80㎜ 이상의 비가 단시간에 직경 5km의 좁은 지역에 쏟아지는 폭우를 말한다. 일반적인 장마처럼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많은 비가 내리는 대신, 좁고 짙은 비구름이 특정 지역에 양동이로 퍼붓듯 많은 비를 뿌리는 게 특징이다. 그 결과 산사태와 침수 등으로 인해 농작물, 인명,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보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기후 변화에 따른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인도의 경우 120년 만의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 뉴델리는 이미 4~5월 한낮 기온이 40를 넘겼다. 이로 인해 날아다니는 새들이 심각한 탈수로 추락해 날개가 부러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밀 생산량 감소까지 예상돼 전 세계 밀 가격이 급등하는 결과까지 낳았다.

결국 여름철 이상기후는 지구온난화로 촉발돼 매년 그 심각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평이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온실가스 농도가 커질수록 지속적인 이상기후 현상은 불가피하다.

기상청은 고탄소 시나리오가 지속될수록 고온 현상, 강수량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기상청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평가보고서' 캡처]
기상청은 고탄소 시나리오가 지속될수록 고온 현상, 강수량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기상청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평가보고서' 캡처]

이 같은 심각성을 인지해 이미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를 통해 '저탄소 시나리오'와 '고탄소 시나리오' 2개 시나리오에 대한 우리나라 6개 권역별 기후변화 전망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저탄소 시나리오는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경우를 뜻하며, 고탄소 시나리오는 현재와 유사하거나 좀 더 높은 탄소 배출량이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국내 모든 지역에서 지금보다 극한 고온현상이 더 자주 발생하고, 특히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그 증가 추세가 확연해질 것으로 추정됐다. 이로 인해 이번 세기 후반부로 갈수록 모든 권역에서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강수량 증가폭이 커지면서 제주권 일 최대 강수량이 현재 대비 56%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IPCC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 격차가 더욱 커지는 이번 세기 후반부에서의 온난화 추세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더욱 강화되는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보다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지난 14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재난 및 인명 피해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하천 홍수 발생과 관련된 유역별 극한 강수량의 미래변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도 저탄소 시나리오와 고탄소 시나리오로 구분해 그 수치를 예측했다.

먼저 온실가스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100년에 한 번 나타나는 극한 강수량이 이번 세기 전반부인 2040년까지는 29%, 중반부인 2060년까지는 46%, 후반부인 2100년까지는 5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후반기로 갈수록 극한 강수량이 '한강 동해 권역(강원 영동)'은 73%, '낙동강 동해 권역(영남 동해안)'은 69%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화석연료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극한 강수량이 전반기와 중반기에 각각 31%, 후반기에 2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기후위기 사태의 심각성이 커짐에 따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으로,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된 지 오래다.

극단적 이상기후를 극복하기 위해서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 실현은 매우 중요하다. [사진출처=픽사베이]
극단적 이상기후를 극복하기 위해서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 실현은 매우 중요하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국제탄소시장 활용과 같은 기업 및 공공분야에서의 노력뿐 아니라, 개인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에너지 절약, 친환경 제품 사용, 폐기물 재활용, 나무 심기 등 일상 속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적인 환경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는 그의 저서 ‘6도의 멸종’에서 지구 온도가 늘어날 때마다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 오르면, 가뭄이 곳곳에서 지속되고 킬리만자로의 만년빙이 사라진다. 지구 온도가 2 오르면,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흡수돼 바다생물이 죽어가고,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해 해안가 도시들이 가라앉게 된다.

지구 온도가 3 오르면,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로 많은 사람들이 기근으로 사망하게 되며, 지구 온도가 4 오르면 남극의 빙하가 붕괴되고 지중해는 살인적인 폭염과 가뭄을 겪게 된다. 지구 온도가 5 오르면, 잦은 재난으로 자본시장이 붕괴되고 거주 가능 지역으로 피난민이 몰려 갈등이 격화된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의 온도가 6 오르면, '모든 생물체의 대멸종'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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