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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열의 리셋] 당신 팀장은 몇 점? 팀장 자질과 역량에 대하여(上)

  • Editor. 최문열
  • 입력 2022.06.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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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팀장 혹은 팀원 때문에 힘들어 하는 민지(MZ)들이 많다. 퇴사 또는 이직까지 고민할 정도란다. 위에서 까라면 까고, 구성원이 좋든 싫든 내색하지 않고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광경이다. 팀장과 팀원에 대한 불평불만은 대동소이하다.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오랜 세월 조직생활을 한 50, 60대 꼰대들이 겪은 팀장과 팀원에 대한 이야기를 그러모아 두 차례에 걸쳐 해볼까 한다. 교과서 이론보다는 현실 이야기에 가깝다. 직장에서 ‘관계 스트레스’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작으나마 도움 되고자하는 마음이다.


“팀장 없어도 팀만 잘 굴러가던데….”

며칠 휴가 갔다 온 팀장에게 짓궂은 동료들은 이런 농담을 한다. 팀장이 없으면 팀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평소 걱정은 한낱 기우에 불과하다는 빈정거림처럼 들린다.

이럴 때면 초보 팀장들은 순간 헷갈린다. 팀장 부재 시, 팀이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면 자신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팀장인가 등등.

그래서 초보 팀장이 쉽게 빠지는 함정 3가지를 추려봤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각양각색의 팀과 팀장, 과연 어떤 팀의 팀장이 좋은 것인지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다.

사진은 2011~2016년 방영된 무한도전의 콩트 시리즈 무한상사 장면. 무한도전 멤버들이 일반 회사 직장인의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큰 인기를 모았다. [사진 = MBC 무한도전]
사진은 2011~2016년 방영된 무한도전의 콩트 시리즈 무한상사 장면. 무한도전 멤버들이 일반 회사 직장인의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큰 인기를 모았다. [사진 = MBC 무한도전]

■ 팀장 없으면 안 돌아가는 팀 vs 팀장 없어도 잘 돌아가는 팀

연차로 며칠 쉴라치면 팀장에게 전화가 쏟아진다. 팀원을 비롯해 상사도 돌발 상황 때문에 팀장을 찾는다. 팀 업무도 원활치 않고 덜그럭거린다. 팀장은 내심 “나 없으면 이 회사 돌아가겠어?!”하는 자기 존재감 확인에 만족해하며 팔을 걷어붙인다.

이와는 사뭇 다른 팀도 있다. 팀장 유무와 상관없이 평소처럼 잘 굴러간다. 외부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본다면 ‘팀장 왜 필요하냐’고 의문이 들 정도다.

팀장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팀과 조직력 팀의 차이다. 전자는 원맨쇼를 즐기는 팀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팀이고 후자는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팀이다. 후자의 팀장은 평소 구성원에게 기본 업무 매뉴얼을 교육시키고 업무 분장을 명확히 함에 따라 구성원 개개인이 그 기준에 따라 일하게 하면서 굳이 팀장이 없더라도 차질을 빚지 않는 팀일 수 있다.

개인기에 의존하는 팀장과 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팀장, 제대로 된 회사라면 어떤 유형의 팀장을 유능하다고 여기며 더 큰 기회를 주고자 할까.

■ 팀원 일부만 일하는 팀 vs 팀원 전체가 일하는 팀

초보 팀장이 빠지는 함정은 또 있다. 팀장과 팀원 소수가 일을 도맡아 하는 경우다. 능력과 열의가 다소 떨어지는 팀원에게 시키자니 여러 면에서 서툴고 마뜩찮아 팀장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을 택한다. 또 자기 입맛에 맞는 일부 팀원만 데리고 일한다. ‘팀장 없어도 잘 돌아가는 팀’의 경우라도 소수 핵심인력 중심으로 돌아가면 당장은 문제 될 게 없다.

이 경우 팀장 오른팔과 왼팔이 생기고 내편과 네 편으로 갈라지며 분열이 싹튼다. 소외된 이들은 불만이 쌓이고 오른팔 왼팔도 업무 과부하로 툴툴대며 입을 비죽 내민다.

어느 팀이든 팀원 전체의 역량과 열정이 상향평준화될 순 없다. 미꾸라지 한두 마리는 끼어있기 마련이다. 다수 팀장이 선택하는 가장 쉬운 길은 마음 맞는 팀원만 같이 가는 식이다.

개중에는 다른 선택지를 택하는 팀장도 있다. 영 아니다 싶으면 배제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으면 힘들더라도 함께 가는 길을 택하는 팀장이다.

