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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전셋값 반등하고 수요도 돌아오고...주택시장 활력소 될까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3.09.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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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전세가격과 거래량은 주택시장의 선행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전세는 온전히 실수요를 반영하고 짧게는 1분기, 길게는 반년 정도 앞서 집을 구하기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주택시장 변동이 일어날 때 전세가 매매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역대급 거래절벽을 불러온 주택시장 하강기에도 전국 전세가격지수(한국부동산원)는 매매가격보다 3개월 앞선 지난해 3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만 이번 시장 회복 경로에서는 집값이 먼저 오르고 전셋값이 따라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세사기, 역전세난 공포까지 밀려들어 크게 얼어붙었던 전세시장이 뒤늦게 바닥을 다지고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월세선호 현상도 빠르게 옅어지면서 수요심리가 살아나는 전세시장이 반등세를 키울 경우 예전 상승 국면전환처럼 전체 주택시장의 회복을 이끌 활력소가 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정부의 '전세금 차액'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이 나온 지난 7월 26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소에 전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전세금 차액'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이 나온 지난 7월 26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소에 전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1년 3개월 만에 반등하고, 비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도 1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전세시장 경기에 활기가 돌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부동산R114가 아파트 월간 전셋값 변동률을 조사해 1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전셋값은 0.02% 올라 지난해 5월(0.03%) 이후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7월만 해도 보합(0.00%)으로 숨고기를 했던 서울은 전월 대비 0.07% 올랐다. 경기도는 하락세를 털고 0.01%를 상승했고, 인천은 2021년 12월(0.19%) 이후 20개월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연초 5~6%대였던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가 3~4%대로 낮아지면서 월세에서 전세로 회귀하는 수요가 증가했고, 낮아진 가격에 갈아타기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전셋값 회복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지난 5월 이후 아파트 매매가 반등지역이 늘어난데 따라 전셋값 동반 상승의 동력이 됐고,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조치 등을 통해 역전세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임대차 수요심리가 개선된 점도 전세값 반등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거래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7월 수도권 아파트 전세 거래 건수는 9만44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6265건) 증가했다. 다만 7월 거래량은 전년 동기(3만4394건) 대비 8.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급매물 소진 이후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전세매물 공급량이 줄면서 거래 움직임이 주춤한 것으로 분석됐다.

백새롬 부동산R1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가격 회복 체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다가오는 가을 이사 수요까지 더해져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경기·인천 또한 서울 전셋가격에 동조해 움직일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가격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고 올해 4분기에 연내 가장 많은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지역별 가격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4분기 예정 물량은 경기가 3만3000가구, 인천은 1만5000가구다.

주간 지표에서도 전셋값 상승 확산세가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첫째주(4일 기준) 아파트 매매·전세가격동향을 보면 전국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7% 상승하고, 전세가격도 0.09% 올라 7주 연속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셋값은 두 달 가까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는데, 서울(0.17%)과 수도권(0.18%)은 각각 전주보다 0.03%포인트(p), 0.04%p 올랐다.

특히 비수도권은 2주 연속 보합의 고리마저 끊고 0.01% 올라 지난해 5월 첫주 이후 70주 만에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가격 회복세가 더뎠던 비수도권도 상승 대열에 가세하면서 전세시장에 활력이 다소 살아나는 양상이다.

전세 수요도 모든 지역에서 개선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같은 기간 93.4로 0.8p 상승했다. 수도권(92.0→92.7)과 지방(89.5→89.9) 모두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전국 지수도 91.3으로 0.6p 올랐다.

수요 심리는 월세시장에서 유턴하는 흐름으로도 반영된다. 하반기에 커질 것으로 보이던 역전세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선호 현상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직방의 '전월세 선호도' 관련 조사 결과 비교 [자료=직방 제공] 
직방의 '전월세 선호도' 관련 조사 결과 비교 [자료=직방 제공]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달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636명(임대·임차인)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주택 임대차 거래 유형 중에서 응답자의 60.4%가 전세 거래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같은 설문에서 57%가 전세, 43%가 월세를 선호한다고 답했는데, 1년 새 전세 선호 비율이 늘어난 것이다. 월세 임차인의 경우 여전히 월세 선호 비율이 더 높지만, 전세 선호 비율은 37.9%에서 48.6%로 두 자릿수 폭 상승했다.

전셋값이 급락을 거듭하면서 역전세 공포가 나타나기 시작했던 1년 전과 달리 지난 7월 나온 정부의 역전세난 방지 대책 등으로 깡통전세 불안이 점점 해소되면서 전세선호 흐름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차인의 전세 선호 이유로는 '매월 부담해야 하는 고정지출이 없어서(55.1%)', '월세보다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적어서(25.3%)' 응답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임대인의 경우 월세 선호(63.9%)가 전세 응답보다 높았는데, 월세 선호 이유로는 '매월 고정적인 임대 수입이 있어서(56.5%)', '계약 만기 시 반환보증금 부담이 적어서(26.1%)'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기준금리가 5회 연속 동결됐지만 여전히 고금리 기조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세를 놓는 집주인들로선 완전 해소되지 않는 역전세 부담을 반영한 응답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20년 조사 결과에 비해 여전히 월세 선호 비율이 높고 전세사기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안과 해결책이 나오고 있지만, 임차인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임대차 보증금을 지키기 위한 대항력 확보 노력과 함께 임차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거래시장의 투명성·안전성 확보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지향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역전세난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을 활성화하는 등 대출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은 효과로 전세시장 수급 불안심리가 다소 안정화되는 분위기이지만, 연착륙이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전세매물 변동, 매매수요 연관성 등으로 전세시장의 추세적인 상승 기류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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