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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중간재 수출 편중을 반면교사로...아세안 공략은 소비재까지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2.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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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매월 무역지표를 발표할 때 주요 외신들이 눈여겨 보는 것 중 하나가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상황이다. ’글로벌 수요의 벤치마크‘로 주목한다. 지구촌의 수요에 맞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한국 등에서 중간재를 들여와 최종재로 만들어 내수에도 활용하지만 대다수는 수출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은 최대교역국인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해 성장 폭을 확대해 올 수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민감도를 보여주는 이 대표적 지표는 ’포스트 코로나‘에 접어들면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달에야 실로 20개월 만에 어렵게 플러스로 전환했다. 중국이 중간재 자급률을 높여 기술 경합도를 끌어올리고 내수 기반의 성장으로 무게중심도 옮긴 영향으로 한국이 얻는 낙수효과는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구매하는 소비재 공략 대신 중국을 생산기지로 삼아 중간재 중심의 대중국 수출구조에 집중해온 전략이 한계론에 직면하는 상황이다.

태국 방콕서 열린 '2023 한국우수상품전'. [사진=연합뉴스]
태국 방콕서 열린 '2023 한국우수상품전'. [사진=연합뉴스]

이같이 중간재 수출만 믿다가 구조적인 위기를 맞기 시작한 대중국 수출을 반면교사 삼아 한국의 세 번째 수출권역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간재 편중을 해소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아세안 지역이 중국을 대체하는 새로운 중간재 활용 생산기지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대아세안 소비재 수출 확대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 내 박스 리포트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5 수출 특징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아세안5 수출은 2010년 이후 빠르게 성장해 지난해 기준 중국(19.7%), 미국(18.3%)에 이어 세 번째 시장으로 부상했다. 아세안5는 전체 아세안 10개국 중 우리나라의 3위 수출국 베트남(8.5%)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수출 비중이 높은 5개국을 말한다. 대아세안5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236억달러로 미국(445억달러)에 이은 2위다. 중국(200억달러 적자)과는 큰 격차가 있다.

아세안5 지역은 한국은 물론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에도 국외 생산 거점과 수출시장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생산비용이 급증한데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6억명이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한 소비시장 잠재력 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아세안5 수출 특징은 '높은 중간재 비중, 낮은 소비재 비중’으로 요약된다. 우리나라의 대아세안5 전체 수출에서 대표적인 중간재인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상이며, 석유제품·화공품 등 다른 중간재 비중은 6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식품, 의복 등 최종재는 5% 수준에 그친다.

보고서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세안5의 글로벌 생산 거점 기능이 갈수록 공고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해당 지역 내 수입 시장에서 우리의 주요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아세안5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17년 이후 다소 하락했다. 한국 기업들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고위기술 중간재의 점유율도 정체된 상태다.

중간재뿐만 아니라 전기차·배터리 등 소비재 부문에서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과 일본 기업들은 자동차·배터리(전기차) 공장 착공 등을 통해 현지생산과 역내판매 증대를 추진하기 때문이다. 중국 오포의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공장 준공과 일본 소니의 태국 차량용반도체 공장 건설 등 아세안 지역 소비시장을 겨냥한 투자도 늘려나가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2010년대부터 내수 중심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우리의 대중 수출이 구조적 제약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런 경험에 비춰볼 때 대아세안 수출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력 중간재의 질적 고도화에 힘쓰는 한편 아세안의 인구·소비시장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양질의 소비재 수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대아세안5 수출 품목 비중 [자료=한국은행 제공]
대아세안5 수출 품목 비중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의 총수출 규모는 2022년 기준 세계 6위였지만 소비재 수출은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17위로 안정적인 수출구조 구축과 수출품목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아세안은 중국의 대체 생산기지를 넘어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소비 잠재력도 커지면서 한국에는 전략적 시장으로 매력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과 아세안은 올해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아세안은 미국, 중국, 일본 등과는 CSP를 맺은 바 있다. 대화상대국과 수립하는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으로 격상된다면 아세안 소비시장 공략도 더욱 활기를 띨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해 8월 내놓은 소비재 수출 동향 분석에 따르면 아세안은 소비재 수입 규모로 글로벌 톱10에 진입했다. 2018년 세계 12위였던 아세안 소비재 수입액은 2020년 11위에 이어 2022년 10위까지 올라섰다. 아세안 소비재 수입 증가율도 2018년 9.7%에서 점차 커져 2021년(15.9%), 2022년(12.2%)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연구원은 "우리의 최대 소비재 수출국인 미국(소비재 수입 세계 1위), EU(유럽연합·세계 2위)는 자동차 수출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대 중국(세계 4위) 수출은 반내구 소비재가 50% 이상을 차지해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다"며 "아세안은 우리나라의 소비재 4위 수출 지역으로 수출 품목이 화장품, 가공식품, 자동차 등으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세안은 자동차를 제외한 소비재 수출 상위 10대 품목 중 8개 품목의 주력 수출시장인데, 갈수록 양질의 소비재 수출 확대 중요성이 커진다. 중국이 이미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동남아 시장에도 소비재 수출을 늘려온 터라 중국 저가품과는 차별화된 고급 소비재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은 기회 요인이다. 아세안 국가들의 가처분 소득이 높아지면서 K-팝, K-드라마 스타와 같은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를 추종하는 디토 소비가 아세안 지역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식 화장법이 유행하면서 지난해 대아세안 화장품 수출이 30% 가까이 신장한 것이 최근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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