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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지표 '반짝' 개선에도 불안한 건설투자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3.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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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올해 첫달 산업생산과 소비가 동반 증가했다. 소비 외 내수 지표 중에서 설비투자는 감소 전환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건설투자의 두 부문은 온도차가 컸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12년 1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를 보인 반면 건설수주는 13년 3개월 만의 최대 폭 감소로 명암이 엇갈렸다. 

소비 개선세가 뚜렷하지 못한 데다 투자도 일시적으로 또 일부에 제한됐다는 점에서 수출 우상향 기조에 상응하는 내수 회복을 추세적으로 가늠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도 “일시적 요인의 영향을 감안해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경계심을 유지하는 이유다.

수도권 한 주택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한 주택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 100 기준)로 전월 대비 0.4% 늘었다. 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0.3% 반등 이후 12월(0.4%)에 이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3개월 연속 증가는 2021년 6월∼2022년 1월 이후 24개월 만이다.

제조업(-1.4%)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1.3%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가 8.6% 줄었는데, 지난해 11월(9.8%)과 12월(3.6%)에 큰 폭으로 늘어난 기저효과와 더불어 반도체 생산·출하가 분기 말 집중되고 분기 초에는 감소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28개 제조업종 20개 업종에서 생산이 증가하는 등 다수 제조업종의 생산이 늘어나 주력품목인 반도체의 감소분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회복 기조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내수 지표는 소비와 투자에서 명암이 엇갈리면서 더딘 회복세를 반영했다.

생산 측면에서 소비 상황을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도소매업(-1.0%)에서 줄었지만 정보통신(4.9%), 부동산(2.6%) 등에서 늘며 1.0% 증가했다. 지난해 11월(0.0%) 제자리걸음 이후 12월(1.1%) 증가했다가 오름 폭이 축소됐다.

재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면세점 화장품, 설 성수품 등 비내구재(2.3%)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가중치 개편 등으로 지난해 12월 0.8% 감소에서 0.6% 증가로 바뀌면서 두 달째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전월에 비해 승용차 등 내구재(-0.7%→-1.0%), 의복 등 준내구재(2.2%→-1.4%) 판매는 위축됐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6% 감소했다. 보잉사 '동체 구멍 사고' 등으로 항공기 도입이 지연된 영향으로 운송장비(-12.4%) 등에서 투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전월 증가(2.3%) 전환 한 달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감소 폭은 지난해 7월(-8.6%) 이후 반년 만에 최대치다.

무엇보다 건설투자는 올해 첫달 경기 판단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

건설경기의 동행지표인 건설기성(불변)은 건축(12.3%)과 토목(12.8%)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전월 대비 12.4% 증가했다. 2011년 12월(14.2%) 이후 12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 폭이다. 건축에서는 대단지 아파트 준공 전 마무리공사 실적반영 등으로 주거・비주거 모두 늘며 개선됐고, 토목 부문은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을 중심으로 플랜트 공사 집행 확대 영향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지난해 12월 감소(-2.2%) 전환 이후 한 달 새 다시 증가(17.5%) 곡선을 그렸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월보다 0.1포인트(p) 상승해 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동행종합지수를 구성하는 7개 지수 가운데 건설기성액이 전월 대비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의 고리를 끊고 올해 첫달 가장 큰 폭(2.2%)으로 증가하면서 지표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반면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동월 대비 53.6% 줄어 2010년 10월(-58.9%)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43.0% 증가 이후 반락이다. 주택 등 건축(-47.7%)과 기계설치 등 토목(-60.0%)에서 모두 줄어들었다. 발주자별로는 공공에서 29.7% 증가한 반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은 62.4% 급감했다. 민간의 수주 감소 폭은 2012년 12월(-64.8%) 이후 최대치다. 최근 1년간 추이로도 지난해 10월(55.0%)만 빼곤 달마다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전월과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4개월 연속 증가세 뒤 제자리걸음이다. 선행종합지수를 구성하는 7개 지수 중에서 1% 이상 감소한 지표는 건설수주가 유일하며, 그 감소 폭은 13.2%에 달했다. 4개월 연속 오름세 끝에 감소 전환인데, 그만큼 건설수주 급감이 점차 개선되던 전체 경기 회복 전망 경로를 다시 흔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기성과 건설수주 증감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건설기성과 건설수주 증감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건설기성·수주가 지금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건설기성이 1월에는 아파트, 공장, 플랜트 모두 실적이 증가해서 다소 높게 증가했는데, 이후에 어떠한 식으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소비와 건설지표 개선은 긍정적이나 1월 일시적 요인 영향 등을 감안 시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측면에서 소비·투자는 소비심리 개선, 해외발 입국객 증가세와 더불어 10대 제조업이 설비투자를 10% 확대하겠다는 계획 등은 향후 경기의 상방요인으로 꼽힌디. 기재부는 “가계부채・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와 건설수주 부진 및 주요 사업장 공사 지연 등은 하방요인”이라고 짚었다.

내수 지표 반짝 개선에도 건설투자 전망은 불안한 상황이다. 국내총생산(GDP)의 15% 이상을 담당하며 내수의 한 축을 이루는 건설투자 침체가 깊어질 경우 그만큼 경기 회복 속도는 지체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수정경제전망에서 GDP 구성 지표 중에서 유일하게 건설투자만 올해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실질 GDP 증가율과 같은 1.4% 성장했는데, 올해 경제성장률이 2.1%로 전망되는 것과 달리 2.6%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될 만큼 건설경기 부진은 심각한 실정이다.

건설투자는 통상 수주 1~2년 뒤 건설기성으로 나타난다. 부동산 시장 냉각기에 급감했던 수주 영향에 향후 전망이 어두운 수주 부진까지 더해져 건설기성·수주가 동반 감소하는 시기가 도래한다면 건설투자는 내수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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