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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경기, 41개월만에 '최악'...최대 경영애로로 부상한 '내수부진' 그대로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2.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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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기업들의 체감경기에도 내수 부진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매월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하는 2월 비즈니스 서베이(BS)에서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으뜸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을 꼽으면서다. 지난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으로 경기 하강기에 접어든 이후 지난달까지 줄곧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매월 기업의 최대 애로요인으로 자리 잡아 왔지만, 이젠 심화하는 내수 위축이 현실적으로 가장 큰 고민거리로 올라선 것이다.

제조업의 내수부진 비중은 올해 첫달 20.7%에서 이달 21.8%로 커지면서 불확실한 경제상황(21.9%→20.9%)과 자리바꿈했다. 내수부진이 1년 만에 2위에서 수위로 올라섰다. 비제조업의 내수부진 호소(18.3%→19.0%) 역시 불확실한 경제상황(19.7%→17.6%)를 밀어내고 두 달 만에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공사비 급등 영향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의 한 주택재개발 현장. [사진=연합뉴스]
공사비 급등 영향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의 한 주택재개발 현장.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가들의 애로와 우려 그대로 2월 체감경기에는 내수 부진이 반영됐다. 전 산업 기업경기실시지수(BSI)는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악화했고, 비제조업 중 건설업 BSI는 1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지난 5∼14일 전국 3524개 법인기업(제조업 1815개·비제조업 1490개)을 대상으로 진행해 21일 발표한 2월 BSI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업황 BSI는 지난달보다 1포인트(p) 떨어진 68을 기록했다. 2020년 9월(64) 이후 4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지수로 비관적 응답이 낙관적 답변보다 많으면 지수는 100을 하회한다.

전 산업 BSI는 지난해 10월부터 70에서 석 달 동안 제자리걸음 한 뒤 올해 들어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연속 69를 기록한 뒤 1년 만에 두 달째 60대에 머물며 하락세다. 경기 둔화기였던 지난해 평균치(71.8)를 밑도는 수준인데, 수출 회복세에 비해 내수 위축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업황 BSI(2003~2023년 장기평균 79)는 지난달보다 1p 내린 70을 기록했다. 지난달 제조기업들이 예상한 2월 전망 BSI보다 역시 1p 떨어졌다. 지난해 8월 67까지 떨어진 뒤 오름세를 타다가 반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가 7p나 급락했는데 가전제품·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전자부품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의료·정밀기기(-13p), 석유정제·코크스(-7p) 하락도 컸다. 주력품목 반도체의 수출 회복세가 본격화하는 흐름이지만, 제조업 제품의 국내 수요가 따르지 못해 제조업 업황 BSI가 뒷걸음쳤다.

수출기업(73)으로 4개월째 이어진 수출 플러스(+) 영향으로 지난달보다 1p 올랐지만, 내수기업(68)은 내수 부진으로 3p 떨어졌다. 2월 전망 BSI와 견줘서도 수출기업은 2p 상승했지만 내수기업은 3p 하락했다. 수출 호조세에 비해 내수 위축세가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제조업 BSI 구성 지표 중 매출(80) 부문만 놓고 봐도 지난해 11월 수출과 내수판매는 나란히 76으로 같은 수준이었지만, 이달 수출(장기평균 92)은 85까지 높아진 반면 내수판매(장기평균 87)는 같은 기간 2p 오르는 데 그쳤다.

국내총생산(GDP)에서 4분의 1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이 1년간의 감소세 끝에 지난해 10월부터 수출 증가로 전환해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지만, 고물가·고금리 속에 국내 수요 위축이 길어지고 있어 주력산업의 회복은 내외수 불균형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수 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국내공급이 지난해 감소 폭이 커진 것도 이같은 내수 침체 추세를 보여준다.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국산 국내공급은 지난해 4분기 –2.2%로 내림세가 확대되면서 5개 분기 연속 감소 끝에 연간 2.1% 줄었다. 2022년(-0.7)에 이어 2년째 감소세인데, 내림 폭은 커졌다.

산업연구원의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에도 제조업 내수 부진이 반영됐다. 국내 제조업의 2월 업황 PSI는 105로 7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웃돌았는데, 수출(103)이 1년째 긍정적인 업황 판단을 보여줬지만 내수(98)는 3개월 연속 100을 밑돌며 부정적 판단 수준을 이어갔다.

올해 제조업,비제조업 경영애로사항 비중 변화 [자료=한국은행 제공]
올해 제조업,비제조업 경영애로사항 비중 변화 [자료=한국은행 제공]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건설업 체감경기가 내수 위축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비제조업 업황 BSI(장기평균 75)는 67로 지난달과 같았지만, 전망 BSI보다는 1p 떨어졌다. 업종별로 특히 대표적인 내수 지표의 하나로 GDP 내 1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업 BSI가 51로 7p나 급락하면서 부진했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낮은 건설업 체감경기다. 2022년 11월과 2023년 1월 49씩 기록한 이후 1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악화한 것이다.

지난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50대에 머문 뒤 반등해 6월 69까지 찍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시 5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치 63.1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주택시장 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사태로 인해 자금조달 금리가 높아지고 원자재가·인건비도 지속해서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3월 전 산업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전월 대비 3p 오른 72로 집계됐다. 제조업(75)에서 4p, 비제조업(70)에서 2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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