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봇영재가 자살해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그동안 그는 화제의 인물이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각종 국내외 로봇경진대회에서 60차례 이상의 상을 수상했으며 중학생 시절에는 고교생들을 제치고 로봇올림피아드 국가대표로 선발돼 세계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그는 그야말로 로봇영재였다. 그리고 전문계고 출신인 그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입학, 큰 관심을 모았다.
한데 나름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지닌 로봇영재가 갑자기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지난해 2학기에 일부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는 등 성적 문제로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학 뒤 만나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으나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결국 학업스트레스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선 미리 선행학습을 실시하는 과학고 출신 학생들과 달리 영어로 실시되는 수업을 힘겨워했고, 수학에서도 많이 뒤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잠재력 있는 영재를 뽑아놓고도 제대로 맞춤식 관리를 하지 못해 자살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의 대표적 대입 정책인 입학사정관제는 소질과 잠재력을 보고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그러나 선발 후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잠재력만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한 없이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는 지난해 입학사정관제로 선발된 학생 몇 명이 교과 과정을 따라가지 못해 중퇴하거나 다른 학교로 편입한 사례가 있으며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한 전문계고 출신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어쩌면 로봇영재의 죽음은 대한민국 교육 현실의 우울한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잠재력 있는 영재를 더욱 전문화 특성화하는 교육보다는 속성 과정의 획일화된 교육으로 도리어 가능성을 짓밟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다. 아울러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등만을 최고로 여기는 성적 지상주의로 인해 스스로 힘든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인성과 정신 교육은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또 이런 학생들에게 교수와 전문가들이 미리미리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도 취약한 게 사실이다.
로봇영재의 자살, 이제는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도록 카이스트는 물론 우리 교육계가 뼈를 깎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다운뉴스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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