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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5월이라면 모르되...실내마스크 '해제 신중모드' 배경은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10.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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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5월이라면 하겠지만 지금은 한겨울의 중심으로 진입하는 단계다. 3개월만 참아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인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과학적인 근거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실내 마스크 해제의 시기상조론을 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회 종합감사에서 ’많은 나라가 의료기관을 출입할 때나 대중교통, 사회복지시설 등 장소를 구분해서 의무화하고 있는 사례를 고려해 저희도 적극 검토해나가도록 하겠다"며 코로나19 방역의 마지막 빗장인 실내 마스크 의무화의 조기 해제 가능성을 높인 데 대해 나흘 만에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정 위원장은 2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통해 "마스크를 벗는 순간 감염이 증가하기 마련"이라며 "한 3개월만 참으시면 실내 마스크에 대해서는 크게 스트레스를 안 받으셔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중교통이나 의료기관 등 시설은 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종식이 선언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실내 마스크를 안전하게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7차 유행이 예상되는 올겨울까지는 개인별로 마지막 방어수단인 실내 마스크를 써야 하며, 팬데믹 세 번째 겨울나기 이후 전면적인 의무화 해제에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는 많은 국가에서 실내 마스크까지 벗고 자유롭게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의무화 해제의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은 여러 요인이 있다. 실내 마스크 벗기 현안에 대해 자문위와 복지부, 질병관리청에서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지만 지난달 27일 의무화 해제 조치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실외 마스크 착용률, 선의의 피해자 발생 문제, 겨울 재유행 변수 등을 고려할 때 명쾌한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정 위원장은 "감염이 증가해도 아무도 사망하지 않고 중환자실 문제 없이 치료할 수 있으면 실내 마스크를 벗으라고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게 되면 어린아이나 고령자의 중증·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는 것도 경계했다.

더욱이 때 이르게 찾아든 계절독감과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 2년 만에 다시 유행한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등 각종 감염성 호흡기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겨울 재유행까지 확산하면 의료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소아 의료 대응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실내 마스크 의무화까지 해제된 미국에서 독감유행이 심상치 않은 현재 이같은 다양한 바이러스가 한꺼번에 퍼지는 ‘트리플데믹’이 우려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잦아드는 듯했던 코로나19 감염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유럽 등지에서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날 이탈리아, 일본, 대만 등에서는 하루 신규확진자가 3만명대로 증가했다. 이런 감염병이 각각 떼놓고 보면 심각한 증상을 낳지는 않지만 동시 유행의 경우에는 전체적인 의료시스템이 비상상태에 빠질 수 있다. 정 위원장도 이같은 의료대응의 혼란을 우려해 적어도 석 달은 더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연착륙을 더디게 하는 변이 바이러스 발생도 올겨울 신중모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오미크론 하위 변이만도 300종을 넘은 상태다. 전염력이 높고 면역을 회피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특징을 유지하고 있어 최근 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8파’가 밀려드는 일본처럼 유행의 반복을 불러온다.

이달 누적확진자 수가 2500만명을 돌파한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철로 접어드는 11~12월 7차 유행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7월 초 시작한 여름 재유행의 감소세가 다소 정체돼 있다. 지난 16∼20일 감염재생산지수는 1.09로 9주 만에 1 이상을 기록했다.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한 지표인데,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뜻한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신규 확진자는 나흘째 전주 대비 늘어나면서 지난 1주일 동안 일평균 2만5759명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현재 세계 6위 규모인 누적 확진자 수는 이달 내 전국 주민등록 인구(5163만명)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오는 12월초 7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한 정 위원장은 겨울 유행 시기에 대해 "주간 일평균 2만명선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증가 추세가 보이면 그때 비로소 재유행이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량백신 참여율이 유행 시점과 규모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재유행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로선 올겨울 재유행의 규모와 크기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지만 여름 유행 때보다는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이달 초 질병관리청이 겨울 유행 시기를 오는 12월~내년 3월로 예상한 가운데 다양한 변이 확산으로 재유행 시기가 앞당겨지더라도 실내 마스크 벗기 이슈는 겨울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재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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