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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2030 아파트 매수심리와 학습효과로 경계하는 투자변수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5.0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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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현재 20∼30대는 경제생활을 시작한 이후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경험한 적 없었을 것이다. 현재 인플레이션이나 금리가 0∼2%, 3%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머물 것 같다는 가정에서 경제활동을 하기보다는 다른 위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의사결정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이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6.3%까지 치솟은 지난해 7월 한은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밟으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청년세대를 향해 던진 고언이다. 지난해에만 기준금리가 2.0%p가 치솟는 금리 급상승기의 정점에서 그간 집 살 때 빌렸던 이자율이 평생 그 수준으로 갈 것이라는 2030세대 가정법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고금리 시대의 ‘슬기로운 경제생활’을 강조한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를 거치며 예상보다 집값 상승기가 더 길게 이어지는 과정에서 저금리 수혜로 부동산을 자산증식의 으뜸 수단으로 여기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에게 일침을 놓았는데, 이후 기준금리 상승은 혹독한 부동산 시장 한파를 불러왔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면서 수요자들은 기준금리의 파급력이 얼마나 센지를 실로 체감하는 주택시장 빙하기를 맞았다. 올해 정부의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규제 완화책이 펼쳐지면서 집값 하락세가 둔화하고 주택거래도 온기가 도는 상황인데, 이 역시 지난 1월 0.25%p 인상을 끝으로 2,4월 연속 기준금리가 동결(현재 3.5%)된 데 따른 반등세로 분석된다. 7회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4년 만의 최고수준이지만 3개월 넘게 유지되면서 대출금리도 안정세를 찾은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주택가격이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는 침체의 끝이 언제인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국민순자산의 4분의 3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다만 금리 상승이 집값 하락을 부른 학습효과가 컸기에 투자변수로 기준금리에 대한 경계심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업체 직방이 애플리케이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2일까지 모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726명)의 40.8%가 현재 보유한 부동산은 없지만 투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20∼30대 응답자 중 재테크, 투자수단으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은 19.6%에 머물렀지만, 부동산 투자 의향을 밝힌 비율은 절반 이상(54.5%)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투자를 계획한다면 투자 비중을 늘릴 상품으로는 부동산이 39.9%로 예금·적금(19.8%), 주식(16.1%) 등보다 월등히 많았다. 올해 투자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는 '기준금리 변동'이 39.4%로 가장 높았고, 국내 경기 침체(23.3%), 부동산 거래 부진 및 청약시장 위축(12.4%),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2금융권 건전성 악화(7.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직방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개월 연속 동결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설문 결과에서 확인했듯이 올해 투자에 가장 영향이 있는 이슈는 기준금리 변동 여부로 나타났다“며 ”금리 인상이 투자 비용인 대출 이자 부담과 직결되는 만큼 부동산 투자에도 큰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역대로 가장 가파르게 인상됐던 기준금리는 일단 멈춰 섰기에 주택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다시 투자수단으로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올해 투자변수 설문 결과 [자료=직방 제공]
올해 투자변수 설문 결과 [자료=직방 제공]

특히 한동안 주춤하던 2030세대의 주택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대출 규제까지 포함해 각종 부동산 빗장이 풀린 데다 한은의 통화긴축 시계가 멈춰 서면서 젊은층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수세가 살아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원이 지난 3일 공개한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시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 3234건 중 2030세대가 매수한 건수가 1161건(35.9%)으로 집계됐다. 2030세대의 매수 건수는 지난해 11월 227건으로 바닥을 찍은 뒤 12월(298건)부터 지난 1월(358건), 2월(794건), 3월(1161건) 연속 증가했다.

그 비중도 1월 30.8%, 2월 34.7%에 이어 3개월 연속 30%대에서 증가 기울기가  커졌다. 2021년 9월 44.8%까지 치솟았던 2030세대의 매수 비중은 지난해 6월에는 24.8%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의 경우 2030세대의 매수 비중은 지난 3월 31.4%를 기록했다. 전월(31.9%)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30%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허용되고, 새해 들어서는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특례보금자리론이 도입되고,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규제지역과 무관하게 주담대비율(LTV)이 80%까지 허용되는 등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20·30대의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대내외적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돼 연내 인하까지는 어렵지만 당분간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어 가고 있다. 글로벌 긴축을 주도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지난 3일 10회 연속 금리인상 인상(0.25%p)을 단행했지만 시장에서는 다음달엔 동결을 점치는 등 인상 종결론이 나오는 만큼 한국은행 역시 환율 급등의 변수가 없다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 속에 2030세대에서 두드러지게 살아나는 주택 매수 심리는 그간 집값 앙등과 대출 규제로 ‘사고 싶어 못 샀던’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도한 ‘빚투(빚내서 투자)’ 심리가 확산할 경우엔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핀셋 규제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주택시장 회복에 걸림돌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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