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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호조 속 내수 온도차....건설업이 하방요인, 왜?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3.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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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취업자 수가 올해 들어 두 달째 30만명대로 증가했다. 내외수 불균형으로 경제 회복의 속도가 더딘 만큼 고용시장에서도 산업별 온도차가 두드러진다.

5개월째 수출 플러스에 힘입어 제조업 고용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내수 부문에서 숙박·음식점업과 부동산업의 취업자 감소세가 지속되면서다. 내수의 한 축을 이루는 건설 부문에서도 수주 부진에 따른 고용 둔화 가능성이 하방요인으로 지적된다.

정부가 고용 호조세에도 건설수주 부진에 따른 건설고용 둔화 가능성을 하방요인으로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정부가 고용 호조세에도 건설수주 부진에 따른 건설고용 둔화 가능성을 하방요인으로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04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만9000명(1.2%) 늘어났다. 2021년 3월 이후 36개월 연속 증가세다. 오름 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 달마다 20만명대, 30만명대를 오르내리다가 올해 1월 38만명 늘어난 뒤 지난달 32만명대로 둔화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1.6%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p) 상승, 1982년 7월 월간 통계작성 이후 2월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0.7%p 오른 68.7%으로 역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2월 기준 최고치를 나타냈다. 실업자 수는 9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5000명 늘어 4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실업률은 3.2%로 0.1%p 올랐다.

고용이 대표적인 경기 후행지표인 만큼 최근의 산업별 경기 흐름을 반영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 하강기를 맞았던 지난해 수출 부진 속에 제조업 고용이 얼어붙었지만, 지난해 10월 수출이 증가 전환하면서 제조업 일자리 회복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3만8000명이 늘어 2022년 12월(8만8000명)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으면서 월평균 4만7000만명이 줄어들었다가 12월 1만명 증가로 반등했다. 올해 들어 1월 2만명 증가에 이어 지난달 오름 폭이 커졌다. 3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 속에 증가 폭이 거의 ‘더블링’을 보이는 게 제조업·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내수 침체로 고용 부진이 이어지는 산업도 서비스업 부문에서 늘어나고 있다. 전체 서비스업은 지난달 27만9000명 증가, 36개월 연속 20만명 이상의 취업자 수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 폭은 둔화하는 추세다. 오름 폭은 지난해 1분기 46만9000명에서 4분기에는 28만5000명까지 축소됐고, 올해는 1월 28만6000명에서 지난달 더 줄었다.

서비스업 가운데 숙박·음식점업은 지난달 2000명 줄어 1월(-8000명)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10월부터 11개월 연속 10만명 이상 증가 폭(월평균 16만6000명)이 커지는 등 지난해 12월까지 20개월 동안 지속됐던 증가세가 특히 고물가 영향을 많이 받은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내수 위축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감소세로 돌아선 양상이다.

그동안 10만명 이상의 증가 폭으로 서비스업의 취업자 증가세를 주도해 왔던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지난달 7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1년 1월(-7만4000명) 이후 37개월 만에 최소 증가 폭이다. 도소매업의 경우 두 달 연속 증가하다가 지난해 12월, 올해 1월 연속 보합(0)에 머문 뒤 지난달 반등했지만, 2000명 증가에 머물렀다.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동산업은 지난달 2만1000명 뒷걸음치며 10개월째 감소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감소기에 월평균 1만8000명 줄어들었던 수준보다 내림 폭이 커졌다.

서비스업의 하나인 부동산업과 달리 경기 흐름에 따라 일자리 파급력이 큰 건설업은 반년째 고용 호조세를 이어갔지만, 향후 고용 호조세 유지의 변수로 꼽힌다.

건설업은 지난달 3만6000명이 늘었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 종합건설업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지만 설비 중심으로 수요가 유지되면서 6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증가 폭은 9개월 연속 감소 터널에서 벗어나 플러스 전환했던 지난해 9월 수준(3만6000명)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12월, 올해 1월 유지됐던 7만명대 증가 폭도 절반 수준으로 꺾였다.

이미 수주한 공사의 시공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이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건설업 취업자 수는 플러스 기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다른 고용지표인 고용보험 가입자 수에서 건설업 일자리 부진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전날 내놓은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건설업의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000명이 감소,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내림세가 7개월 연속 이어졌다.

지난 1월 건설기성은 전년 동월 대비 17.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건설수주는 53.6%나 급감했다. 건설기성이 일시적으로 반짝 증가했음에도 건설투자의 추세적인 둔화는 계속되고, 그만큼 건설 고용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맞닿는 지점이다.

산업별 취업자 수 증감 추이 [자료=한국개발연구원 제공]
산업별 취업자 수 증감 추이 [자료=한국개발연구원 제공]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3월 경제동향’을 통해 4개월째 ‘내수 둔화’를 진단하면서 특히 건설수주 부진에 주목했다. KDI는 "건설기성은 공사종료를 앞둔 현장을 중심으로 (1월)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향후 건설기성의 증가세는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건설기성의 급증이 일시적 요인에 주로 기인했으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했음을 고려하면 둔화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건설수주의 50%대 급감은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금융사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관리도 강화되면서 민간부문(-62.4%)을 중심으로 한 부진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건설수주가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누적된 수주 물량의 감소는 향후 건설투자의 부진 가능성을 키우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2월 고용동향 분석’을 통해 "수출개선 등 경기회복으로 양호한 고용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건설수주 부진에 따른 건설고용 둔화 가능성은 하방요인"이라고 지적한 이유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30만명대의 취업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3월이라서 봄인 게 아니라 따뜻해져야 봄인 것처럼 지표상 회복 흐름과 달리 체감경기는 여전히 온기 확산이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투자는 지난해 말부터 수주 부진의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수출과 내수가 균형 잡힌 회복으로 갈 수 있도록 민생 회복과 경제역동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역투자 활성화와 공공부문 선도 등을 통해 건설투자를 보강하기 위한 방안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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