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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2년만에 최대 흑자, 300억달러 달성의 연말 변수는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12.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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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한국 경제의 펀데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경상수지가 6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흑자 규모는 2년 만에 최대로 커졌다. 수출이 14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데 힘입어 ‘불황형 흑자’ 꼬리표까지 떼내면서 상품수지는 7개월째 흑자 가도를 달렸다.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도 개선되면서 전체 흑자 폭은 석 달째 확대됐다.

4분기 들어 이들 구성 수지가 전반적인 호조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가계부인 경상수지의 흑자기조가 확연해졌다.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회복세를 탄 만큼 경상수지 연간 전망치인 300달러 흑자 달성도 무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8일 공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상수지는 68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5월(19억3000만달러)부터 6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이다. 흑자 폭도 8월(49억8000만달러)과 9월(54억2000만달러)에 이어 3개월째 전월 대비 확대됐다. 흑자 규모는 지난 6월 기록한 연중 최대치(58억7000만달러)를 넘어 2021년 10월(79억달러) 이후 2년 만에 최대로 커졌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53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7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9월에 연중 최대치로 기록한 74억2000만달러에 비해 21억7000만달러 축소됐지만, 수입 감소가 수출보다 더 큰 불황형 흑자 늪에서 헤어났다. 수출(570억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7.6% 늘어나고 수입(516.5억달러)은 4.3% 줄어들면서 무역지표 개선을 보여주는 방향 전환에 성공, 반년 동안 흑자행진에 들러붙었던 ‘불황형’ 얼룩을 지워낸 것이다. 수출은 자동차(57억1000만달러)가 증가하고 반도체(90억6000만달러)의 감소세가 둔화하면서 14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수입은 8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지만, 낙폭은 9월(-14.3%)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수출이 플러스 전환되면 그런(불황형 흑자) 논쟁은 무의미하지 않을까 말씀드린 바 있다"며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마이너스(-)에서 벗어났고 내년 연간 수출이 9%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당분간은 그런 논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요 수지도 개선되면서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뒷받침했다. 만성 적자인 서비스수지는 12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9월(-31억9000만달러)보다 마이너스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중국발 관광객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동남아·일본의 방한여행객 증가로 여행수지(-6억4000만달러) 적자 규모가 9월(-9억7000만달러)보다 축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배당·이자 등 본원소득수지는 한 달 새 흑자 규모가 15억7000만달러에서 27억7000만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국내기업의 해외자회사 배당수입 증가로 배당소득수지(19억7000만달러)가 9월보다 8억6000만달러 늘어난 덕에 6개월 연속 흑자가 이어졌다.

한은은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1월에 플러스 전환하는 등 수출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 달성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장은 "산술적으로 매달 33억1000만달러씩만 달성하면 된다"면서 "상품수지 개선세 등 영향으로 300억달러 흑자에 부합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와 상품수출입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경상수지와 상품수출입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3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73억8000만달러)의 85% 수준이다. 한은의 올해 연간 전망치 300억달러와 견주면 열 달간 달성률은 78%다. 

누적치로 상품수지(189억4000만달러)가 전망치(254억달러)의 75% 실적을 낸 상태다. 서비스수지(-204억6000만달러)는 예상치(-236억달러)의 87% 수준으로 두 달 동안 적자 폭을 32억달러 이내로 선방한다면 경상수지 흑자 연착륙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본원소득수지와 이전소득수지(합계 248억9000만달러)는 합산 전망치(282억달러)에 89%까지 육박해 있다.

이제 10월 흑자 규모를 남은 두 달에 나눠 내도 300억달러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마지막 두 달 동안 30억달러도 못 채워 연간 흑자가 298억달러에 그쳤다는 점에서 변수를 면밀히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난해 말은 수출이 내리막을 타면서 경기 둔화를 불러오기 시작한 시점이어서 경기 반등세가 나타나는 현재와 단순 비교를 할 수 없지만, 중동 등의 정세변화, 국제유가를 비롯한 에너지가격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연말까지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경상수지 자체로 연말이면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도 예의주시해할 대목이다. 서비스수지는 겨울방학 기간에 해외여행이 늘고 외국인의 국내 관광도 늘어나기 때문에 수지 변동 규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만 해도 12월에 여행수지가 연중 최대 적자(-11억3000만달러)를 찍는 바람에 서비스수지 적자도 연중 최대치(-1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서비스수지 적자(-55억달러)의 4분의 1이 마지막 달에 발생해 경상수지 300억달러 돌파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분기배당지급이 이뤄지는 12월에는 통상 배당수입 규모가 커지는데, 그 수준에 따라 경기 하강기의 ‘수지 버팀목’ 구실을 끝까지 해낼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상품수지가 35억달러 적자를 내며 고전하는 동안 195억달러 흑자를 쌓으며 버텨줬던 본원소득수지는 12월 기준으로 2021년에 연중 세 번째로 큰 35억달러 흑자, 지난해엔 연중 최대치인 4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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