팀원 능력에 따라 비중과 역할을 나누고, 진솔한 대화와 소통으로 장벽을 허물며, 눈높이에 맞춘 목표 제시와 함께 적절한 격려와 피드백으로 의욕을 북돋는다. 그 과정이 멀고 험하더라도 더불어 다 함께 일하는 시스템이 가동하면 어느 순간 ‘원 팀’의 시너지가 분출한다.

소수만 일하게 하는 팀장과 전체 구성원이 다함께 일하게 하는 팀장, 장기적으로 누가 더 큰 시너지를 낼 지는 불문가지의 일이 아닐 수 없다.

■ 딱 주어진 일만 하는 팀 vs 그 밖의 일을 해보고자 하는 팀

마지막 관문이다. 팀 구성원이 일을 알아서 찾아 하는 팀이다. 다양한 시도와 도전, 그리고 열정이 넘치는 팀이다. 모든 팀장이 진심으로 바라는 이상적인 팀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리 흔치 않다. 주변의 많은 팀이 숙제처럼 주어진 일만 겨우 한다. 그 이상을 원했다간 원성이 빗발친다. 아이디어 회의 때는 늘 묵언수행 하듯 침묵만 흐른다. 앞에 기술한 두 팀의 경우도 매한가지다. 구성원 모두 팀장 카리스마 또는 다면 평가 및 개인의 성취욕구 등에 눌려 마지못해 한다면 결코 도달할 수 없다.

팀장은 적극적인 팀을 만들기 위해 우수한 멤버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거니와 그것 못지않게 구성원에게 현실적인 방향 제시를 해줘야 한다. 또 자율과 함께 상당한 권한도 위임해줄 필요가 있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성과물을 내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한동안 참고 기다려 줘야 할 수도 있다. 아울러 팀이 적극적인 팀원 중심으로 움직이도록 지원 사격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들을 진심으로 격려하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며 그들의 뜻과 의지대로 조직이 굴러가도록 권위를 인정해 가다보면 하나둘씩 따라오기 마련이다.

어느 유형의 팀장이 지휘봉을 잡느냐에 따라 팀 성패와 팀원의 행과 불행이 교차한다. 특히 팀장으로서 기본 자질은 물론 그릇 자체가 안 되는 팀장의 경우 모두를 질식하게 한다.

남의 말을 듣지 않는 독불장군형, 내편과 네 편을 교묘히 가르며 입만 열면 ‘뒷담화’와 외부 탓만 하는 이간질형, 위와 아래 눈치 보며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형 팀장은 팀원을 아프고 슬프게 한다. 능력과 노하우 없이 나이와 직책, 그리고 알량한 경험치 등으로만 권위를 앞세우는 팀장, 지시는 불분명하고 온종일 잔소리 또는 윽박지르기가 특기인 팀장, 방향은 못 잡은 채 실험만 죽도록 하자며 등 떠미는 팀장, 팀원이 잠시 놀거나 쉬는 꼴을 절대 못 보고 ‘언제나 일’로 내모는 팀장,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맺고 끊는 것이 없는 팀장, 서로 협력이 안 되는, 온기 1도 없는 팀을 꾸리는 팀장도 미덥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주변의 몇몇 민지(MZ)에게 물었다. 어떤 팀장과 일하고 싶은지. 그 대답을 정리하면 이렇다.

01. 업무 능력이 출중해 배울 점이 많은 팀장.

02. 소통 공감 능력과 포용력을 지닌 팀장.

03. 팀원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팀장.

여러분은 현재 어떤 팀장과 일하고 있는가, 향후 어떤 팀장이 되고자 하는가.

발행인


■ 글쓴이는? - 일 잘 하는 팀과 분위기 좋은 팀, 어떤 팀이 좋은 팀인지 질문 받은 적이 있다. 나의 대답은 당연히 분위기 좋은 팀이다. 왜냐하면 일은 잘하는 팀인데 분위기가 별로인 팀을 이따금 목도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분위기 좋은 팀의 경우 일도 잘 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도 하다. 많은 팀장이 일 잘하는 팀을 만들려다 분위기 망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초보 팀장에게 진심으로 조언한다. “머리 복잡할 것 하나 없다. 분위기 좋은 팀을 만드는데 힘을 다하라. 구성원이 흥이 나 알아서 춤추도록.”

■ 후기 -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 본 이라면 여러 유형의 팀장들과 조우한다. 팀원 시절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은 멤버가 팀장, 리더로 성공하는 때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비일비재하다. 또 팀원 시절 유능하지 않았지만 팀장이 돼 역량을 드러내며 승승장구하는 이도 심심찮게 본다. 그것은 개인 업무 능력과 다수와 함께 일하는 리더 능력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내가 듣는 내 목소리와 남이 듣는 내 목소리가 다르듯,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내가 전혀 다를 수 있기에 객관적인 평가를 경청하며 꾸준히 자기 혁신한 덕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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