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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째 기대인플레는 떨어지고 소비심리는 살아나고...경기 둔화기의 '호재' 포인트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5.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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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물가 불안심리는 잦아들고 소비 심리는 살아나는 흐름이다. 최근 석 달 연속 소비자들의 기대물가 수준과 경제상황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3개월 연속 낮아지고,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 연속 오르면서다.

지난 2월 정부가 ‘경기 둔화 진입’을 인정한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까지 둔화하고 이달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화) 전환 선언으로 내수 부진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이같은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오름세가 꺾이자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모양새로 동반 개선이 경기 둔화기의 반등 포인트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 달째 하락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공공요금(76.1%)을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자식전력량계. [사진=연합뉴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 달째 하락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 공공요금(76.1%)을 압도적으로 많이 꼽았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자식전력량계.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0으로 전월 대비 2.9포인트(p) 상승했다. 기준값 100보다 크면 20년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반대이면 비관적임을 뜻하는데, 지난해 5월(102.9)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CSI는 지난 2월 90.2로 0.5p 떨어졌다가 3월(92.0), 4월(95.1)에 이어 석 달째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같은 오름세라면 다음달엔 13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소비자동향지수(CSI)는 모두 올랐다. 지난달에는 가계수입전망CSI가 보합을 보이며 증가세를 보였는데, 일제히 동반 상승한 것은 2021년 10월(CCSI 107) 이후 1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현재생활형편CSI(88)와 생활형편전망CSI(92)는 한 달새 각각 1p, 2p 상승했고. 가계수입전망CSI(97)와 소비지출전망CSI(111)도 1p씩 올랐다.

특히 경기 체감 지표는 큰 폭으로 개선됐다. 현재경기판단CSI(64)와 향후경기전망CSI(74)가 나란히 6p씩 급등한 것이다. 두 경기CSI가 동반으로 5p 이상 뛴 것은 2021년 6월(현재판단 +9p, 향후전망 +10p) 이후 23게월 만이다. 경기 둔화기에 접어들었지만 침체 단계까지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경제인식이 반영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여전히 경기 기상도에서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지만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지표가 석 달째 개선되는 흐름은 물가 진정세와 맞닿아 있다. 물가 불안이 희석된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세과 석 달 연속 동조화를 보이기 때문에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지난 8∼15일 전국 2451가구(응답)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소비자동향조사에서 물가 지표는 모두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는데, 추세적인 물가불안 심리 완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5%로 전월보다 0.2%p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5월(3.3%)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내다본 연말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눈높이가 같아진 것이다. 지난 2월 4.0%에서 3월 3.9%로 하락 전환한 뒤 4월 3.7%에 이어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인 물가인식도 3월(5.1%) 하락 전환한 뒤 4월 4.9%, 5월엔 4.7%로 석 달째 낮아졌다.

또한 CCSI를 구성하지는 않지만 현재와 비교해 1년 후 물가 예상을 나타내는 물가수준전망CSI 역시 3월(151)부터 4월 148, 5월 146으로 내리 떨어지고 있다. 이달 지수는 2021년 5월과 같은 수준이다.

다만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비롯해 물가인식, 물가수준전망CSI 등 기대물가 관련 지표 하락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세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0.4%p 떨어지며 4.8%로 10개월 만에 4%대에 진입한 뒤 3월(4.2%)에 이어 4월(3.7%)에는 0.5%p로 둔화 폭을 키우며 1년 만에 3%대에 안착했다. 한은의 전체 물가경로에 부합하는 둔화세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물가가 잡혀간다’는 인식 아래 내림 폭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물가 진정심리만큼은 확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심리지수 추이와 물가인식, 기대인플레이션율 변동. [자료=한국은행 제공] 
소비자심리지수 추이와 물가인식, 기대인플레이션율 변동. [자료=한국은행 제공] 

이달 진통 끝에 2분기 전기·가스요금 5.3% 지각 인상 결정 등 공공요금 인상 뉴스가 소비자 인식에 영향을 미쳐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지만, 추세적으로 물가 꺾임세는 예상경로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인플레이션 상황과 관련에 “앞으로 하향하는 트렌드를 당분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상승률)가 잠시 2%대를 보일 가능성은 있지만 연말까지는 3%대에 남아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가 예상대로 떨어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했던 금리 상승이 효과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유효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소비자들이 기대인플레이션율 조사에서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품목에 대해 공공요금(76.1%)을 으뜸으로 꼽은 만큼 물가 연착륙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기,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0.5% 올라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41.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연된 공공요금 인상이 하반기까지 이어져 물가 안정세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은은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안정 정책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전기료를 올리면 물가는 당장 상승하지만, 올리지 않으면 금융시장에 한전채가 나오고 에너지 소비가 확대돼 무역적자가 커지는 등의 여러 면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불가피하게 전기료를 정상화하는 것이 여러 효과를 고려하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경우 임금 상승 요구로 이어져 실제 물가가 상승하는 악순환을 우려했던 한은으로서는 소비자들의 물가 인식과 전망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등 지난해부터 기준금리를 2.5%p나 높였던 통화긴축의 정책효과를 서서히 확인하게 되는 만큼 둔화된 경기의 회복을 위한 정책공조에 보폭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회위원회에서 지난 2, 4월에 이어 기준금리(현재 3.5%를 3연속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굳어지는 이유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이날 공개한 결과로는 응답자의 89%가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동반 둔화하는 가운데 소비심리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것도 그간 물가안정에 우선 초점을 맞춰왔던 정책당국의 경기 부양 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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