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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355억달러 '뒷심'...올해 상품수지 '플러스 리딩' 회복된다면?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2.0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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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여주는 경상수지가 8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며 지난해 연간 흑자 전망치 300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주력품목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를 키우고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된 영향으로 흑자 확대에 뒷심이 붙었다. 역대 월간 최대 적자(1월 -42억달러)로 출발한 지난해 마지막달 흑자 증가 폭이 전월의 두 배 가까이 커지면서 연중 최고치에 버금가는 7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수출이 IT 경기 회복 흐름 속에 우상향 기조를 다지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주도형 경제에서 순수출 확대를 통한 상품수지의 '플러스 리딩' 역할론도 다시 부각된다.

부산항 신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항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74억1000만달러(9조8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8개월 연속 흑자로 전월(38억9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90.6% 확대됐다. 월간 흑자 규모는 10월의 연중 최고치(74억3800만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수출-수입) 흑자가 80억4000만달러로 전월(68억80000만달러)보다 커지면서 9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590억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5.8% 늘어 3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고, 수입(509억7000만달러)은 9.3% 줄어 10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통관기준 승용차(19.2%)·반도체(19.1%)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상품수지 플러스 확대를 견인했다. 반대로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세에 원유(-30.6%)를 중심으로 원자재 수입이 14.0% 감소한 영향으로 수지개선의 폭이 커졌다.

본원소득수지는 분기 배당 지급에 따른 11월 적자(-1억2000만달러)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 증가에 힘입어 12월 흑자(24억6000만달러)로 돌아섰다. 서비스수지는 일본 입국자수 감소 등에 따른 여행수지 악화로 25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20개월째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같이 하반기에는 반등하는 ‘상저하고’ 흐름이 우리나라 대외 가계부에서도 흑자 확대로 나타나면서 연간 전망치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35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2022년(258억3000만달러)보다 37.4% 늘었다. 한은의 전망치(300억달러)보다도 50억달러 이상 많다. 정부의 전망치(310억달러)는 물론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상치(319억달러)도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상품수지는 340억9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156억20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늘었고, 본원소득수지는 316억1000만달러 흑자로 전년(203억5000만달러)보다 절반 넘게 올랐다. 다만 서비스수지는 256억6000만달러 적자로 2022년(-72억5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3배 이상 확대됐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경상수지가 지난해 11월의 수정전망치를 초과한 것에 대해 "서비스와 본원소득수지가 부진했지만, 상품수지가 크게 개선된 영향"이라며 "지난해 11,12월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도 회복되는 모습이 뚜렷해지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됐고, 대중국 무역수지도 적자 폭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도 지정학적 여건과 동절기 수요로 불확실했는데 안정된 모습을 보였고, 지난해 국제수지 확정 작업을 하면서 경상수지가 상향 수정된 점도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경상수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역대급 경기 하강기를 맞은 지난해 경상수지가 초반 4개월 적자를 딛고 반등했지만, 흑자 규모는 2021년(852억달러)에 비해선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기에 올해 얼마나 개선 폭을 키울 수 있을지가 경제 활력 회복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올해 경상수지 플러스 눈높이는 최대 500억달러다.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KDI가 426억달러, 한은이 490억달러를 전망치로 각각 제시했는데, 지난달 기획재정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500억달러를 설정했다.

신 국장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490억달러, 2025년에는 59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며 "반도체, IT 경기가 회복되면서 상품수지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주목할 부분은 상품수지의 주도적 역할 회복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상품수지가 적자 늪에 빠졌을 때 본원소득수지가 제도개선을 통해 흑자 규모를 크게 키우며 경상수지를 지탱했지만, 서비스수지의 만성적자 규모가 워낙 크기에 본원소득수지가 이를 일부 상쇄해 준다고 볼 때 순수출 확대를 통한 상품수지가 전체적으로 나라 가계부를 주도적으로 꾸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은과 정부는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을 각각 9.3%, 8.5%로 예상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경상수지 흑자를 웃도는 각각 570억달러, 550억달러로 맞췄다. KDI의 상품수지 흑자 전망치(456억달러)는 이보다 낮지만 역시 경상수지보다 많다. 경제 충격기를 제외하고 통상 상품수지 플러스 규모가 경상수지 흑자 폭보다 컸던 예전 패턴으로 볼 때 경제 펀더멘털이 본격 회복하는 기대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상수지 흑자가 759억달러, 상품수지 흑자가 806억달러를 기록했던 2020년 이후 플러스 규모에서 상품수지는 경상수지를 넘지 못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전까지 10년간(2010~2019년) 평균 경상수지 흑자 669억달러, 상품수지 흑자 831억달러의 실적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더라도 올해 상품수지가 4년 만에 '상대적 흑자 우위'를 되찾게 된다면 본격적인 경제 턴어라운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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