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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역대 최대' 하락...통화당국 수장 진단대로라면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10.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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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잇따른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주택매매 빙하기를 맞으면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불과 두 달 동안 5% 이상 빠질 정도로 가파르게 하강 곡선을 그렸다.

한국은행의 정책금리가 올해 들어 2%포인트나 뛰며 이달 3%에 달한 금리 인상기에 전국 아파트 실거래지수는 1~8월 누적 하락 폭이 5%대까지 커졌다.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는 시장에서 거래돼 실제 신고된 아파트의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파악·작성해 비교적 정교한 주택통계로 평가받기 때문에 이따금 호가가 많이 떨어진 급매물만 거래되는 시장 상황이 여실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누적 실거래가지수 하락률이 1∼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18일 급매물이 공지된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소.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 아파트 누적 실거래가지수 하락률이 1∼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18일 급매물이 공지된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소. [사진=연합뉴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2.56% 떨어져 두 달 연속 지수 하락세를 이어졌다. 3.94% 하락했던 지난 7월에 비해 낙폭은 다소 둔화했지만 두 달간 하락률은 6.50%로 단기간 급락세는 세계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2008년 11월(-6.27%), 12월(-6.15%) 이후 역대급 낙폭이다.

올해 누적된 하락폭은 사상 최대치다. 1~8월 누적 하락률은 -6.63%로, 부동산원이 2006년 실거래가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의 권역별 실거래가지수는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이 -3.16%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영등포·양천·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2.80%),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으로 대변되는 동북권(-2.41%),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포진한 서북권(-1.66%)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서울과 비슷한 수준인 2.53% 떨어졌지만 1∼8월 누적 하락률은 -7.65%로 서울보다 1%포인트가량 컸다. 수도권의 8월 하락 폭은 지방의 하락률(-1.14%)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수도권 역시 8월까지 누계치로는 2010년 하락 폭(-6.06%)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치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1.88% 내려 올해 누적 하락률은 -5.16%에 달했다. 1~8월 누적치로는 종전 최대 하락 폭(2010년 -1.71%)을 역시 12년 만에 크게 상회했다. 이는 연간 변동률로도 2008년(-4.01%)보다 큰 하락 폭이다.

급매물만 간간이 소화되는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은 전날 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값이 1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서울 주택(아파트·단독·연립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49% 떨어졌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급락한 2009년 1월(-0.55%)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이 8월 -0.45%에서 지난달 -0.75%로 낙폭을 키우며 약세를 주도했는데, 월간 변동률로 2012년 6월(-0.79%) 이후 10년 만의 최대 하락 폭이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0.64% 하락하며 전월(-0.40%)보다 낙폭이 커졌고, 전국 주택 가격은 0.49% 떨어져 2009년 1월(-0.55%)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17일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 결과 전국 주택시장의 매매 심리는 두 달 연속 하강 국면을 이어갔다. [그래픽=연합뉴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17일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 결과 전국 주택시장의 매매 심리는 두 달 연속 하강 국면을 이어갔다. [그래픽=연합뉴스]

지난 7월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 인상)’을 내디딘 여파로 대출금리 상승 폭이 커지고 연말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통화당국이 글로벌 긴축 기조에 맞춰 지난 12일 다시 빅스텝을 되밟아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의 문을 연 만큼 아파트 실거래지수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실제 거래분으로 전망한 9월 서울·전국 실거래가 잠정지수도 1% 이상의 하락 폭을 나타내고 있다.

실거래가의 하락세는 통화당국 수장이 진단한 대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석 달 만에 다시 빅스텝을 단행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은 1~8월 실거래가 기준 3~4% 떨어진 것으로 파악한다”며 “금리가 더 올랐기에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책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더 오를 수밖에 없기에 실거래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빚을 내서 부동산을 사신 많은 국민이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금리 인상을 통해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고 가계부채 증가율도 조정되는 것이 고통스러운 면이 있어 죄송스럽지만 거시경제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5%대의 고물가 잡기를 위한 지속적인 통화정책 대응에 이해를 당부한 바 있다.  

한은은 11월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폭과 속도를 주시한 뒤 올해 마지막 회의가 열리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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