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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국내공급 최대폭 감소, 올해 내수 회복 눈높이도 낮아지니...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2.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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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내수 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국내 공급이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역대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 가계가 구매하는 공산품 소비재와 기업이 생산 활동에 쓰는 자본재 등의 국내 공급이 3년 만에 감소 전환하면서 경제 회복을 지체시키는 내수 침체의 심각성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제조업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제조업이 성장의 한 축인 내수 부문에까지 회복 온기를 보태기에는 국내 수요가 너무도 꽁꽁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경제 성장을 이끄는 경로에서 수출과 달리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기대치가 낮아지는 이유다.

제조업 (CG)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제조업 (CG)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5.6(2020년 100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2022년 4분기(-0.2%)부터 5개 분기째 마이너스다. 전분기(-4.2%)보다는 감소 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하반기 감소세가 워낙 컸던 탓에 연간 공급지수는 마이너스(-) 전환했다.

지난해 국내공급지수는 105.0으로 1년 전보다 2.4% 줄었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의 감소세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거치며 2021년(6.1%), 2022년(1.4%) 증가세가 쪼그라들더니 경기 부진이 본격화한 지난해엔 2018년(-0.6%), 2020년(-1.3%)에 이어 세 번째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에서 만들어 출하되거나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유통된 제조업 제품의 실질 공급금액을 지수화한 것으로 내수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4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 가운데 국산은 2.2%, 수입은 6.9% 각각 감소했다. 국산은 5개 분기 연속 감소 끝에 연간 2.1% 줄었다. 2022년(-0.7)에 이어 2년째 감소세다. 수입은 3개 분기 연속 줄어들면서 연간으로도 감소(-3.2%) 전환했다.

특히 2018, 2020년 국내 공급이 줄어들었을 때 국산 마이너스(-1.7%, -2.8%)에도 수입 플러스(+2.6%,+2.7)를 보였던 것과 달리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국산·수입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 극심한 국내 수요 부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주체 중 가계에서 사서 쓰는 소비재는 2.0% 줄었고, 기업이 생산 관련 활동에 지속해서 사용하는 기계·장비 등의 자본재는 6.5% 급감했다. 소비재는 5개 분기 연속, 자본재는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재는 감소 폭은 전분기(-4.2%)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지만, 자본재는 전분기(-6.7%)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재와 자본재를 합친 최종재는 4.1% 줄어 전분기(-5.3%)보다 다소 감소 폭이 둔화했지만, 마이너스 터널에서는 5개 분기째 헤어나지 못했다.

연간으로 소비재가 2.3%, 자본재가 5.1% 각각 감소하면서 최종재는 5년 만에 마이너스(-3.4%)로 돌아섰다. 위축될 대로 위축된 경제주체의 소비·투자심리가 지표 악화로 이어진 셈이다.

광공업과 다른 산업의 원재료, 연료, 부품 등으로 투입되는 중간재의 경우 4분기 3.1% 줄어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고, 연간으로도 3년 만에 마이너스(-1.6%)로 돌아섰다. 최종재는 국내 수요와 직결되는 데 비해 중간재는 내외수에 모두 쓰이기에 중간재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 증감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제조업 국내공급지수 증감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5년 만의 최종재 공급 감소는 소비·투자 위축의 한 면을 드러낸다. 국내총생산(GDP) 지표와 비교할 때 소비재 국내공급은 공산품을 대상으로 하고, GDP 민간소비는 여기에 농수산품·서비스 등을 더해 포괄적으로 산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재 국내공급은 1개 품목 1개 용도 기준으로 1품목 다용도 기준의 GDP 설비투자에 반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깊어진 소비·투자 부진은 올해 전망도 어둡게 한다. 지난해 ‘상저하고(하반기에 반등)’의 경기 흐름 속에서 민간소비 성장은 상반기 3.1%에서 하반기 0.6%로 둔화하면서 연간 성장률이 1.8%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는 상반기 5.3% 성장에서 하반기에 4.0% 역성장으로 돌아서면서 연간 0.5% 증가에 그쳤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면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눈높이만은 나란히 낮췄다. KDI는 “2024년 우리 경제는 소비와 투자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수출 증가세는 확대되면서 기존 전망과 동일하게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와 견줘 민간소비는 1.8%에서 1.7%로, 설비투자는 2.4%에서 2.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연간 수출 증가율 전망치가 3.8%에서 4.7%로 크게 높아진 것과 견줘볼 때 침체의 골이 깊어진 내수 부문의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품과 서비스 소비 모두 부진한 상황인데, 고금리 장기화 영향이 큰 상품 소비가 더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공산품을 중심으로 국내 공급을 통한 제조업의 내수 활력 기여도 제약될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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