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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증가폭 열달만에 반등했지만 제조업·도소매업 주시해야 하는 이유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4.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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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7만명 가까이 늘어나며 10개월 만에 전월 대비 증가 폭이 반등했다. 

본격적인 일상회복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 돌봄수요 확대 등으로 둔화하던 취업자 수 증가 기울기가 다시 꺾여 올라갔지만, 질 좋은 일자리와 경제 허리층의 취업 상황으로 본다면 고용의 질적 측면은 악화하는 모양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 취업자 수 감소세가 깊어지는 경기 둔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22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만9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데, 증가 폭은 지난해 6월(84만1000명)부터 둔화하다가 지난달 반등한 것이다. 취업자 증가 규모는 지난해 12월(51만명) 이후 1월(41만명), 2월(31만명)로 10만명씩 계단식으로 떨어지다가 3월에 40만명대로 올라섰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2%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p) 올랐다. 실업자 수는 84만명으로 3만4000명 줄어든 가운데 경제활동인구(2906만3000명)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9%로 0.1%p 떨어졌다. 모두 3월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3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8000명 줄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경기둔화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외부활동과 돌봄수요 등의 증가로 취업자 증가 폭은 전월에 비해서 확대됐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고용지표 호전은 고령층 일자리가 바탕이 됐다. 연령별로 60세 이상이 54만7000명 늘었는데, 이는 2020년 2월(57만명)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3월 늘어난 전체 일자리 중 고령층 취업자를 빼면 사실상 7만8000명 감소한 셈이다. 50대(5만명), 30대 (2만4000명)는 증가했지만, 경제활동 시작 연령대인 20대(-8만6000명)와 경제의 중추세대인 40대(-6만3000명)는 감소하는 등 일자리 양극화도 심화했다. 이같은 연령대 증감의 엇갈림 현상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전체 취업자 수 지표 상으로는 고용시장이 개선된 듯 보이지만 경기 둔화 국면에서 고용의 질적 측면은 악화하고 있다. 40대 연령대가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도소매업의 고용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고, 수출 감소로 대표적으로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고용도 침체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밀려들어 2020년 3월부터 1년 동안 전체 취업자 수가 뒷걸음질 쳤을 때를 연상케 하는 동반 부진이다. 당시 1년간 월평균으로 전체 취업자 수가 42만8000명 줄어들었는데, 같은 기간 도소매업(-17만7000명)·제조업(-6만3000명)은 전체 감소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팬데믹기(대유행기) 고용 불황을 주도한 것이다.

도소매업은 지난해 3분기 감소 폭이 1만대였지만 지난해 10월부터 반년째 6만~7만명대를 오르내리며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감소 규모는 6만8000명이다.

제조업 고용곡선은 올해 들어 내리막이다. 2021년 8~10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다. 지난해 17만2000명 증가, 4분기만 해도 12만9000명이 늘어났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1월(-3만5000명) 감소세로 돌아선 뒤 2월(-2만7000명) 둔화했지만 3월에 감소 폭이 5만명에 육박했다. 1분기 내림 폭은 –3만7000명이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엔진을 돌리는 제조업의 고용이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지난달까지 6개월째 감소 늪에 빠져 있는 수출의 회복도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고용이 대표적인 경기 후행지표이기 때문이다. 제조업 생산 지표를 보면 올해 들어 부진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월 고용지표 [자료=통계청 제공]
3월 고용지표 [자료=통계청 제공]

통계청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3.1% 감소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월에 68.4%(-2.4%p)까지 낮아졌다. 이에 따라 재고는 1월(2.7%), 2월(0.9%) 연속 늘어났다. 재고율(재고/출하비율)은 1월 120.0%, 2월 120.1%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7월(12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 국장은 향후 고용 전망에 대해 “기저효과, 물가·수출 등 경기적 영향을 받는 제조업,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둔화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범정부 일자리전담반 회의에서 “작년 이례적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및 글로벌 금융 불안의 실물경기 파급 가능성 등으로 인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 호조와 부진 사이에서 기저효과는 실로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1월(-98만명), 2월(-47만명) 취업자 수가 급감한 데 따라 지난해 1, 2월 연속 100만명대로 급증하면서 고용호조 양상을 보였던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부터 증가 폭이 80만명대로 낮아졌던 것으로 볼 때 지난달처럼 기저효과 덕에 고용지표 상의 호전이 당분간 나타날 수 있다. 그래도 불황을 후행적으로는 반영할 수밖에 없기에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도소매업의 고용 감소세가 얼마나 완화될지 주시한다면 경기 회복의 시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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