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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 뚜렷한 회복세...이번 하락기가 '내집장만' 적기?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3.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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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게 사는 수도권에서 집을 한 채 사려면 10년 동안 월급을 한 푼 안 쓰고 모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23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2 한국의 사회지표’에서 집값 적정성 평가의 잣대로 여겨지는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은 2021년 기준 6.7배로 전년보다 1.2배포인트(p) 늘어났다. 수도권의 배율은 역대 최대치인 10.1배로 1년 새 2.1배p 증가했다. 광역시 등은 7.1배, 도 지역도 4.2배로 각각 1.1배p, 0.3배p 올랐다.

2021년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423.6호로 전년 대비 5.4호 늘어난 반면 주택보급률은 102.2%로 1.4%p 떨어진 가운데 내집 마련의 적절한 기회를 잡는 데는 늘 변수가 많다. 집값이 고공행진할 때는 대출을 받아도 부담이 워낙 커서 선뜻 계약서에 손이 가지 않고, 주택가격 하락세가 길게 이어질 때는 ‘바닥’을 기다리는 심리가 커져 머뭇거리기 십상이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길어진 집값 상승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금리의 벽에 막혀 역대급으로 급락 반전해 부동산 침체로 이어지는 요즘이지만 최근 그 거래절벽을 뚫고 주택 매매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 대응을 위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속도조절로 지난달 멈추면서 대출금리도 속속 내려가고 있는 데다 부동산시장 경착륙 방지를 위한 각종 규제 완화 조치 효과가 조금씩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으면서 매수심리가 차츰 개선되는 흐름이다.

올해 정부가 ‘상저하고(하반기 반등)’의 성장경로를 전망할 정도로 경기 불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집값 하락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상승세 전환 기대심리로 본다면 내집 장만의 적기라는 분석도 힘이 실리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주택시장 전망 및 주택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 5년간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온 주택가격이 경기위축과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는데, 거래량 감소는 2021년 하반기에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한경연은 “과거 정부의 지나친 주택규제에 따라 나타난 공황구매 및 풍선효과와 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주택가격이 사실상 구매 불능한 수준까지 오른 가운데 금리급등과 경기불황의 영향까지 더해지며 주택수요를 급격하게 위축시킨 것이 최근 주택가격 급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격하락이 현실화된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집값 하락률은 전국이 -8.0%, 수도권이 -10.0%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택시장 위축 흐름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짚었다. 최근 실거래가 지수 및 거래량이 서울을 중심으로 소폭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주택시장의 과거 사례를 볼 때, 주택가격 하락폭이 작다고 볼 수는 없지만, 금리인상이 정점에 거의 도달했다는 시장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완화 효과가 가시화되며 주택가격 하락 폭은 당초 예상치보다 줄어든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경연은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 ‘올해 하락, 내년 반등’을 예상했다. 올해 집값이 전국 -3.3%, 수도권 -2.9%, 지방 –4.5%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간 뒤 내년엔 전국 2.5%, 수도권 3%, 지방 1.6% 등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예상대로라면 올해 집값 하락기가 내집 장만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주택가격 수준 평가를 위해 활용하는 ‘Z-스코어 지수‘를 국내에서 산출한 결과 2021년 2분기가 1.5로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주택 매매가격과 임대료, 대출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값 고평가 정도를 보여주는 지수가 이처럼 추세 하락하는 만큼 주택 수요자들의 눈높이도 적절한 수준에서 맞춰질 수 있다. 

시기별 집값 증감과 향후 전망.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시기별 집값 증감과 향후 전망.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고금리 시기에 대출금리가 높을수록 주택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고평가 정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쳐왔지만, 최근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있어 집값 적정성 평가가 조정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청 사회지표에서 집계된 PIR에 지난해 주택가격 하락 변수를 반영한다면 소득 대비 주택 구매력이 개선될 수 있어 매수심리가 더 살아나고 주택시장의 침체 탈출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파트 매수심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20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8로 지난주보다 1.4p 올랐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첫째주(73.0)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65.0로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최근 6주 연속 상승 기울기를 타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낸 것이다.

중개업소 설문을 통해 수요·공급 비중(0~200)을 계량화한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아직은 100에는 크게 못 미쳐 매수세는 약하지만 상승세만큼은 빙하기의 주택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69.3으로 지난주(68.4)보다 0.9p 올랐는데, 5개 권역이 전방위로 상승하면서 3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방도 79.5로 지난주보다 0.5p 오르며 2주째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가 올해 들어 1·3조치 등을 통해 규제지역 해제,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부동산시장 경착륙 방지를 위해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매수심리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택시장 경색으로 쌓이는 미분양이 연착륙을 가로막는 위험요인으로 불안감을 키우는 상황에서 지난 20일부터 기존 분양 단지에도 소급 적용되는 상한 기준 규정의 폐지로 분양가 12억원이 넘는 집을 살 때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분양시장의 숨통도 일부 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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