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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이 선도하는 경기회복의 길, 투자·소비 개선은 부문별 '온도차'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3.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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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고 항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2월 동행·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모처럼 동반 상승했다. 수출 플러스로 돌아선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월간 국내총생산(GDP) 지표’ 격인 산업활동에서 생산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투자도 9년 3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보이면서다. 지난해 경기 둔화기 진입 이후 두 번째 동반 플러스로 경기순환 사이클 상승 경로를 다지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다만 소비는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하면서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반도체 주도의 수출 호조세 속에 제조업 생산이 경기 회복의 길을 선도하는 가운데 내수 부문에서 설비투자도 속도를 내 뒤따르기 시작했지만, 건설투자와 재화소비는 여전히 뒤처져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얼어붙은 내수 부문에서 일부 온기가 돌고 있지만, 회복 온도차는 작지 않다.

지난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2년 만에 최대 폭인 4.8% 감소하면서 재화소비 부진이 이어졌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먹거리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2년 만에 최대 폭인 4.8% 감소하면서 재화소비 부진이 이어졌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먹거리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5.3(2020년 100 기준)으로 전월보다 1.3%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반등(0.3%) 이후 12월(0.4%), 올해 1월(0.4%)에 이어 넉 달째 증가세다. 2022년 1월 이후 25개월 만의 4개월 연속 플러스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3.1% 늘어 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고, 증가 폭도 지난해 8월(5.4%)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 생산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3.4%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 1월 일시 감소(-8.2%)했던 반도체 생산이 4.8% 증가로 반등하면서 제조업 생산 지표가 개선됐다. 제조업 출하는 반도체(7.9%)를 중심으로 2.6% 늘었고,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0.1%로 1.4%포인트(p) 떨어졌다. 제조업 평균가동률(74.6%)은 2.5%p 개선돼 2022년 7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 부문에서는 설비·건설투자와 서비스·재화소비의 온도차가 크다.

지난달까지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간 반도체 수출 호조는 설비투자 반등까지 뒷받침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23.8%)·기계류(6.0%)에서 투자가 늘어 전월 대비 10.3% 급증했다. 2014년 11월(12.7%)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지난 1월 5.9% 감소의 기저효과도 있지만 반도체 등 제조업 회복세가 본격적인 경기 상승기에 대비한 투자심리를 자극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설비투자는 물동량 증가와 반도체 수요 증가로 운송장비와 기계류 투자가 늘어 다소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건설투자 지표인 건설기성(불변)은 건설(-1.8%)과 토목(-2.2%)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면서 1.9% 감소했다. 지난 1월 일시 급등(13.8%) 이후 반락이다. 향후 건설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도 24.1%(전년 동월 대비 기준) 급감했다.

최근 등락을 거듭하는 소비지표도 갈렸다. 서비스소비와 연계된 서비스업 생산은 0.7% 늘었다. 지난해 11월 보합(0.0%) 이후 12월 증가(1.4%), 1월 감소(-0.2%)에 이어 재반등이다.

재화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8%) 중심으로 3.1%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 감소(-0.1%) 이후 12월(0.5%), 1월(1.0%) 증가세를 보이다가 다시 큰 폭 감소로 돌아섰다. 지난해 7월(-3.1%)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내림 폭이다.

특히 단기간 쓰는 소모품인 비내구재의 감소 폭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인 2022년 2월(-6.0%) 이후 2년 만에 가장 컸다. 그만큼 일상생활에 밀접한 품목에도 지갑을 닫는 소비 위축이 여전한 것으로 읽힌다.

기획재정부는 “전 산업 생산이 견조한 증가 흐름을 보이며 연초 양호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생산·수출 중심 경기회복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내수로 온기가 점차 확산되는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월 소매판매의 경우 2개월 연속 상승 후 조정효과와 설 연휴 소비감소 경향, 전기차보조금 미지급 등으로 일시 주춤한 모습”이라고 짚었다.

산업활동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산업활동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산업활동 부문간 온도차와 내외수 속도차는 있지만 경기 개선 경로는 다져지는 흐름이다. 두 경기순환지표가 동반 플러스로 개선되면서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전월보다 0.2p 상승, 1월(0.1%)에 이어 두 달째 플러스 기조를 다졌다. 소매판매액지수가 감소했지만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지수가 증가하면서 동행지수가 개선됐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4로 전월보다 0.1p 올랐다. 건설수주액이 줄었지만 재고순환지표가 개선되면서 선행지수가 증가, 4개월 만의 순환변동치 플서스 전환으로 이어졌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경기 상승의 기준선인 100을 4개월째 상회하는 가운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 돌파를 눈앞에 뒀다.

2022년 1월 동반 상승 이후 두 지표가 나란히 오른 때는 전체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한 지난해 10월(동행 0.2p 증가, 선행 0.3% 증가)이었다. 지난해 경기 하강이 본격화한 이후로는 이번이 두 번째다. 이처럼 경기순환 지표에서 경기 상승 국면 전환을 다지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내수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개선 속도가 붙어야 균형 잡힌 경제 활력 회복도 재촉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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