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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5개월째 흑자 가도...상품수지는 연간 달성치 얼마나 끌어올릴까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11.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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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한국 경제의 가계부인 경상수지가 5개월째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9월에도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커진 ’불황형 흑자‘ 양상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가팔라지는 수출 회복세 덕에 흑자 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커졌지만 상품수지 흑자 폭이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올해 처음 분기 성적표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정착된 것으로 평가하면서 연간 전망치 270억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경상수지는 54억2000만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한 나라가 상품과 서비스 등의 대외거래를 통해 올린 수익인 경상수지는 지난 5월(19억3000만달러) 흑자 전환 이후 6월(58억7000만달러), 7월(37억4000만달러), 8월(49억8000만달러)에 이어 5개월 연속 흑자 가도에 있다. 5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은 14개월 만이다.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연합뉴스]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 [사진=연합뉴스]

특히 두 달째 플러스 폭이 커진 것은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수출-수입) 개선세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는 8월(52억1000만달러)보다 42.4%나 늘어난 74억2000만달러 흑자로 6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흑자 폭은 경기 둔화기 전인 2021년 9월(95억달러) 이후 2년 만에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1년 전보다 수출이 2.4% 줄어든 데 비해 수입 감소 폭(-14.3%)이 더 큰 탓에 상품수지는 여전히 ‘불황형 흑자’의 중심축이 됐다. 다만 수출 둔화세가 뚜렷이 개선되면서 경상수지 전체의 흑자 폭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경상수지 설명회에서 "수출 감소세가 많이 축소됐고 10월엔 플러스 돌아설 가능성 있다. 수입은 에너지 부문의 가격 요인이 컸는데 최근 수입도 감소 폭이 많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수출입 변동 요인을 보면 (불황형 흑자와) 다르게 평가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수지는 31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8월(-15억7000만달러)이나 1년 전(-9억8000만달러)보다 마이너스(-) 폭이 커졌다. 본원소득수지는 15억7000만달러 흑자로 8월(14억6000만달러)과 비슷한 플러스 수준을 보였다.

한국 경제의 펀데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경상수지가 하반기 들어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플러스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만큼 연간 흑자가 어느 수준으로 수렴할지 주목된다.

한은이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제시한 올해 경상수지 눈높이는 270억달러다. 지난해 연간 실적 298억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올해 경기 하강국면에서 대외건전성 지표의 뚜렷한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목표치다.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65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57억5000만달러)의 64.3%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 추세로 보면 연간 전망치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수지가 4개월째 지난해 같은 달 수준을 웃도는 무역수지 개선세를 이어간 데 힘입어 경상수지도 7월부터 석 달째 1년 전 수준을 상회하는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년 전(21억달러)과 견줘 배로 커졌다.

경상수지와 상품수출입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경상수지와 상품수출입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분기별 추세도 마찬가지다. 3분기 들어 올해 처음으로 상품수지와 경상수지가 동반으로 전년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다. 상품수지는 흑자 전환한 2분기만 해도 6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분기(99억달러)에 크게 못 미쳤지만, 3분기 흑자는 170억달러로 커지면서 적자(-39억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3분기 부진과 큰 대조를 보였다.

경상수지는 지난 1월 사상 최대의 월간 적자(-42억달러)를 기록한 1분기에 4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 70억달러, 3분기 141억달러로 흑자 규모가 확대됐다. 2분기에는 1년 전 흑자에 30% 모자랐던 반면 3분기 흑자는 1년 전보다 16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하반기 전망 경로에서도 순항하는 양상이다. 한은은 하반기에 상품수지가 259억달러 흑자로 경상수지 246억달러 흑자를 지탱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하반기의 절반이 지난 시점의 달성률에서 상품수지는 66%, 경상수지는 58%을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4분기에 경상수지가 월평균 35억달러 흑자를 기록한다면 연간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다. 10월 통관기준 수출이 13개월 만에 감소의 고리를 끊으면서 플러스 전환에 성공해 20개월 만에 수출과 무역수지 동반 증가도 확인된 무역 호조로 본다면 달성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신 국장도 "10월 무역수지를 보면 흑자폭이 축소됐는데, 이 영향을 받아 상품수지 흑자 폭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4분기 전체를 보면 반도체 회복 흐름과 자동차 수출 호조 지속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조사국에서 전망치 270억달러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 중국 경기 회복의 속도 등 대외적인 변수들이 상존하지만,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를 지탱해주는 상품수지가 3분기 호조를 이어 흑자 확대에 속도를 붙인다면 연간 300억달러선 돌파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수출 플러스가 가속화될 경우엔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8월 내놓은 연간 전망치인 313억달러까지도 접근할 수 있다. KDI는 경상수지 흑자가 상반기 24억달러에서 하반기엔 289억달러로 10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 경로를 제시했는데, 3분기에 거둔 141억달러 흑자 실적이 4분기에 다소 커진다면 달성할 수 있는 최상의 '상저하고(하반기 반등)'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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